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놀이 사이보그 01 / 새로운 어린이가 온다
글 이재복 | 페이지수 228쪽 |규격 148mm×210mm
초판 발행일| 2020년 11월10일|정가 15,000원 |출판놀이
ISBN 979-11-972079-0-7 03800
⧫책소개
디지털 시대 원주민인 아이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른들이 세상을 보는 관점이 바뀌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매주 중요한 몇 가지 탐구 문제를 담고 있다. 요즘 아이들은 점점 책을 멀리한다. 디지털 이미지 세계에 갇혀 글을 멀리한다. 아이들을 어떻게 하면 글 읽기의 세계로 끌어올 수 있을까. 이미지가 주인 노릇을 하는 디지털 문명 시대에, 아이들이 글 읽기의 즐거움도 같이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놓고 여러 가지 관점에서 탐구하고 있다.
요즘 어린이들과 소통하는데 기존 어른들이 갖고 있는 고정관념의 한계는 무엇인지, 이 점에 대해서 깊이 있게 살펴본다. 이런 과정을 거친 뒤, 기존의 어른들이 수용할 수 없었던 어린이 캐릭터들이 쓰고 있는 언어를 분석해 보고, 이 언어를 어른들이 어떻게 수용하고, 어떻게 권위를 내려놓고 아이들과 소통을 해야 하는지, 영화, 철학서, 아동문학 작품을 넘나들며 다양한 탐구를 하고 있다.
이 책을 쓴 이재복 아동문학평론가는 판타지 창작학교를 열어 작가들과 작품 합평을 하며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떻게 하면 디지털 시대 원주민인 어린이들과 내면을 나누는 언어를 구사하면서, 아이들 세계 속으로 들어가는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을까를 놓고, 늘 창작 현장에서 많은 토론을 하는 중이다. 작가들이 아이들 삶속으로 들어가 영혼의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그 현장의 기록들을 다층에서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예로 드는 작품들이나 논쟁의 지점이 지금 여기의 현재성도 풍부하게 담았다.
⧫차례
시작하며 6
1장 디지털 시대 아이들은 이미지 언어로 소통한다 11
2장 아이들에게 불안의식을 강요하는 부정적인 어머니상 뒤집어보기 35
3장 이중구속에 갇히지 않는 어린이 시인,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
-잔혹 동시가 던진 질문 71
4장 가부장의 일방적인 권위를 깨는 어린이 캐릭터들 103
5장 욕망의 차이를 인정하는 현대 동화 캐릭터들이 가진 긍정의 힘 125
6장 SF·판타지 시대를 여는 어린 사이보그 앨리스들 149
7장 세상은 기호와 코드의 숲으로 덮여 있다
-민담 읽기의 실제 183
8장 권정생과 북한의 아동문학 203
나오며 220
⧫책 속에서
17쪽
디지털 기기에서 쏟아져 나오는 이미지는 너무나 강렬하다. 좀 비유적으로 말하면 아이들의 오감을 꼼짝 못하게 사로잡아버린다고 봐도 좋겠다. 여기에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쉽지 않다. 어릴수록 디지털 기기에서 나오는 다량의 이미지 기호 요소들은 아이들의 인지구조를 완전히 장악해 버려 일상생활의 평범한 사물 이미지들에는 무관심하거나 무감각한 아이들로 만들 위험성이 있다. 강력한 자극에 길들여진 아이는 섬세하고 미세한 수많은 존재들이 내는 소리와 색의 떨림들을 이해하고, 감각이 같이 반응하며 공명하기가 쉽지 않게 되는 것이다.
20쪽
가장 안타까운 일은 세상에 태어난 지 얼마 안 되는 아이들에게 부모들이 시도 때도 없이 디지털 영상물을 보게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너무 일찍 디지털 이미지의 세례를 받을 때 생기는 인지구조의 문제는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54쪽
엄마의 일방적인 헌신은 아이가 주체가 되는 걸 방해한다. 보통 가족주의 안에 갇힌 부모들이 이걸 망각한다. 아이에게 엄마는 애착과 분리의 감정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이중의 대상이다. 그야말로 사랑과 애착의 대상이면서, 영원히 저 엄마에게 사로잡혀 벗어나지 못하게 될까 봐 두려워하는 공포와 불안의 대상이기도 한 것이다.
78쪽
아이는 이때 진퇴양난에 빠진다. 엄마가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미 메타메시지를 통해서 느꼈는데 자꾸만 널 사랑한다고 강요하듯 다가오니 이걸 내칠 수도 없고 고민하다가, 그래도 엄마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 엄마의 가장된 감정을 받아들여 준다. 이런 강요된 관계가 되풀이되는 과정에서 아이는 아주 심각한 한 가지 상황에 빠지게 된다. 만약에 아이가 ‘엄마는 지금 나를 사랑하는 게 아니잖아.’ 하고 위장된 감정의 영역을 건드린다면 엄마는 금방 아이에게 벌을 주거나, 다른 이유를 대서 ‘그건 니가 착각하는 거야. 너는 지금 잘못 판단하고 있어.’ 하면서 아이를 회유할 것이다.
⧫저자 소개
글 이재복
아동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만든 ‘출판놀이’ 대표로 숨어 있는 작가들을 찾아내어 여러가지 다양한 문학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일 년에 두 번, 3월과 9월에 개강하는 판타지창작학교를 운영하며 온라인 카페 ‘이야기밥’(cafe.daum.net/iyagibob)에서 SF· 판타지 창작, 민담, 신화, 꿈, 주역,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이야기밥을 나누고 있다. 그간 낸 그림책으로는 『엄마, 잘 갔다 와』,『숲까말은 기죽지 않는다』가 있고 연구서 및 평론집으로는 『아이들은 이야기밥을 먹는다』,『우리 동화 바로 읽기』,『판타지 동화 세계』,『우리 동화 이야기』,『우리 동요 동시 이야기』 등 여러 권이 있다.
⧫출판사 제공
지금 아이들이 발 딛고 있는 세상의 구조는 예전과 많이 다르다
지금의 아이들은 디지털 시대의 대세가 된 SF·판타지 세계에서 태어나 이 세계를 당연한 또 하나의 현실 공간으로 받아들이는, 말 그대로 SF·판타지 세계의 원주민들이다. 이 원주민들이 쓰는 언어와 사고체계는 기존의 근면 성실과, 하나의 답을 찾아내야 하는 주입식 교육을 받은 어른들과는 분명 다르다. 디지털 시대 원주민인 아이들이 바로 기존의 어른들이 경험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어린이”들이다. 학교 현장이나, 어린이를 키우는 많은 학부모들은 이런 아이들과 소통하기가 아주 힘들다고 한다. 실제로 학교 현장을 떠나는 교사들도 많은데, 여러 사정이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아이들과 소통하기가 힘들어서 그럴 것이다.
디지털 시대 원주민인 아이들과 근대 교육을 받은 이전 세대 어른들 사이에는 세상을 보는 시각 차이가 있을 것이다. 요즘 아이들은 신화 시대의 주술과 SF의 과학이 하나로 접속하여, 눈에 보이는 전통 개념의 현실보다 더 넓고 깊은 세계를 탐험하고 있다. 지금 아이들과 소통하는 어른들에게는 주술도 어렵고 과학도 어렵다. 이 둘이 함께 만나 변주해 내는 무수한 SF·판타지의 세계는 더욱 현란하고 복잡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 책은 디지털 시대 원주민인, 새로운 어린이들과 소통을 하는데, 교사나 학부모들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의도에서 기획되었다.
●출판놀이는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자본에 휘둘리지 않는 출판을 해 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어요. 작가들과 아동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순수한 후원으로 직접 책을 만들고, 독자들과 만나서 놀이도 하고 토론도 하고 콘서트도 펼쳐요. 독자들에게 필요한 책을 찾아내고 숨어있는 작가를 발굴하는데 힘을 쏟고, 책을 가지고 어떻게 놀지를 생각하는 출판사입니다.
** 출판놀이 놀이터 http://cafe.daum.net/pubnori* 저자소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