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철 교수는 10년마다 《삶의 正道》라는 책을 한 권씩 내고 있는데, 그는 자연과학(自然科學)과 인문학(人文學)의 융합적(融合的) 통찰력(洞察力)을 이끌어내는 학자이다. 그의 한국경제신문 인터뷰 기사를 중심으로 사이클로이드 우회(迂廻)곡선에 대해 알아본다.
우리가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인생의 진리로 사이클로이드(cycloid) 곡면을 꼽을 수 있다. 45도 각도의 직선 최단거리로 가는 것보다 멀지만 이 곡선으로 갈 때의 속도가 오히려 빠르다는 것이다. 인생 또한 단기에 집착하지 않고, 먼 후일을 위한 에너지를 축적하는 장기적 지혜를 쓰라는 의미이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어떤 면(面)을 타고 물체가 내려갈 때, 최단거리를 잇는 직선을 타고 내려가는 경우보다 우회곡선을 타고 내려갈 때가 더 빠르다는 사실이 이론과 실험에서 밝혀졌다. 사람은 이런 자연과학적 진리를 이해하고 활용함으로서 현명한 삶을 살 수가 있지 않을까.
출발점 A에서 도착점 B에 이르는 최단코스는 직평면이다. 정지상태에서 물체가 중력에 의해 가속되기 때문에 B점에 이를 때 최대 속도가 된다. 최대 속도가 되자 운동은 끝나므로 축적된 에너지는 활용되지 못한다. 그러나 사이클로이드 곡면에서는 A점을 출발해 기울기가 급한 전반기에는 중력가속(重力加速)을 받으면서 에너지를 축적(蓄積)하고, 후반기는 기울기는 완만하지만 축적한 에너지를 써서 좀 더 빠른 속도로 목표점에 도달할 수 있다.
매는 상공을 맴돌다 지상에 있는 사냥감을 발견하면 그냥 직진하지 않는다. 먼저 수직에 가깝게 낙하한다. 그러면서 중력가속을 효율적으로 받아 속도를 높인 뒤 먹잇감을 향해 수평 방향으로 날아가면서 낚아챈다. 조류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매가 직진할 경우 최대속도는 시속 168㎞이지만, 중력가속으로 높아진 최대속도는 시속 320㎞라고 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한국 국가대표의 히딩크 감독이 세계 정상팀과 싸우려면 기초체력부터 키워야 한다며 기초체력을 키우는 동안 한국팀은 번번이 5-0 등 큰 점수차로 패했다. 기초체력 목표치에 도달하자 한국팀은 기술과 전술훈련에 매진했고, 드디어 우회축적된 능력을 발휘하면서 월드컵 4강에 올랐다. 우회축적(迂廻蓄積)을 하는 기간에는 고생을 감수해야 나중의 원대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