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
상류층의 삶을 꿈꾸며 이 남자 저 남자들과의 관계를 지속하는 홀리(오드리 햅번 분)는 우울한 날이면 맨해튼 거리의 유명한 보석상점 티파니에 가는 독특한 습관을 가진 아름답고 개성 넘치는 젊은 여인입니다.
그녀의 위층에 살게 된 폴(조지 페파드 분)은 작가이자 돈 많은 여자의 情夫로 살아가고 있는 남자로 이사 온 첫날부터 홀리와 독특한 분위기로 만납니다.
영화는 홀리와 폴을 중심으로 서로 다른 두 사람의 삶의 방식을 그려 나갑니다.(사진, 뉴욕 맨해튼의 티파니 보석점 앞에서 크루아상을 먹고 있는 홀리-오드리 헵번)
영화가 시작되면서부터 내내 들려오는 초콜릿처럼 달콤한 음악인 ‘Moon River’는 분위기에 맞게 다양하게 편곡되어 영화 전반을 수놓습니다. ‘Moon River’는 그 다음해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음악상 및 주제가상을 받을 만큼 인기를 끌었습니다. 오늘날에도 쉬지 않고 우리들 귀에 들려오는 감미로운 멜로디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에서 홀리가 창가에 앉아 기타를 연주하며 부르는(위의 동영상) 이 ‘Moon River’는 오드리 헵번이 출연한 영화 중에서 그녀의 매력을 가장 뽐내는 장면 중 하나일 겁니다. 오드리는 젊은 시절에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이미지로, 말년에는 자원봉사활동을 실천하는 천사의 이미지로 팬들에게 기억되고 있습니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깜찍하고 청순한 모습의 오드리의 연기력에 기대어 뉴욕이라는 도시와 보석상점 ‘티파니’라는 공간을 통해 성공하고자 하는 젊은 여성의 심리 상태를 섬세하고도 밀도 있게 다룬 작품입니다. 특히 작가인 폴과의 데이트에서 보석점인 티파니에 들어서는 순간 짓는 천진난만한 표정이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공주로 나와서 기자(그레고리 펙 분)와 사랑을 속삭였던 윌리엄 와일러의 명작 <로마의 휴일>도 오드리 헵번의 대표작임에 틀림없지만, 그보다도 훨씬 다채로운 감정을 발산하는 <티파니에서 아침을>도 <로마의 휴일> 못지않게 그녀의 매력을 발하는 영화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영화음악 설문에서도 언제나 상위에 랭크될 만큼 영화의 주제곡 ‘Moon River’가 있는 한 그녀의 아름다움은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사진, 홀리와 폴)
원작의 작가 트루먼 카포티는 처음에 재미만 추구하는 젊은 여주인공 홀리의 역할에 마릴린 먼로를 염두에 두었지만 지금은 오드리 헵번보다 그 역에 잘 어울리는 배우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특히 잊을 수 없는 오프닝 장면에서 맨해튼의 유명한 티파니 보석상 바깥에 서 있는 헵번은 이보다 더 찬란하고 매혹적일 수가 없습니다. 카포티의 소설 속에서 홀리는 매춘부지만 1961년에 그런 소재를 다뤘다간 검열에 걸릴 게 분명했기 때문에 블레이크 에드워즈 감독은 그녀를 단지 남자들이 주는 선물을 팔아서 살아가는 보헤미안으로 묘사했습니다.
머리를 뒤로 당겨 올리고 세련된 검은 드레스를 입고 우아한 담뱃대를 손에 든 오드리 헵번, 이런 그녀의 이미지는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지워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거기에 귓가를 맴도는 헨리 맨시니의 달콤한 주제곡과 고전이 된 장면들(헵번이 창가에서 ‘Moon River’를 부르는(사진, 창가에서 'Moon River를 부르는 홀리)
장면이나 비가 퍼붓는 뉴욕의 거리에서 아끼던 고양이를 찾아 헤매는 장면 등)이 더해지면서 이 영화는 할리우드의 가장 감동적이고 잊을 수 없는 로맨틱 드라마가 되었습니다.
[ 기타 영화의 뒷이야기 ]
원래는 문구점 이었던 뉴욕 5번가에 있는 보석상 ‘티파니’를 세계적인 상점으로 만든 이 작품은 뉴욕의 상류사회에 진입하기를 열망하는 밑바닥 인생의 삶과 애정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주인공 홀리는 달빛 은은한 밤의 인간적 서정을 느끼면서도 부와 상류층의 상징인 보석상 '티파니'를 동경하기 때문에 꿈과 현실의 괴리감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오드리 헵번은 <로마의 휴일>, <사브리나>에 이어 이 영화에서 열연했습니다.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로 손꼽힙니다. 유명한 장면들 또한 셀 수 없이 많지만, 영화를 상징하는 최고의 명장면이라면 단연 오프닝 부분이 꼽힐 것입니다.
홀리가 뉴욕 티파니 본점 창문을 들여다보고 커피를 마시며 크루아상을 뜯어먹는 장면이 그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라는 제목의 유래이기도 합니다.(사진, 뉴욕 티파니 본점)
뉴욕 티파니 본점은 실제로 이 영화를 통해 유명세를 타면서 지금과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가 되는 데 영향을 끼쳤습니다. 실제로 티파니 본점에 가면 귀금속 사는 사람보다 영화 보고 와서 사진 찍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합니다.
영화 내용 중에 티파니 본점에서 구매하지 않은 반지에 이니셜을 새기는 서비스를 받는 장면이 나옵니다. 실제로는 서비스를 해주지 않았으나 영화가 워낙 유명해져서 실제 영화 내용 그대로 티파니에서 구매하지 않은 제품도 이니셜을 새기는 서비스를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엔 뉴욕 본점 4층에 레스토랑 겸 카페를 열었는데, 브런치 코스 이름이 '티파니에서 아침을(Breakfast At Tiffany's‘)입니다. 말 그대로 '티파니'에서 '아침'을 먹을 수 있게 된 셈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주제가이자 홀리가 창가에 앉아 기타를 연주하며 부르는 ‘Moon River’는 너무나 유명합니다. 영화 음악가인 헨리 맨시니가 작곡한 노래로 이후에도 많은 음악가들에 의해 편곡되어 대중적인 노래가 되었습니다.
프랭크 시나트라, 루이 암스트롱, 앤디 윌리엄스 등 명가수들이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오드리 헵번이 사망한 해인 1993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녀를 추모하며 이 음악이 흘러 나왔습니다.(사진, 거의 마지막 장면-버렸던 고양이를 찾고 오열하는 홀리)
원작자인 카포티는 원작에서 홀리를 매춘부는 아니지만, 돈이 많거나 법인카드를 쓰는 남자들과 고급 레스토랑이나 클럽에 동행하고 그 대가로 보석이나 돈을 받는, 또 그들 중 누구와는 홀리가 원한다면 같이 잘 수도 있는 역할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커포티는 홀리 역에 오드리 헵번이 아니라 좀 더 화려하고 섹시한 마릴린 먼로를 원했지만 먼로는 사정이 있어 출연할 수 없었습니다.
영화의 홀리는 취집과 신분상승에 목을 맨 여자로 나오기는 하지만, 남자들에게 에스코트 서비스를 제공한다거나 하는 장면들은 나오지 않고, 훨씬 청순한 매력이 돋보이게 그려졌습니다.(사진, 마지막 장면-폴과 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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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랫만에 읽으니 감개무량
좋은 추억소재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