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져온 글]
가슴 한 켠에 묻어둔 아련한 그리움, 지울 수 없는 상처와 흔적들…흡사 한 편의 서정시를 읊는 듯한, 섬세하고 아름다운 멜로디의 작곡가
테오 앙겔로폴로스 감독과 함께 <영원과 하루>,<안개 속의 풍경>,<율리시스의 시선> 등의 영화음악을 담당한 그리스의 여성 작곡가 엘레니 카라인드루
"엘레니 카라인드루의 음악은 영상에 동반되는 것이 아니라 영상을 관통하면서 영상들의 분리불가능한 일부를 구성한다. 그녀의 음악은 영화의 '생기'라 불릴 수 있는 부분을 떠맡고 있다. 결국 내 영화와 그녀의 음악은 정교히 얽혀 있어 떼어 생각할수 없는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카라인드루의 음악이 없이는 내 영화를 볼 수 없을 것 같다."
- 테오 앙겔로풀로스 감독-
그리스의 거장 테오 앙켈로폴로스 감독의 신작 <흐느끼는 초원>은 그리스에 투영된 20세기 인류 역사에 헌정된 삼부작중 처음이다. 이번 영화에도 이 거장의 음악 파트너인 카라인드루가 다시 우아하면서도 섬세한 음악을 제공했다. 그녀의 이번 작품은 그리스 향토색이 짙은 애잔한 선율이 여러 변주와 악기적 조합을 통해 다양하게 전개되는데, 영화의 장면들을 그대로 음악으로 담아낸 듯 감정의 흐름이 선명하게 나타나 있다. 따라서 음악만 듣고서는 우리는 거장 앙겔로폴로스의 신작을 직접 볼 때와 마찬가지의 진한 감동을 느끼게 될 것이다. ....
엘레니 카라인드루
흐느끼는> |
[가져온 글] - Movie 4989에서
- 제17회 유럽영화상 유럽영화아카데미 비평상 수상!!
* 감독 : 테오도로스 앙겔로플로스
그리스에서 태어나 성장기를 보냈다. 아테네 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한 후에 한때 변호사 생활을 하기도 했던 그는 1960년대에 파리의 이덱(IDHEC)에서 영화를 전공, 에세이와 소설, 시 등을 쓰기 시작했다. 이 시절에 장 루쉬와 가깝게 지냈다. 그리스로 돌아온 그는 군사독재 시절에는 정간을 당하기도 했던 일간지 '알라기 ALLAGI'의 평론가로 활동했다.
1965년, 앙겔로풀로스는 첫 영화를 연출할 기회를 얻었으나, 제작자와의 불화로 프로젝트는 중단되어 버렸고 이후 몇 년간을 감독 생활을 멀리하며 보내게 된다. 1970년에 첫 번째 장편 극영화이면서 그리스 최초의 독립영화로 꼽히는 〈범죄의 재구성〉을 만들었다. 형사물과 유사한 구성을 취한 이 영화에서 그는 이미 독창적인 스타일과 이데올로기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이 영화는 헤레스 영화제에서 최우수 외국어상을 수상했고 베를린에서 주목받았다. 이 영화로 인해 세계 영화계는 앙겔로풀로스라는 인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1972년에 앙겔로풀로스는 그리스 현대사를 다룬 3부작 정치영화인 〈1936년의 나날 DAYS OF'36〉을 연출하였다. 이 영화는 메탁사스 장군의 독재 말기의 선거 직전에 일어난 일을 담고 있다. 이 영화는 반동적인 국회의원들의 퇴진에 관한 이야기이다. 처음에 정부쪽에서는 잠시 머뭇거리기도 하지만 결국에 가서 인질범은 살해당한다. 이 살인은 더 큰 억압의 전주곡이었다.
<유랑극단〉은 깐느 영화제 감독주간에 선정되었으며 여기서 국제비평가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1939년에서 52년 사이에 그리스 전역을 돌았던 유랑극단 배우들의 여행을 그리고 있다. 〈사냥꾼들〉은 앙겔로풀로스 영화의 지속적인 주제와 스타일을 확고히 한 작품이다. 즉 역사의 무게, 권력에 대한 가차 없는 비판, 브레히트의 영향을 받은 연극적 효과의 사용 등. 개인은 집단과 비교하면 보잘 것 존재이다. 〈구세주 알렉산더〉에서는 다시 번 권력을 주제로 삼았다.
독재에 반대했던 좌파 진영이 뿔뿔이 흩어져 혼란스런 현실에서 앙겔로풀로스는 〈시테라 섬으로의 여행〉(84), 〈양봉업자〉(86), 〈안개 속의 풍경〉(88), 〈황새의 멈추어진 걸음〉(90) 등의 영화에서 지식인이자 예술가로서 느끼는 좌표의 상실감 같은 것으로 표현했다. 이러한 앙겔로풀로스의 시각은 그리스의 첫 번째 영화 필름을 찾아나서는 영화감독의 이야기를 그린 〈율리시즈의 시선〉(95)에서도 변하지 않는다. 신화적인 틀을 차용하고 현실을 전체로 껴안는 긴 호흡의 스타일로 현실에 대한 좌파적 희망을 간직한 앙겔로풀로스의 '장중한 마르크스주의자의 영화언어'는 현실에 착지점을 구하지 못한 자의 절망을 숨기고 있다.
1994년에 그는 발칸 반도에서 〈율리시스의 시선〉을 찍기 시작했다. 미국으로 망명한 한 그리스 영화감독은 신화가 된 영화를 찾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다. 최초의 영화는 영화의 탄생 무렵에 카메라를 들고 발칸 반도를 여행했던 마나키스 형제의 영화이다. 테오 앙겔로풀로스는 날카로운 통찰력을 지닌 영화감독의 눈으로 유고슬라비아 내전과 발칸 반도의 미래를 조망한다. 〈율리시스의 시선〉은 1995년 깐느 영화제에서 공개되어 국제비평가상과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1990년 뉴욕의 현대박물관은 이 거장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앙겔로풀로스의 전 작품이 상영되는 특별 영화제를 개최한 바 있으며 2004년 부산국제영화제는 앙겔로풀로스를 여덟 번 째 핸드프린팅 행사의 주인공으로 선정하고 월드시네마 부문 첫 회고전으로 ‘테오 앙겔로풀로스 회고전’을 마련해놓고 있다.
< 줄거리 >
3부작의 하나인 <흐느끼는 초원>은 망명과 이데올로기, 분리와 역사의 요청이라는 주제를 다루며 지나간 세기와 막 시작한 세기를 한데 요약해서 보여준다. 1919년 오뎃사에서 시작해서 현대의 뉴욕에서 끝을 맺는 이 영화는 한 애정관계와 그로 인한 결과를 3개의 분리되었지만 연결된 스토리들을 통해 보여준다. 역사와 신화를 한데 뒤섞으며 1970년 이후 앙겔로풀로스의 영화에 처음으로 등장한 여주인공인 엘레니는 사랑의 열병을 앓는 십대소녀에서 역사 속에서 비극을 떠안는 고독한 여인의 모습으로까지 등장한다.
2차 대전에 이어 1946년부터 3년간 내전을 겪으면서 동족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눠야만 했던 어두운 그리스의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모든 것을 다 잃고 홀로 되어버린 여인의 통곡! 통곡만 남는 영화.
엘레니 카라인드루의 영화음악 중에서도 가슴을 저미듯 슬픔이 절정에 달한 선율로, 감정이 풍부한 사람(그에게 축복 있을진저!)이라면 눈시울을 붉히지 않고는 들을 수 없는 'The Weeping Meadow' 주제곡과 함께, 1910년대 후반부터 1940년대 후반에 걸친 질곡의 그리스 역사를 잘 그려낸 2시간 52분짜리 대하물.
1917년 사회주의혁명의 발발로 러시아에 거주하는 외국인에 대한 압박이 가해지면서 오데사 지역에 살던 한 무리의 그리스인들이 고국으로 돌아오는데, 그리스 정부에서는 그들을 테살로니키 지역 강변의 척박한 땅에 집단이주토록 한다.
그들 중에는 이미 러시아에서 고아가 되어버려 스피로스 집안의 다섯살 된 아들의 손을 잡고 돌아온 어린 소녀 엘레니가 있었으니.. 그 소년이 아코디언 주자로 성장하여 그녀의 연인이 되었고 그와의 사이에 두 아들을 낳았으나 그는 반정부적 음악가들과 어울린 죄목으로 미국으로 도피한 뒤 그녀를 미국으로 데려가기 위해 미군에 입대, 태평양 전쟁에서 전사하고 만다. 게다가 두 아들은 내전의 와중에서 정부군과 좌파 게릴라로 갈리어, 정부군이었던 큰아들은 전사하고 게릴라였던 작은아들은 행방을 알 길이 없다.
반역자(반정부적 음악가를 지칭)를 은닉시켰다는 죄목으로 장기간 독방에 갇혀있다 출옥해 보니, '하늘 아래 홀로'가 되어버린 그녀. 큰아들의 시신을 붙잡고 "나는 이제 사랑할 사람도 없고, 기다릴 사람도 없어" "너는 그였고 너는 너였어" 라며 통곡하면서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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