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6.20이후 적용 자세한사항은 공지확인하시라예
출처: 여성시대 배이유
블로그에 한 번 썼다가 긁어온거라서 말투가 딱딱한데 이해해줘용 :)

어제 겨울왕국을 보고 왔다.
여운이 남아 아직도 'Let it go'를 흥얼거리게 된다.
이 영화는 여러모로 매력이 가득찬 영화인 듯 하다.
첫번째로 뛰어난 영상미.
눈으로 표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죄다 긁어모은 듯한 영화다.
그리고 두번째로 캐릭터의 독자성과 매력.
조신하게 잠들어있는 공주를 백마탄 왕자가 나타나 구해주던 기존의 동화와는 차원이 다른
왕국의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주인공들이 성숙해지는 모습이 인상깊다.
워낙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많이 등장한 작품이기에
이번 리뷰는 내가 느꼈던 캐릭터들의 특성에 대해 나름대로 해석해보고자 한다. :)

1. 안나
겨울왕국의 주인공인 안나. 안나는 기존의 디즈니 '공주' 캐릭터와는 다른 면모를 보인다.
(여담으로 어린 시절 디즈니 만화영화를 보면서 아침에 일어난 공주의 얼굴이 풀메이크업에 눈꼽하나 없어서 얼마나 신기하면서 이질감을 느꼈는지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겨울왕국에서 안나가 까치집머리로 침을 흘리며 일어나는 모습은 사실적이면서 유쾌하기까지 했다.)
안나는 고상함, 우아함, 조신함과는 거리가 멀다.
진취적이고 도전적이며 용감하다. 언니를 다시 데려오기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길을 떠난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에 맹목적으로 의존하지도 않고, 크리스토프에게는 협상을 요구하는 대담함도 보인다.
문제가 닥쳤을 때, 물러서거나 도망가는 법 없이 뛰어든다.
늘 성안에만 갇혀 지내야 했던 '사랑'의 의미를 모르던, 벽에 붙은 잔다르크에게 힘내라는 말을 건네던 안나가
언니의 죽음 앞에서는 자신의 목숨을 내놓고 스스로 잔다르크와 같은 여성으로 거듭난다.
True love, 즉 '자신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을 스스로 체득한다.
이 과정에서는 올라프(따뜻한 언니의 자아)가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결국에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 동시에 이를 행동으로 실천해내는
안나의 모습은 깜짝 놀랄만 하다.
이는 실로 놀라운 디즈니 '공주'의 혁신이자 발전이지 않을까?

2. 엘사
겨울왕국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을 꼽으라면 단연코 'Let it go'를 외치며 겨울산을 홀로 오르는 엘사의 모습을 고를 것이다.
엘사는 다른 보통의 사람과는 '다르다'.
이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엘사에 대한 여러가지 해석을 내놓는 듯 하다.
일단 엘사의 세계에는 왕과 왕비, 그리고 여동생이 존재한다.
초반에 안나가 엘사로 인해 다쳤을 때 보였던 왕의 대사에서 '너란 아이는 또 왜 이러는 거니?' 를 통해
우리는 엘사가 왕과 왕비에게 자신의 '다름'이 '재앙'처럼 여겨졌음을 유추해낼 수 있다.
왕은 엘사에게 그 재앙에 대한 처방전으로 다름을 가릴것을 요구하고, '장갑'을 제시한다.
'(방에) 누구도 들이지 말고, (너의 능력을)보이게 하지 말거라(Don't let them in, don't let them see).
항상 착한 소녀처럼 굴어라.(Be the good girl you always have to be).
‘숨기고, 의식 하지 마라. 남들이 알게 하지 말거라 Conceal, don't feel, don't let them know.)'
교육학에 대해서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다들 알 것이다.
아이를 교육함에 있어서 '안 돼.'라는 금기를 설정하는 것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지를.
엘사는 다른 사람과 쉽게 접할 수 없는 환경속에서 자신의 '다름'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주는 여동생에게 의지했을 것이며,
여동생이 다친 후로는 여동생에게 자신을 숨겨가며 완전한 혼자가 되어버린 정말 안쓰러운 캐릭터다.
안나가 '진정한 사랑의 의미'에 대해 깨닫는 정신적 성숙을 이뤄냈다고 한다면,
엘사는 '자신의 다름을 인정받고 세상 밖으로 나오는' 성숙을 이루어 낸다.
그 첫번째가 'Let it go'를 부르며 얼음성을 지어내는 장면이며 (사람들의 시선의 속박, 금기에서 비로소 벗어남)
두번째는 안나의 사랑을 느낀 후 자신의 능력을 제어할 수 있게 되며 '다른 모습' 그대로 세상밖으로 나와 진정한 여왕이 되는
마지막 엔딩이라고 볼 수 있겠다.
<겨울왕국>을 제작하는 초반에는 엘사가 악역이었다가, 이제는 다면적인 선인으로 방향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 결정에 대해서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엘사는 이 세상에서 다름으로 인해 소외받는 수많은 계층을 대표할 수 있으며,
자신의 꿈을 갖지 못하고 끊임없이 방황하고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사람들을 동감하고 도닥이기 때문이다.

3. 올라프
올라프는 안나와 엘사의 자매애, 우정의 결정체이다.
엘사가 'Let it go'를 부르며 억눌려왔던 마법을 분출할 때 동생과의 가장 최근의 좋았던 기억인 눈사람을 만들어 낸 것과,
그 눈사람이 생명력을 가지게 되어 엘사와 안나의 만남을 도와준다는 것에서 이야기 전개 상 감초역할을 하는 캐릭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무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차가운 곳에 혼자 숨은 엘사가 안나가
자신을 결국에 찾아내주길 바라는 이면의 마음이 올라프를 만들어내고,
안나를 인도하게 한 것은 아닌가 싶다.
그와 반대되는 마시멜로 눈 괴물은 마음의 벽을 쌓고 다른 이들을 들여보내지 않으려는 마음이 그대로 투영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즉, 올라프는 동생을 사랑하는 언니 엘사의 따뜻한 면의 자아가,
마시멜로 괴물은 사회에서 격리된 채 담을 쌓은 차가운 엘사의 자아를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보면,
엘사는 안나가 다친 이후로 그 누구에게도 따뜻한 포옹한번 받아본 적이 없을거다.
정말 올라프가 엘사의 의식 중 한 면이라면,
올라프가 '나는 따뜻한 포옹을 좋아해. 안아줘!' 하는 부분은
귀여우면서도 아주 슬픈 단어이겠지.


4. 크리스토프와 한스
<겨울왕국>이 다른 '공주 이야기'와 차별성을 가지는 것 중 하나는
남자주인공의 모습에서도 잘 드러난다.
극 초반에 '백마를 타고 불현듯 나타나 하루만에 사랑을 맹세하는' 한스 왕자는
과장된 구렛나루에
그야말로 우리가 기존에 봐왔던 '남자 주인공' 다운 인물이다.
그에 비해 크리스토프는 부모없이 순록과 함께 커왔고, 트롤들 사이에서 성장해왔으며
얼음을 팔며 떠돌아다니는 상인일 뿐이다.
<겨울왕국>에서는 '기존의 왕자 이미지'의 캐릭터를 오히려 악역으로 등장시키고,
기껏해야 조연이나 할 법한 외모와 사회적 지위를 가진 크리스토프를 남자주인공으로 등장시키면서
기존의 '공주 이야기'가 가지는 '공주가 위험에 빠졌을 때 백마탄 왕자가 나타나 공주를 구원해주는' 뻔한 스토리를 뒤엎고
새로운 이야기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5. 그 외의 인물들.
<겨울왕국>을 보면서 <뮬란>을 떠올리고, 빨간색 용 무슈와 말 캐릭터의 조화를 떠올렸는데
올라프와 순록 스벤의 듀엣은 그만큼 유쾌하고 귀여웠다.
평소엔 돌덩어리처럼 보이다가 손님이 오면 변화하는 트롤의 모습도 사랑스러웠다.
마지막으로 정리해보자면 이 영화가 이토록 흥행하고 사랑받는 것은
이러한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그 캐릭터들의 내면을 풍부하고 멋있게 표현해내는 노래가 함께 하기 때문인 듯 하다.
괜히 올라프를 만들어낸것이 한국 기술팀이라는 사실에 으쓱으쓱한 기분이 든다.
첫댓글 올라프 웜허그에 관한 얘기 찡하다 격리되어있던 엘사가 만든 눈사람ㅠ엘사는 진짜 곱씹어볼 수록 찌통이다ㅠㅠ왕부부 왜 그랬어여 왜 엘사한테ㅠㅠㅠ그러고 다 죽어버리는게 어딨어ㅠㅠㅠ
오오 진짜 글잘쓰고 잘이해한다!!....잘보고가~
오오와...리뷰 잘썼당 공감공감♥ 자칫 그냥 지나칠수 있었던 그런 면들을 잘 풀어낸 리뷰인거같앙♥
엘사얘기완전이해가ㅜㅜ애들한테금지시키고그러면안대ㅜㅜ
우아 리뷰 잘썼당! 잘보고가~
울라프가 스벤등에 엎혀서 갈때 "봐! 하늘이 깨어났어!" 하는것도 어릴때 안나와의 기억이 들어간것같더라 ㅠㅠ
아 언니 진짜 정리 잘했놨다!!!!!! 나도 딱 보면서 이런생각했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ㅜㅜㅜㅜ 공감!!!!!!!
아 겨울왕국 존잼이야 진짜 ㅠㅠ 언니 정리 진짜 잘했당!
언니 정리 읽어보니까 좋다ㅠㅠㅠ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도 있고ㅠㅠ
여시 글을 읽으면서 내가느꼈던점+새로운 부분을 발견할수있었어 !! 글을 정말 쉽게 잘 쓰는것같다 부럽고 고마워! ^_^
잘 읽었어 !!~
잉 ㅜㅜ올라프 ㅜㅠㅠ엘사 ㅜㅠㅜㅠ
나는 엘사캐릭터가 수정이 되다보니 스토리가 의아했던 부분도 있었어. 엘사가 어린시절 부터 두려워했던건 꾸준히 사랑하는 사람이 다치지 않는것, 자신이 괴물이 되지 않는것 처럼 보였는데 도망치자마자 그동안 능력을 마음껏 발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억울함만 느껴졌거든 ㅇ ㅇ
22222맞아 나도 약간 렛잇고 부분이 장면만 놓고보면 되게 멋진데 스토리상으로는 좀 삐걱?거리는게 느껴졌어
좋은 리뷰다 ㅠㅠ 정리 고마워!
오오.. 끄덕끄덕 하면서 읽었어ㅋㅋㅋ 잘 보구가~~!
렛잇고 들으면서 리뷰읽고 코끝이 찡하다 ㅠㅠㅠㅠㅠ 헝ㅠㅠㅠㅠ
아 난 너무재밌어서 또볼라고 ㅠㅠ
아 리뷰 넘좋다 진짜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그래? 나는 what's wrong with you!? 라고했던거같은데 다시보러가는데 다시한번봐야겟다
Elsa what have you done? This is getting out of hand! 라고 한거같은데 '엘사 너 무슨짓을 한거니, 점점 제어(통제)가 안되네' 이정도인거같애ㅋㅋ
헝 엘사ㅠㅠ짠해죽것어...
엘사...ㅠ_ㅠ 올라프 너무 귀여웠어 ㅠㅠㅠㅠㅠㅠ
좋은 리뷰닷......... 언니 스크랩해갈겡 ><
영화는 기대한만큼 재미없었는데 올라프 하나는 건져왔닼ㅋㅋ
오 내가 생각한거랑 비슷해 올라프!ㅋㅋㅋㅋ언니의 동생을 아끼는 마음이 투영된거라 생각했는데 ㅎㅎ
와 언니 글좋다ㅜㅜ방금보고왔는데 감탄하고갑니당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