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추석
벌초는 큰성님의 몫이라 지금까지 신경을 안썼는데
성님이 무릅 관절이 않좋다고 한번만 벌초 좀 하라고 했다
다른때 같으면
"아따 성님이 재산 다 물려 받았응게 성님이 허쇼."
라고 딴 청을 피며 나 몰라라 했는데
아프다고 해서 할수 없이 몸빼 앞장세우고 벌초 길에 나섰다
벌초가는데 왜 몸뻬를 앞장세우냐면
벌에 쏘이거나 뱀에 물리더라도 몸뻬가 물려야 하기 땜시
오랫만에 가는고향이라 동네 어르신들께 모처럼 인사도 할겸
쇠고기 여남근을 샀다
쇠고기 샀다니께 먹고 살만 하네 라고 말씀 하실지 모르지만
나으 고향이 전라민국 정읍시 산외면
신문 방송에서 떠들어 대던 한우 마을 이다
쇠고기 한근에 14000원 돼기 고기 값이나 별 차이가 없다
벌초를 마치고 마을 회관에 동네 어르신들을 모셨다
어르신 이라고 해봐야 할무이 네분 할배 두분 60대 이하는 없다
고기 굽는 속도가 늦다보니 저 안쪽의 할무이에게 고기 전달이 잘 안되었다
그러자 그 할무이 왈
"니미럴 서방복 없는 년은 고기 복도 없다더니 나도 좀 줘."
옆에 있던 할배 한분이 중얼 거리셨다
"저꼭지가 작은겝지."
딴 할무이
"왠 저꼭지."
아까 그 할배
"저꼭지 큰년 서방복 있다고 안혀.....작은게 서방복 없제."
고기 굽다 말고 몸뻬와 상구옵빤 허리가 휘도록 웃었다.
그라나 이 건 웃기는 깜도 되지 않았다.
그 할배의 할무이 즉 그 할배의 마누라 큰소리로
"니미럴 근데 난 저꼭지가 큰데 왜 서방복이 없는겨."
라고 할배에게 따지듯 들이댔다.
그 할매의 말이 비수되어 할배의 가심에 내리 꼬쳐 할배를 다운 시킬 줄 알았는데
그러나 할배의 다음 한마디에
마을회관은 무너지고 말았다.
"이런 된장...그게 저통이 큰거지 꼭지가 큰겨....저탱이 큰년 숟가락 셀줄 모른다더니 딱 맞네."
돌아오는길
차안에서 몸뻬가 말했다
" 내 저꼭지는 밥값 하나벼."
"먼소리여."
"나 서방복 있잖여."
빈 말인줄 알지만 기분이 좋아 입가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흘렀다
이런걸 립 서비스 라고 하던가
그날밤 평소 1분을 못 넘기던 런닝 타임이 1시간을 훌쩍 넘겼다.
다음날 쌍코피 터져 디지는줄 알았지만
여러분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값는다고 합니다.
아내의 한마디가 남편의 어깨를 쫘아악 펴게 한다고 하죠
안 펴지면 말고
아 올해도 벌초는 또 내 몫이구나
된장할
花鬪 / 박상구
첫댓글 ㅋㅋㅋㅋㅋㅋㅋㅋ~~~~~~~~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하하하하...죄송합니다.....지천명이 되고 보니 글빨이 딸립니다
좋은 웃음을 줄수 있는 글~~~또한 살아가면서 한마디의 말이 마음에 상처가 될수도 있고 또한 큰 힘이 될수 있다는 큰 뜻을 담고 있군요 방송국 사연 당첨 1인자라구요 충분히 그리하고도 남을듯 싶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한때는 날렸었는데......이제 뒷심이 딸려라.......이제 심이 딸려 나발도 그려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