3막인생- 제주생활(5)
2021.4 ~
차귀도를 다녀오다
2021.4.24
바울리나와 함께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차귀도를 다녀왔습니다.
성김대건 신부 200주년 희년을 맞아 희년이 끝나는 11월까지
매월 두차례씩 제주표착 재현미사를 행하고 있기때문입니다.
행사는 한 마디로 1일 피정과 같았습니다.
- '떠남'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
어린 나이에 신학생 후보로 선발되어 부르심에 기꺼이 응답하고
편안했던 평범한 일상과 가족들, 조국을 뒤로하고 낯선 땅 마카오로 떠납니다.
또한 아브라함처럼 믿음으로 순명하며
선교사들의 조선 입국을 위한 해로 개척을 위해 바다로 떠납니다.
차귀도를 향해 가는 배 위에서
김대건 신부님과 동료 사제들,
그리고 동행했던 신자들을 떠올려 봅니다.
그들의 두려움과 설렘, 불안과 공포,
그럼에도 주님을 향한 믿음과 내적 평화 등
당시의 감정들을 느껴봅니다.
내 인생에서 폭풍과 위기도 있었지만,
하느님의 은총과 섭리로 인해
좋은 결과를 체험했던 순간을 기억해 봅니다.
내가 이사와 살고있는 용수리 앞바다와 마을을 바라보며...
그리고 내 마음과 정신과 몸과 영을 다하여
가장 진실되고 정성스럽게
주님 십자가에 경배드리며 잠시 머물러 봅니다.
중국 땅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고국 땅에서의 첫 미사는
중죄인을 유배보내는 버림받은 땅,
제주의 갯바위 위에서입니다.
공교롭게도 제주에 표착한 바로 그날은 '주일'이었습니다.
조선의 첫 사제요, 새 사제로서
고국에서의 첫 주일을 맞으며 봉헌하는 첫 미사는
'감사'이고 '봉헌'일 것입니다.
김대건 순례 여정을 마치면서, 나의
1) 신앙생활에 관한 다짐
2) 이웃 사랑을 향한 다짐을
김대건 신부님 엽서에 적어봅니다.
또한 하느님에 대한 깊은 신뢰심으로 모든 것을 하신
김대건 신부님을 생각하며
내가 하는 일의 중심에는 누가 있는지?
나는 어떤 일을 하면서 행복을 느끼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비양도 여행
아내의 생일(5.3)을 맞아
둘이서 조촐하게 행사를 했습니다.
새벽미사에 육지에 있는 딸이 미사예물을 봉헌했습니다.
딸과 사위는 매년 왔었는데,
금년엔 코로나 19 문제도 있고,
만삭인 상태로 오지 못했습니다.
신부님께서 미사 후 강복주시기 전,
미사 참례하신 교우분들과 함께
생일축하 인사를 받은 아내는 무척 행복한 모습이었습니다.
미역국을 먹고
날씨가 화창해
아직 가보지 못한 비양도를 가기로 했습니다.
우도, 마라도, 가파도, 추자도, 차귀도는 갔다 왔지만
아직 비양도는 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11시 20분 배를 타고, 13시 35분 배로 돌아왔습니다.
용암굴뚝구조(애기업은 돌)
애기업은 돌은 마치 굴뚝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용암이 흐르는 동안 바닥에 물을 만나 소규모 폭발이 발생하여
용암이 뿜어져 나가 만들어진 것으로
용암굴뚝(호니토 honito)이라 부릅니다.
일제시대에 일본에서 주변 돌을 많이 가져갔는데
애기업은 돌은 크고 무거워서
무사히 비양도에 남아있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애기업은 돌은 기가 세서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을 때
이곳에서 기도를 하면 잘 해결된다는 설이 있습니다.
애기업은 돌에 기도를 드리기 위해
일부러 먼 곳에서 찾아오는 분들도 종종 계십니다.
저희는 이 돌을 보고
곰이 앞발을 들고 서있는 모습으로 보았습니다.
하느님의 작품은 보는 이의 마음에 따라 보이는 것 같습니다.
애기업은 돌은 나중에 리플렛을 보고 알았습니다.
비양도 등대(분화구)
비양도와 재주도 서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2번째 봉우리에는 비양도에만 자생하는 비양나무가 있습니다.
비양나무는 습하고 그늘진 곳을 좋아하고
사람손이 닿으면 시들해져서 죽어버리는 예민한 나무로
비양도 주민들의 성격과 닮았다고도 합니다.
한림에 도착하니 오후 2시가 다 되어 점심을 먹자고 하자
아내는 한림 칼국수를 먹자고 했습니다.
생일 날 좋은 것 먹자고 하니
국수종류도 생일에 맞는 음식이라고 해 칼국수집으로 갔습니다.
워낙 유명한 집이라 2시 10분으로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번호표를 받고 50분 기다린 끝에
보말 칼국수를 먹었습니다.(1인 분 8,000원)
딸이 보내준 케익 선물을 모슬포에서 찾고
회를 떠가지고 집에 와서
조촐하나마 생일 기념을 치렀습니다.
본당 성모의 밤(2021.5.27)
성모성월 거의 끝자락인 오늘
저의 본당 성모의 밤 행사를 했습니다.
단체별 꽃 봉헌은 하지않고 봉헌할 금액을 미리 받아서
그 돈으로 화분을 구입하였습니다.
봉헌한 단체및 개인별 팻말 꽂아서 시작전 미리 준비했습니다.
최고 지도자 과정 졸업 꽃꽂이 전시회를 마치고
2021.6.19
2010년 전례 꽃꽂이 봉사를 하기로 결심하고,
여주에서 서울 강남 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으로
전례꽃꽂이를 배우러 매주 다니던 때가 엇그제 같은데
벌써 10년이 넘었네요.
그때는 매일 미사를 드리던 수녀원 성당 꽃꽂이 봉사를 했지요.
2010년에 이미 제주에,
그것도 김대건 신부님 표착지인 용수리에 살고 싶어서
마음은 이미 제주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김대건 신부님 상본을 기도상에 항상 놓고 기도하기도 했고,
일반과정 졸업 꽃꽂이 주제도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였습니다.
2015년 제주로 이사를 와서는
서강대로 전례꽃꽂이를 배우러 매주 다닌지 4년,
드디어 코로나 19로 중단되었던 수업이 재개되어
최고 지도자 과정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주님께 받은 은혜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열심히 제대 꽃꽂이 봉사를 하고자 합니다.
손녀 요안나 백일
2021.8.23
간절히 기다리던 손녀가 태어난지 벌써 백일이 되었습니다.
그 동안 많이 보고싶었지만
코로나 19등 여건이 좋지않아 영상통화를 하면서
크는 모습을 보았지만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직접 손녀의 숨결을 느끼고 안아주고 말을 건네며
살아있는 아기 특유의 체취를 맡고 싶었습니다.
다친 허리가 아직 완쾌되지는 않았지만
조금 무리를 해서 갔다 왔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시댁에서는 참석치 못했고
친척들도 부르지 않았습니다.
서울 근교에 사는 가까운 사촌들은
시간과 날짜를 달리해 축하하러 온다고 합니다.
아기의 선물로 저는 약간의 현금을 했고
아내는 백일 반지와 내가 퇴직할 때 받았던
행운의 열쇠를 주었습니다.
딸과 사위가 그것은 안된다고 극구 만류했지만
주고싶은 아내의 마음을 말릴 수 없었고
내가 거들어 결국은 전달했습니다.
손녀에게 가끔씩 주는 현금으로는
손녀 명의로 주식을 사 모으고 있습니다.
20년 후를 바라보면서~~
아마도 그 때 쯤엔 목돈이 되겠지요.
제주교구 평신도 대회(10.9)
억새 나들이
2021. 10.28
병원에 정기진료 겸 딸의 출산 후 육아를 도와주고
어제 돌아온 아내와 억새꽃을 보기위해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어제 다듬어 놓은 고들빼기와 알타리를 소금물에 절여놓고
억새꽃 여행을 다녀와서 담그기로 하고
먼저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유채꽃 프라자로 향했습니다.
집에서 1시간 30분 정도 걸리기에
오래간 만에 아내와 차 안에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도착해서 사진 몇 장 찍고 카페에서
따뜻한 대추차 한 잔씩 하고 꿀 한 병도 샀습니다
유채꽃 프라자에서 20여분 떨어진 따라비 오름으로 향했습니다.
도착해 보니 바로 입구 근처의 넓은 억새밭을
목축을 위해 모두 베어버려(사유지) 아름다운 광경을 잃어 실망했습니다.
그래서 정상까지 올라가 보기로 했지요.
자신없어하는 아내는 둘레길을 걷기로 하고
나는 부지런히 체력테스트도 할 겸 오름을 올랐습니다.
오름 정상에는 억새꽃이 그다지 많지 않았지만
그래도 억새꽃을 찾아 몇 장 사진을 찍었습니다.
평일인 관계로 관광객도 많지 않아서 좋았습니다.
특히 날씨가 너무 좋아 시야도 멀리까지 보이고
전형적인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흔들리는 억새꽃이 더욱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해 내었습니다.
그리고 오름의 여왕답게 정상에서 본 오름의 모습은 멋졌습니다.
그런데 다랑쉬 오름이 오름의 여왕이라는 말이 많은데
따라비도 여왕이라니 좀 의아해했지만
제주도에는 오름의 여왕이 여러개 있는 모양이지요.
하기야 368개의 오름이 있으니까요.
이제는 제일 기대가되는 아끈다랑쉬오름으로 향했습니다.
12시를 넘긴 시각이였지만 점심을 뒤로 하고
도착해서 바로 오름으로 향했습니다.
평일(목)인데도 주차장에 차가 가득찼습니다.
다랑쉬오름과 아끈다랑쉬오름이 마주보고 있는데
우리는 아끈다랑쉬오름으로 직행했습니다.
오름이 낮기때문에 아내와 함께 올랐습니다.
예상대로 멋진 광경을 맞이할 수 있었는데
한 커플은 드론으로 멋진 장면을 연출하는 장면도 목격했고
결혼예복을 입고 온 커플도 눈에 띄었습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2시가 조금 넘었습니다.
김치도 담궈야 하니 이제 집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적당한 곳에서 점심을 먹자고 했더니
회를 좋아하는 아내는
모슬포에 들러 회를 떠 가지고 집에 가서 먹자고 했습니다.
회를 떠서 집에 도착하니 5시가 넘은 시각으로
점심을 굶은 격이 되었지만
여유있게 맥주를 곁들여 회를 안주삼아 아쉽지만
금년 억새꽃 여행의 유종의 미를 장식했습니다.
위령의 날 미사
11.2
올레 13코스(12.1)
김대건길
12.4
정난주길
12.6
신축화해길
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