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라 아야코의 빙점/ 그의 시 고백
아프지 않으면 드리지 못할 기도가 있다.
아프지 않으면 믿지 못할 기적이 있다.
아프지 않으면 듣지 못할 말씀이 있다.
아프지 않으면 접근하지 못할 성소(聖所)가 있다.
아프지 않으면 우러러 뵙지 못할 성안(聖顔)이 있다.
아, 아! 아프지 않으면 나는 인간일 수 조차 없다.
아프지 않으면 기도하지 않습니다.
아프지 않으면 믿지 않습니다.
아프지 않으면 듣지 않습니다.
아프지 않으면 겸손하지 않습니다.
아프지 않으면 하나님을 찾지 않습니다.
그러니 고통이 우리에게 축복이고, 은혜요,
선물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미우라 아야코/고백
빙점/미우라 아야꼬
⚫소개⚫
홋카이도(북해도) 아사히가와에서 출생한 미우라 아야꼬는 아사히가와 시립여고를 졸업해 7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퇴직 후 폐결핵과 척추골양의 합병으로 13년간 요양생활을 했다.
요양 생활 중 기독교 신앙으로 귀의한 그는 병중에도 진실한 신앙과 정성어린 간호로 자리를 지켜주던
아사히가와 시 공무원인 미우라 미쓰요와 1959년 결혼했다.
‘빙점’은 1963년 아사히신문사가 주최한 창간 85주년 기념 1천만 엔 현상 공모전에서 입선한 미우라 아야꼬의 대표작으로서
1964년 12월 9일부터 1965년 11월 14일까지 아사히신문에 연재된 후 1966년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내용⚫
배경은 1946년 훗카이도 아사히가와. 병원 원장 게이조의 가정은 평온한 가정이었다.
안과 의사 무라이가 함께 일하고 있었는데 그는 원장의 아내인 나쓰에에게 연정을 느끼고 있었다.
어느 날 무라이가 나쓰에에게 강렬한 유혹의 몸짓을 보내던 장소에 나쓰에의 3살짜리 딸 루리꼬가 들어오자
나쓰에는 어린애를 밖으로 내보낸다. 집을 나가 강변으로 간 루리꼬는 거기서 살해당한다.
루리꼬를 납치하여 살해한 자는 품팔이 사이시 쓰찌오였다. 원한이나 돈을 노린 범행이 아니라
우울한 가족관계로 신경쇠약 증세를 보이던 그가 자기를 따라온 루리꼬가 울어대자 충동적으로 교살한 것이다.
그리고 자신도 자살한다. 무라이는 발병한 폐결핵 치유를 위해 요양을 떠난다.
상심한 마음에, 또 루리꼬를 잊기 위해 나쓰에와 게이조는 여아를 데려다 키우는데,
나쓰에와 무라이의 관계를 알고 있었던 게이조는 복수심에서 아내에겐 숨긴 채로 사이시의 딸을 입양한 것이다.
아이에겐 요오꼬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살인자의 흔적 없이 아이는 착하고 아름답게 성장한다.
요오꼬의 정체를 알고 있는 게이조는 처음엔 요오꼬에 대해 냉담하다가
착하고 아름답게 자라가는 요오꼬를 보면서 마음이 누그러진다.
요오꼬가 7살이 되던 해 어느 날, 게이조의 방 청소를 하던 나쓰에가 우연히 게이조의 일기장을 보게 되고,
거기엔 게이조가 친구 다까기에게 보내려고 했던 편지가 있었다. 내용은 요오꼬가 살인범 사이시의 자녀라는 것이었다.
충격에 빠진 나쓰에는 남편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에 사로잡힌다.
그간 요오꼬에 대한 나쓰에의 태도는 헌신적인 사랑이었지만 그때부터 나쓰에는 변한다.
어느 날 일곱 살짜리 요오꼬가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나쓰에는 돌연 “요오꼬! 엄마하고 같이 죽자”라고 말하더니 요오꼬의 목을 눌렀다.
그로부터 나쓰에의 냉혹한 박대가 시작되고 요오꼬는 자립을 위한 사투를 벌인다.
이 모든 과정 속에서 자기 부모의 잘못 됨을 분별하고 요오꼬에게 인간적 동정과 진실한 사랑을 아끼지 않았던 사람은
오직 한 사람 오빠 도오루였다. 어느덧 요오꼬는 중학교를 졸업하게 됐다.
졸업생 대표로서 요오꼬가 답사를 맡게 되자 나쓰에는 답사 연설을 방해하려는 비열한 궁리를 한다.
졸업식 당일, 요오꼬가 답사를 펼쳤을 때 답사문은 백지였다. 요오꼬는 백지를 접고 단상에 올라간다.
그리고 답사가 백지로 변한 상황을 밝히며 즉석연설을 감행한다. 그 내용 중 일부다.
“...저는 이와 같이 인생에는 예기치 못한 일이 여러 번 있다는 가르침을 받은 적 있습니다.
...잠시 구름이 끼었지만 구름 위에는 언제나 태양이 빛나고 있습니다... 울기를 바라는 사람 앞에서 울면 지게 됩니다...”
그 후 끝도 없이 지속되는 나쓰에의 증오와 게이조의 무관심을 견딜 수 없던 요오꼬는 마침내
게이조, 나쓰에, 오빠 도오루에게 세 통의 편지를 쓰고 자살한다. 유서였다. 도오루에게 쓴 유서 내용은 이렇다.
“지금 제가 만나고 싶은 사람은 오빠입니다. 요오꼬가 누구를 가장 그리워하고 있었는지 지금에야 결국 알게 되었어요.
오빠, 죽어서 미안해요.”
그런데 소설 종결부에 반전이 일어난다. 요오꼬가 그 살인자의 자식이 아니었다는 것.
요오꼬는 그 살인자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어느 간통 남녀의 자식으로서 떳떳이 키우기 힘든 이유로 해서
우여곡절 끝에 게이조에게 입양된 것이었다. 그리고 요오꼬는 서서히 살아난다.
⚫감상⚫
물이 고체에서 액체로 변하는 지점의 온도를 융점(融點)이라고 하면, 반대로 액체에서 고체로 바뀌는 온도를 빙점(氷點)이라고 한다.
소설 제목 ‘빙점’은 요오꼬의 유서 문장, “저의 마음은 얼어붙었습니다. 저의 빙점은 ‘너는 죄인의 자식’이라는 데 있었습니다.”
에서 해석될 수 있다. 빙점이 물을 얼게 하듯이 인간의 죄는 인간관계, 인간의 마음을 얼어붙게 만든다.
아담의 타락 후 인간과 죄는 불가결의 관계가 되었다. 죄는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에 끼어들어 훼손시키고,
나아가 인간관계 인간의 삶 인간의 사회까지를 파괴한다. 한 마디로 인간은 파멸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인간의 죄와 파멸 사이에 하나님의 사랑이 개입하는 것이며,
오직 이 사랑으로써만 인간의 절망적 생애엔 구원의 희망이 떠오르는 것이다.
인간의 죄와 파멸 사이에 개입된 하나님의 사랑을 은혜라고 하고
이 은혜가 인격화 된 분이 곧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우리는 그분을 믿어야 한다.
2022. 9. 7
이 호 혁
*원본 링크 https://cafe.daum.net/forgetmenott/JsmG/216?svc=cafeapi
[빙점]1부/인간 속에 잠재해 있는빙점, 자기의 핏속에 흐르고 있는 죄를 ᆢᆢ
https://youtu.be/NYJ-qg6IaPQ
[속빙점1부]미우라아야코/ 5시간 완독(1회-5회 한번에 듣기)
https://youtu.be/rn6V2JNtB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