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감당하기 힘든 짐을 입에 한가득 물려주고 옮기라 하면 목숨이 으스러질 것 같아 다 놓아 버리고 그 자리에 쓰러지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나를 초인의 무기로 바라보지만 나에게도 힘의 한계는 있습니다. 목이 마디 마디 꺾이고 허리가 바람맞은 나무로 휘청거릴 때 황토빛 절규로 붙들어주는 나의 외발 그것이 살아가는 나의 힘 전부입니다. 내게도 피와 눈물이 흐릅니다. 외로움도 있습니다. 그래도 참아야 하고 나로 인해 웅장한 건물이 완공될 때면 푸른 환희에 모든 고통이 사라집니다. 맨땅에서 풍요가 저절로 자라는 것은 아니지만 내 안의 작은 용기, 나의 슬픈 외다리가 소망을 늘 이루어 주곤 합니다. 나는 사람의 충복일 뿐 우수한 두뇌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슬픈 크레인-스토리문학 2005년 6월호,충남문학 2020년 여름호 제69호
슬픈 크레인
김윤자
때론 감당하기 힘든 짐을 입에 한가득 물려주고 옮기라 하면 목숨이 으스러질 것 같아 다 놓아 버리고 그 자리에 쓰러지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나를 초인의 무기로 바라보지만 나에게도 힘의 한계는 있습니다. 목이 마디 마디 꺾이고 허리가 바람맞은 나무로 휘청거릴 때 황토빛 절규로 붙들어주는 나의 외발 그것이 살아가는 나의 힘 전부입니다. 내게도 피와 눈물이 흐릅니다. 외로움도 있습니다. 그래도 참아야 하고 나로 인해 웅장한 건물이 완공될 때면 푸른 환희에 모든 고통이 사라집니다. 맨땅에서 풍요가 저절로 자라는 것은 아니지만 내 안의 작은 용기, 나의 슬픈 외다리가 소망을 늘 이루어 주곤 합니다. 나는 사람의 충복일 뿐 우수한 두뇌가 있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