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초 서울 잠실 스타파크 오피스텔 57평형을 분양받은 주모(45)씨는 부동산중개업소로부터 솔깃한 제의를 받았다. “1억4000만원을 줄 테니 분양권을 팔아라”는 것이다. 계산기를 두드렸다. 양도세를 내더라도 대략 7000만원 정도는 챙길 것 같았다. 주씨는 크게 기대하지 않고 청약했는데 운 좋게 당첨되는 바람에 ‘떼돈’을 벌 수 있게 됐다. 이 오피스텔은 청약 경쟁률이 평균 104대 1이었다.
부동산 투자자들은 “요즘 오피스텔이 돈 좀 되려나”하고 궁금해 한다. 주요지역에서 분양되는 오피스텔마다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청약열기가 달아올랐기 때문이다. 다 그렇지는 않지만 ^입지여건이 좋고 ^단지가 크거나 ^브랜드 파워가 있으며 ^평형이 큰 오피스텔에는 여지 없이 사람이 몰린다.
오피스텔 웃돈 껑충
잠실 스타파크 오피스텔(27~58평형 119실)은 당첨자발표 땐 50평형대에 1억원의 웃돈이 붙더니 계약이 끝난 13일에는 1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이 오피스텔은 20평형대도 3000만~4000만원, 40평형대는 7000만~8000만원선의 웃돈이 형성됐다. 그런데도 물건이 적어 거래는 잘 안된다.
GS건설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 지난달 분양한 고급 오피스텔 부띠크모나코(40~86평형)는 분양가가 평당 2700만원이나 되는 고가인데도 172실이 모두 팔렸다.
은행의 PB고객들이 많이 확보했다고 GS건설 관계자는 전한다. 60평형대를 분양받은 한 투자자는 “부동산중개업소로부터 1억원의 웃돈을 얹어서 팔아줄 수 있다는 제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서초동 공인중개사들은 “매물이 귀해 정확한 프리미엄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전한다.
지난달 말 경남 창원에서 분양된 더시티7 오피스텔(43~103평형 1030실)의 경우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과 투자수요가 몰리면서 청약경쟁률이 평균 37대 1이나 됐다. 계약은 거의 다 이뤄진 가운데 웃돈은 최고 1억원 정도 붙어 있다.
6월 분양된 인천 송도신도시의 포스코 더샵 퍼스트월드의 30평형대 오피스텔에 웃돈이 1억원이나 붙어 거래됐을 정도다.
분양권 전매하고 종부세도 피하고
청약에 제한이 없고 분양권 전매가 자유롭다는 게 돈이 몰리는 첫 번째 이유다.
서울ㆍ수도권의 경우 입주 때까지 거래하지 못하는 아파트와 달리 계약금만 넣고 즉시 분양권을 팔 수 있어 단기 투자처로는 으뜸 상품으로 꼽힌다. 현대산업개발 홍금표 상무는 “오피스텔은 적은 돈으로 단기 차익을 올리려는 투자자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천 송도 퍼스트월드 오피스텔은 계약 한 달도 안돼 627실 중 210실이 손바뀜했다.
오피스텔은 건축법상 업무시설에 속하기 때문에 과세 대상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종합부동산세 대상에서 빠져있다는 것도 과열을 부추긴 또 다른 요소다. 다주택자 보유세 중과대상이 아니어서 투자자들이 오피스텔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세청이나 지자체가 주택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입증하지 못하면 업무시설로 인정된다. 국세청이 14일 “종부세 대상에서 빠져나간 오피스텔 납세자를 처벌하고 오피스텔을 포함한 주택 합계가 기준시가 9억원을 넘으면 곧바로 종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한 것도 이런 허점을 없애기 위함이다.
넘치는 유동성도 문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말 현재 금융기관 단기수신 잔액은 410조2000억원으로 국내 금융기관 전체수신액의 50.5%다. 언제든 은행에서 돈을 빼 다른 곳에 투자할 수 있는 돈이다.
이런 돈이 오피스텔 등 분양 현장마다 몰려다니는 것이다. 창원 더시티7 오피스텔에는 1조3000억원의 청약금이 몰렸으며 송도 퍼스트월드 오피스텔 627실에도 5000억원이 들어왔다.
최근의 중대형아파트값 상승세도 적잖은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있다. 분양대행사인 건물과사람들㈜의 최창욱 사장은 “강남권을 비롯한 인기지역의 중대형아파트 공급이 적다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고급ㆍ대형 오피스텔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고 말했다.
옥석은 가려야
요즘의 오피스텔은 주상복합아파트와 함께 들어선다. 주상복합의 ‘부속 상품’으로 구성되므로 저층부에 배치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조망권이나 일조권에서 절대 불리하다.
송도 포스코 스타파크나 4월 분양된 서울 용산의 파크타워 오피스텔은 대부분 층이 낮고 향(向)도 좋지 않아 투자가치가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도 있다.
미르E&C 임종근 사장은 “주상복합과 같은 단지에 있는 오피스텔의 경우 입주하면 주상복합보다 상품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오름세를 타기 어렵다”며 “오피스텔만 들어서는 단지가 더 유리한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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