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직장(구직) 23-39, 회복 후 재개는 안부 인사하기 좋은 구실
‘안녕하세요, 데일리샵이에요.^^ 어깨 치료를 위해 잠시 쉬었던 네일을 다시 시작하게 되어서 연락드립니다. 기다려 주시고 걱정해 주신 덕분에 빨리 나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층 업그레이드 된 데일리샵으로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
네일샵 사장님께 문자를 받았다. 작년 어느 찬바람 불던 날, 친절히 맞아주시고 손톱 관리하는 내내 김민정 씨와 일상을 나누던 사장님을 기억한다. 회복 후 재개하는 것이니 마침 좋은 구실이지 않겠느냐며 화분 사서 전하며 인사드리고 손톱 관리 예약하는 것은 어떨지 제안한다.
제때 인사하는 것이 관계를 맺고 이어가는 데 아주 중요하다는 것을 이제는 경험으로 감각으로 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인사 나눌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인사를 잘 나누어야 그다음에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것도 어색하지 않다. 그래서 사회사업은 인사로 시작하는 것이라 하고, 인사만 잘해도 사회사업은 반을 넘는다고 하나 보다.
예상했던 대로 김민정 씨는 당연히 그러겠다는 듯 “예.” 하고 답하자마자 현관으로 나선다. 꽃집에 들렀다.
“우리 집에 왔었죠? 맞죠?”
“맞아요, 이분께서 지인에게 축하할 일 있을 때 종종 와서 샀습니다.”
둘레 사람 생일에, 명절에 꽃다발을 사러 왔던 것을 기억하고 계신다.
“커피 좋아하나 보네요.”
사장님께서 커피 한 잔을 권한다. 김민정 씨가 자리를 잡고 앉는다. 곁에서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소식한다.
“이분께서 요즘 직장을 구하려고 이력서 써서 여기저기 다니고 있는데요. 마침 손톱 관리받던 네일샵 사장님께서 병가 후에 복귀했다고 하셔서 인사드리는 김에 화분 선물하고 싶다고 했어요. 네일샵 들른 김에 손톱 관리도 받고, 외모를 가꿔서 단정한 모습으로 구직하러 다니겠다고 합니다.”
“예, 예.”
“아, 좋겠다. 손이 참 곱네. 꾸미는 걸 좋아하나 봐요. 옷도 예쁘게 입고 있고.”
“예.”
탁자에 마주 앉아 커피를 나눠 마시며 사장님께서 이런저런 질문을 한다. 김민정 씨는 커피 한 번 마시고, 웃으며 대답하기를 반복한다.
“이분이 어떤 말을 하려고 하는지 단박에 아시는 것 같아요.”
“그럼요. 나는 보면 바로 알아요. 우리 딸이랑 그렇게 대화하거든요.
손톱 예쁘게 하고 와요.”
“예!”
“김민정 씨, 꽃집 사장님께 추천받은 이 화분 네일샵 사장님께 전하면서
다시 뵐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식 전하면 좋겠네요.”
“예!”
꽃집 사장님의 응원을 곁에서 함께 들은 화분이 김민정 씨 손에 들려 네일샵으로 향한다.
“안녕, 멍멍.”
“안녕하세요. 지난번에 이분께서 손톱 관리를 받았는데요.”
“네네, 맞아요. 기억나요. 저희 샵에 오셔서 손톱 관리받으셨죠?”
“네, 김민정 씨입니다.”
“아, 번호 저장해놨어요. 강아지 좋아하나 보네요? 안 무서워하네요.”
“예! 아기야.”
“사장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시고 정성껏 손톱 관리해 주셔서 기억난다고 했어요. 그때 이후로 새해를 맞이했고, 또 오고 싶다고 했는데 어깨를 다쳐서 잠시 쉬어간다는 소식 전해 듣고 잘 지내고 계신지 종종 생각했어요. 그러던 중에 문자를 받았고, 반갑다며 작은 화분이라도 사서 복귀를 환영하는 의미로 인사드리러 가자고 하더라고요. 전화보다 직접 만나서 인사 전하고, 마침 네일도 군데군데 벗겨졌으니 손톱 예약도 하고요. 그래서 겸사겸사 왔습니다.”
“와, 정말요? 잘 지냈어요?”
“예!”
“꽃집 사장님께 여러 가지 추천받은 것 중에 이분이 고민해서 직접 고른 거예요. 꽃이 피면 노란 금붕어 같다고 해서 ‘옐로우피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대요. 어디서든 잘 자란다고 합니다. 이분께서 사장님께서 다시 복귀하셔서 다행이라고, 다시 뵐 수 있어서 기쁘다고 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예약 도우러 같이 왔어요.”
“감사드려요.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다 나았어요.”
김민정 씨 개인 일정이 있는 날을 피해 다음 주로 예약을 잡았다.
안부 인사를 전하기 위해 만나는 사람들, 그리고 안부 인사를 전하러 가는 길에 만나는 사람들, 이 모든 사람이 김민정 씨와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테두리 안에 속한 이들이고, 나는 이들 사이를 주선하고 거들어 더불어 살고 누구나 정붙이고 살 만한 사회를 위한 일을 하는 사람이니 결국 어디를 가든 사람에게 집중한다. 사람을 살피면 한마디 한마디, 눈빛과 몸짓, 여러 흔적 속에서 사람의 선한 본성을 찾아내게 된다. 그러면 마음 한구석에 확신과 용기가 자리 잡는다. 내가 하는 일이 결코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우리가 바라는 이상이 지극히 현실 속에 있다고.
2023년 6월 7일 수요일, 서지연
인사할 때 알고 주선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신아름
‘인사만 잘해도 사회사업 절반을 넘는다.’고 했는데, 과연 그렇네요. 인사, 감사의 때와 구실을 서지연 선생님과 김민정 씨를 통해서 배웁니다.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