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현재까지의 안양 KGC의 경기력 평가 및 앞으로의 전망을 주관적으로, 간단히 적어볼까 합니다.
농잘알이 아니라 많이 미흡한 부분이 있겠지만, 그냥 이런 견해도 있구나하고 편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성적은 무려 8승 4패로 LG와 함께 공동 2위입니다. (1등은 9승 3패의 모비스죠)
사실 안양팬이지만 올시즌은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불안요소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죠.
제가 생각했던 불안요소를 간단히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오세근, 양희종의 컨디션 불완전 : 몇 년째 크고 작은 부상과, 대표팀 차출, 긴 출전시간으로 인해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음
(2) 안양에 최적화된 용병이었던 사이먼의 이탈
(3) 안정적으로 성장, 적응 중이던 전성현, 이재도의 이탈
(4) 급변한 로스터로 인한 팀워크 불안
위에 네 가지 문제들은 단기간에 해결될 사항들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저는 시즌 초중반엔 5할 승률만 유지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라고 있었습니다.
시즌 첫 두경기에 하위권으로 평가받던 오리온과 KT에게 2연패를 당할 때까지만 해도
역시 이번 시즌은 힘들겠구나 싶었습니다.
DB에게 아슬아슬한 첫 승을 거둔 이후로 위태위태하기 5할 승률을 유지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어느샌가부터 4연승을 거두어 공동 2위까지 올라가는 모습을 보고 좋으면서도 신기하더군요.
이번 시즌 안양은 농구 스타일을 완전하게 바꿨습니다.
지난 시즌까지만해도 안양의 스타일은 오세근, 사이먼 트윈타워를 중심으로한 정통 농구 스타일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재도-전성현-양희종-오세근-사이먼의 라인업은 마치 슬램덩크처럼 전통적인 1-2-3-4-5 포지션 역할을 맡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전 5명 중에 3명이 바뀌어버리는 바람에 스타일도 많이 수정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외곽슛이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통계자료는 제가 게을러서 제시하지 못하지만, 경기를 보고 있으면 체감되는 외곽슛 시도가 굉장히 많이 늘어난 느낌입니다.
팀에서 가장 안정적인 슛터인 전성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외곽슛 팀으로 변한 것은 뉴페이스 3인방의 힘이 큽니다.
뉴페이스 3인방은 배병준-기승호-컬페퍼입니다.
그 중 특히 배병준은 개막전부터 4개를 꽂아넣더니, 자신감이 올라서인지 어느샌가 KBL 전체 3점 성공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3인방뿐 아니라, 최근 KT전처럼 필받는 날엔 양희종도 폭발력있는 외곽 능력을 보여주고 있죠.
그 외에도 최현민, 김윤태, 박형철, 이민재까지 대부분의 선수들이 어느 정도의 3점슛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국내최고의 빅맨인 오세근때문에 무작정 외곽만 막을 수도 없어서 안양의 외곽포가 더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간단히 선수별 느낌을 적어보겠습니다.
오세근 - 안양 KGC의 보물입니다.
경기 후에 테이핑을 엄청나게 하고 쩔뚝거리며 걷는 모습을 보면, 어떻게 농구를 하는건가 싶습니다.
로스터의 큰 변화에도 불구하고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언제나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직 슛감이 좀 덜 돌아온 것 같은데, 경기 중간중간 손가락을 움켜잡는 모습을 보니 역시나 컨디션 문제 같습니다.
좀 쉬면서 컨디션 회복에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
양희종 - 명불허전 안양의 주장님.
시즌 초반, 포인트가드 역할에 헤매다가 다시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수비에선 여전히 엄청난 기여도를 보여주고 있으며, 오세근과 함께 팀의 중심를 확실히 잡아주고 있습니다.
필 받는 날에 3점슛이 터지면, 그 날 경기도 터집니다.
맥킨토시 - 애증의 선수죠. 아니, 아직 애정은 부족하긴 합니다만..
할 줄 아는게 많아서 이것저것 해보려다가 헤매는건지, 감독이 시키는게 많아서 헤매는건지 모르겠습니다.
가끔씩 보여주는 플레이들 보면, 완전 민폐 레벨은 아닌 것 같은데..사실 팬심에서는 교체하고 싶습니다.
다재다능하지 않아도 차라리 림프로텍팅과 보드 장악력 좋은 벤슨 같은 스타일 선수가 와도 좋으련만...
컬페퍼 - 안양의 활력소, 안양의 재간둥이.
피지컬과 운동신경이 좋아보이지 않아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었지만, 뛰어난 스킬과 외곽 능력을 지닌 선수였습니다.
안정적이고 준수한 스타일의 선수가 대부분인 안양에서, 거의 유일하게 화려하고 폭발력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수비에서는 지나친 의욕때문인지 공격적인 수비를 하다가 쉽게 뚫리는 모습이 종종 나옵니다.
그래도 스틸로 이어지는 경우가 꽤 많고, 이번 시즌 안양 스타일에 잘 맞는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배병준 - 이번 시즌 최고의 개이득.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합니다만, LG와의 트레이드에서 숨은 보석을 얻어왔습니다.
현재 안양의 넘버원 슛터로 자리잡으며 안양의 상위권 안착에 큰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삼점슛 원툴 선수로 보일 수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수비력도 꽤 좋습니다.
요즘 모습을 시즌 내내 보여줄 수만 있다면 기량 발전상은 100%라고 봅니다.
기승호 - 애매하지만 이득인 것 같습니다.
강병현을 보내고 데려왔기 때문에, 그냥 애매한 백업 2,3번 자원으로 쓸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적응 후에는 고감도의 외곽 능력과 적극적인 수비를 보여주며
어느 시간대, 어떤 역할을 맡겨도 기대치 이상을 해주고 있습니다.
간간히 어이없는 실수를 하긴하지만, 이 정도 백업 요원은 구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최현민 - 알토란 그 자체.
상투적이지만, 종종 해설하시는 분들이 알토란 같은 활약이라는 표현을 씁니다.
요즘 최현민이 딱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세근이나 맥킨토시가 지쳐있거나 파울트러블일 때 백업으로 기용되곤 하는데,
들어갈 때마다 굉장히 열심히 뛰며 오펜스 리바운드를 잡아냅니다.
열심히 뛰어서인지 상대 파울도 자주 얻어내고, 안정적인 자유투와 외곽 능력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세근의 부담을 확실히 덜어주고 있고, 본인도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어서 굉장히 흐뭇합니다.
김승원 - 이제는 알겠다, KT와의 2대2 트레이드는 이득이었음을...
상승세이던 김기윤과, 좋은 백업 빅맨이던 김민욱을 보내고
이재도와 김승원을 데려왔을 때 많은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결과론적으로, 안양은 현명한 트레이드를 했던 것 같습니다.
이재도도 작년에 쏠쏠한 활약을 했고, 이번 시즌엔 김승원이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단순히 오세근의 빈자리를 채운다정도의 느낌이 아니라, 자신만의 스타일로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발이 조금 느리기는 하지만 준수한 골밑 수비 능력을 갖추고 있고,
스크린 능력이 뛰어나며, 미들슛도 정확하기 때문에 스페이싱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선수입니다.
김윤태 - 과연 스텝업할 수 있을 것인가...
확실한 주전 1번의 부재라는 상황에서, 가장 먼저 기대를 했던 것이 김윤태였습니다.
좋은 피지컬과 운동신경, 공격력이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불안한 플레잉 스타일과 볼배급 능력때문에 장점이 빛을 못 보고 있다고 봅니다.
나름 안양에서 뽑아서 키우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애정이 있는데요.
열심히 한다는게 느껴지는 선수이기 때문에 잘 성장하여 안양 대표선수가 되길 바랍니다.
한희원, 박형철, 김철욱, 이민재, 박재한 - 제가 잘 못 봐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승기 감독
- 능력에 비해 과소평가 받고 있는 감독이라 생각합니다.
예전까진 오세근, 양희종을 비롯해 언제나 우승후보급 로스터를 꾸리고 있었기 때문에 성적이 안 나오면 욕을 먹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시즌도 그렇고, 이번 시즌도 그렇고 선수 활용 능력이 참 좋은 감독인 것 같습니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선수들은 적절한 롤을 부여하여 능력을 극대화하고 있구요
어린 선수들은 적응할 때까진 잘 기용을 안 하는 고집을 보이긴 합니다만,(문성곤, 한희원)
결과론적으론 좋은 선수로 잘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또, 이번 시즌엔 오세근, 양희종의 출전 시간을 잘 조절하며 백업진의 성장까지 얻어가고 있습니다.
맥킨토시가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위에 올라있는 것은 감독의 역량이 크다고 봅니다.
인터뷰를 보면 선수들을 아낀다는 느낌이 많이 들고, 다른 사람의 의견도 잘 참고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감독님보다 농구를 잘 알기야 하겠냐마는, 지역수비는 너무 불안해보이는데 왜 자꾸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연습 중인거라 실전에서 테스트해보는 거라면 그럴 수도 있다고 보긴 합니다.
문성곤 복귀 이후에 3-2 수비를 하면 꽤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새벽이라 조금 감성적으로 글을 쓴 것 같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다른 분들의 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신다면 글 쓴 보람도 느끼고 참 행복할 것 같습니다.
안양 KGC 파이팅입니다.
첫댓글 지난주에 김승기 감독님도 알럽카페 회원이냐는 글이 올라온적 있었는데여
만약 회원님이시라면 렛츠고론도님에 선수평 글을 흐믓하게 보셨을 거 같습니다ㅎㅎ
지난시즌 초반 12게임을 치뤄 7승5패 보다 좋은 승률인데 맥킨토시를 바꾼다면 새 대체 선수와 한희원, 문성곤 선수 복귀시 지난시즌 성적이상을 낼지 기대되는 팀입니다
한희원, 문성곤이 SK의 최준용이나 안영준처럼 에너지레벨을 확 올려줬으면 좋겠습니다ㅎㅎ
두 선수가 잘 크면 안양의 농구가 더 빠르고 강력해질 것 같아요
김승기 감독의 스타일이 완전 달라졌습니다
일단 잘 안되는것에 보완을 바로바로 하더군요
작탐도 작년엔 진짜 고집스럽게 참고 참다가 불렀는데 올시즌은 진짜 딱 필요할때 잘 사용하고
컬페퍼 볼 운반하다가 스틸많이 당하고 양희종이 1번롤 힘들어하니까 박형철 붙여주고
여러가지로 참 유연해 진것 같습니다
오세근 양희종은 뭐 여전히 잘해주고 있고
기승호 배병준의 힘이 정말 크죠
맞아요. 예전 같으면 아직 수비 호흡이 안 맞는다뭐다해서 새 선수들 잘 안 썼을 것 같은데, 이번 시즌엔 바로 전략 수정하고 선수 기용하는 것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ㅎㅎ
성적은 나오고 경기도 나쁘지 않은데 여전히 아쉬운건 극복 못하는건 극복을 못한다는점
창원원정, 모비스전은 의뢰 지겠구나 싶다는...
Kcc 잡은건 잘했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kcc 스스로 폼이 안좋은 것이었고...
4강쯤 갈 듯...
4강도 훌륭하지만 우승가능성 없어보이는 4강이라서리 ㅠㅠ
1, 2위인 모비스, LG에게는 앞으로도 계속 힘들 것 같긴 합니다.
안양이라는 팀 자체가 오세근을 축으로 상대를 공략한다는 느낌이 강한데, 모비스랑 LG는 이종현, 김종규가 어느 정도 오세근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맥킨토시의 변화와 문성곤, 한희원의 투입이 변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격적인 수비를 추구하는 kgc인데 새로 들어온 멤버가 많아 손발이 안맞다고 합니다. 시즌 돌입했으니 시합중에 맞춰가는 과정이라 봅니다. 올시즌 공격적인 수비가 안되는 날은 한없이 점수먹을 각오하고 보고 있습니다....만 마음먹은대로 안되네요ㅎㅎ
수비에서 꼬여서 점수 먹는 날은 시원하게 먹기는 하지만, 그런 날엔 또 공격으로 여차저차 이기는거 보면 재밌더군요ㅎㅎ
3점이 강화되서인지 수비 몇번만 성공하면 10점차 정도는 언제든 따라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수비합만 더 맞으면 6강 안에는 안전하게 자리 잡을 것 같습니다.
냉정하게 아직까진 운이 많이 따르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지금의 안양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1분 1초라도 코트 위에 있고 싶어하는 백업 선수들이죠. 이부분 때문에 위기가 와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거란 기대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