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살배기 딸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발해를 꿈꾸며
아빠가 예전에 학교 다닐 때,
못했던 과목 중에 하나가 역사였단다.
그러던 아빠가 나중에 어른이 된 뒤로부터,
역사에 많은 흥미를 느끼게 되었단다.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던 역사를 알아 가는 것이 너무 재미있단다.
마치 잃었던 길을 찾던 그런 기분이란다.
그러면서, 우리 역사를 사랑하게 된 것 같기도 하고...
역사를 읽다 보면,
채워지지 않는 부분들이 있단다.
발해라는 나라도 그런 부분 중에 하나란다.
분명 우리 민족의 세웠던 나라이고,
땅덩어리도 엄청 클 정도로 번성했으며,
몇 백년을 유지했던 나라인데,
교과서에 다루는 것은 너무 적었단다.
그리고 버젓이 삼국을 통일한 신라와 함께 공존했음에도 불구하고,
교과서에는 그 시대를 통일신라시대라고 이야기했단다.
발해를 우리 민족이 세운 나라가 아니라고 스스로 인정한 셈이지..
나중에 그런 것이 전부 일본 침략기 시대의 친일 역사가들이 내세운
반도사관, 식민지 사관의 잔재란 것을 알게 되었단다.
식민지 사관에서 벗어나,
이이화 등 몇몇 역사가들은
발해가 통일신라와 있던 시대를 교과서와 달리
남북조 시대라고 정의했단다.
남조는 신라.
북조는 발해.
그래도 발해에 대한 기록은 너무 적다고 하는구나.
그래서, 발해의 역사를 복원해내기는 쉽지 않단다.
발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조선시대의 유득공이라는 사람이야.
발해의 역사를 모아 기록한 <발해고>란 책을 지은 사람이야.
아빠도 아직 읽어보지 않았는데, 꼭 읽어볼 생각이란다.
약속.
1. 김홍신
아빠처럼 발해에 대한 궁금한 사람들이 많이 있을거야.
그 중에 이 책을 쓴 소설가 김홍신이라는 분도 그런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던 것 같구나.
김홍신.
아빠는 김홍신이 쓴 책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아주 예전에 <인간시장>이라는 소설이 많이 팔렸다고 한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던 기억이 있구나.
한때 국회의원을 하기도 했었어.
아빠가 싫어하는 당에 있었는데,
그 사람은 특이하게도 자신의 당과 전혀 다른 행동을 했어.
그 당에 있는 모든 국회의원이 찬성표를 던질 때,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혼자 반대표를 던졌거든.
소신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지.
아빠는 속으로 김홍신이라는 사람든 그 당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어.
8년 연속 의정평가 1위라는 기록도 있다는구나.
그가 국회의원을 한 시간이 8년인데,
8년 연속이니 그가 국회의원에 있었을 때는 계속 1등을 했다는 이야기지.
나중에 김홍신이 자신의 색깔과 같은 열린우리당에 입당을 했는데,
안타깝게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낙선하고 말았단다.
암튼, 아빠는 김홍신을 소설가가 아닌 국회의원으로 더 기억하고 있단다.
그런 김홍신이라는 사람이 쓴 책이 바로 대발해라는 책이야.
사실 아빠도 김홍신이 이 책을 쓴 줄도 몰랐어.
어느날 인터넷 헌책방에서 돌아다니다가 알게 되었단다.
그래서 읽게 된 거구.
총 10권이야.
좀 많다고 생각되지만, 한 권당 250페이지 정도 밖에 안되는구나.
출판사의 악마 편집인듯 싶구나.
대충 줄여 8권 정도로 만들어도 될 거 같았는데 말이야.
암튼, 그런 것은 제껴두고.
이 책을 통해서 발해에 대해서 좀 많이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시현이도 아빠가 읽고 이야기해줄테니,
같이 발해에 대해 공부해 보자꾸나.
아참. 그런데 이 책은 소설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돼.
김홍신이 많은 책을 참고하였고,
직접 현장 답사까지 하였지만,
앞서 이야기했지만, 발해 역사의 기록이 적기 때문에,
사실과 사실 사이는 작가의 상상력으로 채웠다고 생각하면 된단다.
즉, 책의 전부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책을 읽으면 좋을 것 같단다.
2. 고구려의 멸망
책은 고구려의 멸망에서 시작된단다.
고구려는 연개소문이 죽고 난 이후, 급속도록 세력이 약화되었어.
큰아들 연남생은 배신하여 당나라로 가고,
나중에 고구려를 공격할 때 앞잡이가 되었지.
연개소문의 동생 연정토는 신라의 항복하고...
고구려는 연개소문의 둘째 아들 연남건이 막리지라는 직책에 있으면서,
다스리고 있었단다.
왕은 따로 있었지만, 연개소문 때부터 왕은 이름만 있는 허울이고,
막리지가 최고 권력자라고 볼 수 있어.
당나라와 신라가 연합하여 백제를 멸망시키고,
고구려를 공격하고 있던 시기.
평양성에서 고구려 깃발을 잡고 힘겹게 방어하고 있었단다.
평양성은 전부 당나라 군사와 신라 군사로 에워싸여 있었어.
고구려왕 고장은 연남건은 변방을 지키고 있던 진국장군 대중상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대중상은 아들 대조영과 함께 군사를 이끌고 한걸음에 평양성에 도착했단다.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어.
힘들게 평양성에 들어왔지만, 고립무원이었어.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고구려는 망할 것이라는 것이 눈에 뻔히 보였단다.
그러니, 내분이 일기도 했어. 그냥 항복하자는 무리도 있었던 거야.
대중상은 포위망만 뚫고 나가면, 전국에 흩어져 있는 아군을 모여 배후를 치면,
이 난국을 이겨낼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
그래서, 대중상은 아들 대조영과 날랜 군사를 데리고,
포위망을 뚫고 나가는데까지 성공했단다.
하지만, 평양성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암울했어.
평양성에 남아 있던 이들이 평양성 문을 당나라에 열어주어,
결국 항복하고 말았다는거야.
당나라는 잔인했단다.
많은 고구려 백성들을 죽이고,
당나라로 끌고가 종으로 만들었지.
그렇게 고구려는 멸망하고,
남아 있는 고구려 사람들을 정처없이 떠돌아다니는 신세가 되었단다.
3. 전진
대중상과 대조영은 뒷날을 기약했어.
반드시 고구려를 다시 세우리라 다짐했단다.
대중상은 남은 군사들과 백성들을 데리고,
태백산, 즉 백두산으로 향했단다.
태백산은 대조영과도 인연이 깊은 곳이야.
대조영이 어렸을 때 운청도사로부터 5년동안 문무를 배운 곳이거든...
그들의 피난길은 순탄하지 못했단다.
당나라 군사들의 추격하여 공격했거든.
당나라 군사들이 대중상 군대를 얕보아서,
다행히 고구려 군사들이 승리를 하였단다.
대조영은 피난가는 백성들을 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인 연설화를 그리워했단다.
전쟁통에 헤어져 어딘가에 있을 사랑하는 사람.
...
대중상은 백성들을 생각해서 태백산보다는 서옥저 지방의
고구려 성인 영봉산성에 정착하였어.
군사들을 훈련시켜 착실히 고구려 복국을 준비하였단다.
...
고구려 복국을 꿈꾸는 이들은 그들만이 아니었어.
고구려 장수였던 검모잠이 고구려 마지막 왕인 고장의 서자인 안승을 왕으로 추대하고,
고구려 복국 운동을 한거야.
그리고, 대중상에게 지원 요청을 했어.
대조영이 부대를 이끌고 검모잠과 함께 평양성 공격에 나섰단다.
그런데, 공방전 끝에 지고 말았어.
검모잠은 패배의 책임을 대조영에 몰아 붙였단다.
사실 검모잠은 대중상에게 열등감 비슷한 게 있어서 대중상을 싫어했거든.
그런 것도 작용한 것 같아.
그리고 검모잠은 욕심도 많았단다.
안승을 왕으로 삼았지만, 자신이 권력을 차지하려고 했어.
검모잠은 스스로 왕위에 오를 계획을 꾸몄어.
그래봤자 멸망한 나라의 왕인데, 왜 그런 생각을 했을까 싶단다.
검모잠은 결국 그와 뜻을 달리하는 부하들의 칼에 맞아 죽고 말았단다.
검모잠이 죽자, 왕으로 추대되었던 안승은 더이상 전쟁을 싫어했어.
신라에 도움을 청하고 신라로 파천하려고 했단다.
신라에 항복하고 안위를 도모하려고 것이었지.
대조영은 반대했단다.
그래서 대조영은 다시 영봉산성으로 돌아왔단다.
대중상은 당나라 군대가 왕성에서 급하게 복국을 하려고 하지 않았어.
일단 힘을 키우려고 했단다.
대중상은 그런 일환으로 아들 대조영도 많은 경험을 쌓게 했지.
...
당나라는 영봉산성에 대중상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단다.
그래서 영봉산성으로 쳐들어왔어.
아직 당나라군에 맞서 싸울 수 없었던 대중상과 대조영은,
홀한해라는 지역으로 이동하기로 했단다.
그곳은 원래 말갈족들이 있던 곳인데,
말갈족 우두머리인 걸사비우는 고구려와 우호적이라서,
걸사비우는 그들을 맞아들였단다.
그런데, 홀한해를 가기 위해서는 당나라군의 추격을 따돌릴 필요가 있었어.
그래서 만들어진 것인 영봉산성 사수대였단다.
그들은 패배를 할 것을 알면서 용기를 냈단다.
대중상의 조카 대원영도 자진했고,
대조영의 누이 대화인을 연모하던 장수 유시복도 자진해서 참여했단다.
천 여명의 사수대를 죽음을 대해 당나라와 싸웠지만,
대부분 죽고 말았단다.
그 덕에 나머지 군사들과 고구려 백성들은 홀한해까지 이동할 수 있었단다.
4. 세월은 흘러...
세월은 흘러 대중상은 고령의 장군이 되었단다.
당나라도 황제가 바뀌고,
욕심많은 한 여자가 황제가 되었단다.
바로 측천무후가 바로 그 사람인데, 무측천이라고도 불린단다.
그 사람에 대해 알고 싶으면,
아빠 책꽂이에서 <이야기 중국사>나,
소설 <측천무후>를 함 읽어보렴.
무측천이 황제로 있을 때,
당나라는 부패와 비리로 물들어 있었단다.
요서 지역에 있던 영주총독 조홰도 그런 사람이었어.
백성들을 못살게 굴어 자신의 배만 채운 사람이었지.
특히 고구려 유민들을 핍박했어.
자신이 마음에 든 여자가 있으면 마구 잡어들였지.
그 중에 조인구란 사람이 사랑하는 여인도 있었단다.
조인구는 대조영의 수하로, 영주 지역을 염탐하러 왔던 고구려 장수였어.
조인구는 조홰로부터 사랑하는 여인을 살리기 위해 도망을 갔단다.
대조영의 거처로 와서 사연을 이야기했다.
그 여인은 나중에 의술을 배워 의자, 오늘날 의사 같은 사람이 되었다고 하는구나.
...
당시 고구려 주변을 살펴보면,
거란족이 있었단다.
거란족의 우두머리는 이진충이라는 사람이야.
이 사람은 사실 고구려가 망할 때 당나라를 도와주었단다.
고구려가 멸망하면 거란이 나라를 세우는데 당나라가 도와주겠다고 했거든.
그런데, 고구려가 멸망해서 그 약속을 지키지 않고
많은 시간이 흘러간 거야.
그래서 거란과 당나라 사이도 별로 좋지 않았어.
약속을 안 지켰으니..
대중상과 대조영은 거란족이 고구려의 원수지간이었던 것을 알아.
하지만, 눈물을 머금고 그들과 동맹을 맺기로 했단다.
당나라를 대항하기 위해서는 거란과 손을 잡을 수 밖에 없었던거야.
그렇게 해서, 대중상은 첫번째 공격을 하게 되었단다.
고구려 유민, 말갈족, 거란족이 동맹을 맺고, 영주성을 공격했단다.
영주는 그들의 공격을 막아낼 힘이 없었단다.
악명높은 영주총독 조홰도 죽었단다.
고구려, 말갈, 거란 동맹은 영주 주변으로 세력을 넓혀 나갔단다.
그러면서도 거란족의 이진충은 마음 속으로는 대조영을 믿지 못했단다.
늘 경계를 하였지.
그런 이진충의 속을 대조영도 알고 있었어.
....
이상 1권 끝. 2권은 다음에 이야기해 줄께.
책제목 : 대발해 1 (혈로를 뚫고)
지은이 : 김홍신
펴낸곳 : 아리샘
페이지 : 255 page
펴낸날 : 2007년 07월 10일
정가 : 8,800원
읽은날 : 2011.09.15~09.19
글쓴날 : 2011.09.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