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로 덴마크 실내 레저용품 시장 급성장
2021-01-07 덴마크 코펜하겐무역관 홍두영
- 코로나 바이러스로 여행, 외식 등이 불가능해지며 자기개발에 몰두 -
- 인테리어 용품부터 등산복까지 각종 취미·레져 활동 시장 규모 확대 -
2020년초 코로나 바이러스의 대대적인 발병 이후, 덴마크 정부는 3월 13일 유럽국가 중 최초로 2주의 록다운(이동제한령)을 실시했다. 공공기관 근무자들은 전면 재택근무를 실시했고, 정부 차원의 강력한 권고로 대부분의 사기업도 재택근무를 시행했다. 노동자의 절반 정도가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덴마크의 특성상, 덴마크 도심 전체가 정지 상태였다고 할 수 있다. 레스토랑과 바, 카페에서 포장판매를 제외한 모든 취식 활동이 금지되었고, 갑작스러운 락다운으로 인한 혼란으로 학교수업도 일시적으로 중단되었다. 공포에 질린 시민들이 두루마리 휴지를 사재기하여 덴마크 모든 수퍼마켓에서 휴지가 동난 사건도 있었다.
대대적인 1차 록다운 이후로 환자수가 감소했으나, 하반기 날씨가 추워지고 면역력이 약해지며 대규모 2차 유행이 일어나 현재는 일일 감염자수가 최대 4500명까지 증가(덴마크 인구는 580만명)하였으며, 최근에도 2000~3000명 규모의 일일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는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덴마크의 연중 가장 큰 가족행사인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사태의 긴급성을 느낀 덴마크 정부는 12월 9일부터 1월 3일까지 2차 록다운을 긴급 발표했다. 2차 록다운은 부분적인 이동제한령으로서 코펜하겐을 포함한 일부 감염율이 높은 비교적 큰 지자체에서 시작하여, 12월 9일부터는 덴마크 전역을 포함하는 대대적인 이동제한령으로 확대되었다. 연말 최대 쇼핑시즌 임에도 코로나로 인해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은 문을 닫아야 했으며, 약국과 수퍼마켓을 제외한 모든 영세 사업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0년 3월 - 12월 덴마크 코로나 바이러스 일일 확진자 현황
자료원 : 덴마크 보건복지부 (Sundhedsstyrelsen)
하우스 리노베이션과 셀프 인테리어 수요 증가
재택근무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집 개·보수와 셀프 인테리어 관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또한 식당과 상점들도 휴점기간 내부수리를 실시하며 리노베이션 산업은 더욱 활황이다. 목수와 배관공 등 모든 분야의 기술자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개·보수 작업 관련 플랫폼인 쓰리뷰거틸부드(3byggetilbud.dk)의 CEO 마틴 보르그스톰(Martin Borgstrøm)에 따르면 집 수리 관련 수요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최근 20년간 최고치에 달한다고 한다. 가구점, 각종 부자재 판매점과 DIY, 셀프인테리어 제품 판매점의 매출 또한 코로나 1차 록다운 직후 급격히 상승하여 전년도 이상의 매출량을 기록했다.
덴마크 정부 또한 소비를 장려하고 기술자의 일자리를 보장하기 위해 ‘기술자 세금공제’와 ‘서비스 세금공제’를 실시하여, 리노베이션 서비스와 각종 기타 서비스를 이용할 시, ‘기술자 세금공제’는 일인당 12,500덴마크 크로네(한화 227만 3,000원)까지, ‘서비스 세금공제’는 일인당 6,200덴마크 크로네(한화 112만 7,408원)까지 세금을 공제받을 수 있게 했다.
야외활동 증가로 아웃도어 용품 판매 증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해외여행 기회가 줄어들면서 자연을 찾아 들과 바다로 덴마크 국내여행을 떠나는 덴마크인이 늘어났다. 덴마크 야외활동 위원회(Friluftsrådet)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코로나 전에는 방문하지 않았던 자연구역을 방문했다는 응답자는 4분의 1 이상이었으며, 자연구역을 자주 방문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18세에서 35세 사이의 비교적 젊은 연령대였다. 이는 운동을 즐겨하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중요하게 여기는 덴마크인들이, 각종 운동시설의 폐쇄로 인해 줄어든 운동량을 보충하기 위해 야외활동을 더 많이 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덴마크 환경청(Miljøministeriet Naturstyrelsen)의 조사 또한 2020년 3월 15일부터 5월 1일까지의 덴마크 자연공원 방문객인 전년 동기간 대비 65-160% 증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중 아마어 자연공원(Amager Hareskov)이 70-160% 증가했다. 해마다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묀스클린트(Møns Klint) 석회암 절벽지대에 덴마크 국내 여행객들이 몰려 지자체에서 일시적으로 산책로를 폐쇄하기도 했다. 정부에서도 시민들의 야외활동을 적극 권장하여 방문할만한 자연경관 리스트를 만들어서 배포하고, 캠핑허용 자연구역을 늘리는 등 덴마크인들의 야외활동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방문객으로 붐비는 묀스클린트(Møns Klint) (좌), 지자체에 의해 폐쇄된 묀스클린트 산책로(우)
자료원 : TV2 뉴스 (TV2 Nyheder)
야외활동이 늘어나며 코로나 발생 직후 현저히 줄었던 개인 보트나 캠핑 관련 제품의 판매도 다시 증가하여, 현재는 전년도 수준을 회복했다. 록다운 장기화와 매출량의 가파른 상승세로 미루어보아 전년도 이상의 판매량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요트, 캠핑 및 스포츠 장비 소매점의 매출 증가율 추이 (2019.3월 대비 매출액 증감율)
(단위 : %)
자료원 : 덴마크 통계청(Danmarks Statistik)
홈 짐(home gym)을 꾸미는 덴마크인 늘어나
유로스탯(Eurostat)의 조사에 따르면 53.4%의 덴마크인이 일주일에 두 시간 이상 운동을 한다고 응답했고, 이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각종 실내 운동시설이 폐쇄되면서 집에서 실내운동을 즐기는 덴마크 인구가 늘어났다.
유로스탯에서 실시한 운동빈도에 대한 설문
‘나는 일주일에 두시간 이상 주기적으로 운동한다’
자료원 : 유로스탯 (Eurostat)
1차 록다운 발표 일주일 후 덴마크 전역에 24개의 체인점을 가지고 있는 대표 종합 스포츠용품 판매점 스포트 24 (Sport 24)의 모든 스포츠용품이 매진됐다고 책임자 라스 엘스보그(Lars Elsborg)가 말했다. 덤벨, 운동매트, 고무밴드 등 소형 운동용품 뿐 만 아니라 실내자전거나 런닝머신 등 전문 대형 운동기구들의 판매 또한 증가했다.
수영장, 헬스장 등 각종 운동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홈트레이닝으로 눈을 돌리는 덴마크인들이 늘고 있다. 사츠(SATS), 피트니스 월드(Fitnessworld) 등의 대표 트레이닝 센터들은 발빠르게 강사들이 각종 트레이닝 레슨을 제공하는 온라인 트레이닝 서비스를 출시했다.
사츠(SATS)의 온라인 트레이닝 프로그램
자료원 : 사츠(SATS), https://beta.sats.com/da
시사점
코로나라는 특수한 전염병이 전세계를 강타하며 역사상 전례없는 생활 전반의 변화를 만들어 냈다.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및 재택근무 장기화로 등산, 아웃도어 스포츠를 포함하는 취미· 레져 활동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집 개·보수에 필요한 각종 기구와 정원용품, 홈 트레이닝 용품 등의 수요 또한 마찬가지다. 또한 덴마크 소비자들은 제품의 질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값싼 타 국가제품과의 경쟁에서도 분명히 승산이 있으며, 제조업이 발달하고 유통망이 활성화 되어있는 한국제품이 경쟁력 있다. 상대적으로 타진출 기업이 적은 북유럽국가 특징상, 덴마크 진출은 북유럽 판매의 시발점이 될 수가 있다. 따라서 국내기업들이 코로나 위기를 기회삼아 덴마크 진출을 꾀해 볼 만 하다.
(자료원 : 덴마크 세금청(Skat.dk), 유럽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 Statista, 덴마크 통계청(Denmark Statistiks), TV2 뉴스 (TV2 Nyheder), 덴마크 보건복지부(Sundhedsstyrelsen), Wood supply 기사, 덴마크 환경청(Miljøministeriet Naturstyrelsen), 쓰리뷰거틸부드(3byggetilbud.dk), 덴마크 통계청(Danmarks Statistik),유로스탯 (Eurostat), thelocal.dk KOTRA 코펜하겐 무역관 자체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