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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잘하는 데에도 비법이 있습니다. 고기는 고기 잡는 방법을 안다면 얼마든지 잡을 수 있습니다. 다만, 요령을 알려주어 좀 더 쉽고 정확하게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도움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지요. 학습도 마찬가지입니다. 효과적인 공부방법을 아는 것은 학습의 효율성과 지속성에 큰 의미를 지니지요. 이번 방학에는 아이에게 더 많은 지식을 주입하기 보다는,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는 방법’을 알려주면 어떨까요?
이번 기사에서는 생각을 분류하고 체계화하는 데 도움을 주는 ‘그래픽 조직자’를 알려드리려 합니다.
여러분은 한번 즈음 ‘마인드맵’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실제 마인드맵은 이미 많이 알려져, 학교 교과서뿐 아니라 시중의 문제집, 학습지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Tony Buzan에 의해 개발된 마인드 맵은, 읽고 생각하고 분석하고 기억하는 모든 것들을 마음속에 지도를 그리듯 나타내는 기법인데요, 책 읽고 내용정리하기, 강의 필기 등 ‘정리’의 기능을 하는 마인드 맵(Note Taking)과 브레인 스토밍, 느낀점 분류와 같이 자신의 생각 ‘표현’의 기능을 하는 마인드 맵(Note Making)으로 나뉠 수 있습니다.
종류는 활용법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 지지만, 겉으로 보기에 그래픽 조직자의 형태가 같기 때문에, 마인드 맵을 언제, 어떻게 활용하면 효과적인지 알기가 어렵습니다. 즉, 자기주도적으로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데에는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지요.
그러나 지금부터 제가 소개해 드릴 그래픽 조직자는 목적이 뚜렷한, 특별한 그래픽 조직자입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사용하는지 혼돈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이 충분히 연습되었을 때, 학생들은 필요한 사고과정에 따라 능동적으로 그래픽 조직자를 통해 자료를 체계화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럼, 지금부터 Thinking Maps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Thinking Maps는 David Hyerle 박사에 의해 고안된 시각적 도구입니다. Thinking Maps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1) 시각적 도구로서 학생의 통찰력을 신장시킨다.
2) 사고능력과 이를 계획하는 기술을 통합함으로써 글쓰기 능력이 발달한다.
3) 시각적 패턴과 사고과정을 연결한다.
4) 사고의 연결고리와 뇌의 패턴을 강화한다.
5) 인지, 자료처리, 평가와 관련된 기본적 사고방법을 기술한다.
우리가 경험으로 쉽게 알 수 있듯이, 인간의 뇌는 반복되는 패턴을 좋아합니다. 사물들의 의미 없이 나열되어 있을 때, 뇌는 빠른 속도로 규칙성을 찾게 되지요. 뇌가 발견하게 된 규칙성이 일반화 되면, 학습자는 다양한 상황에서 이를 적용할 수 있습니다. 마치 2학년 때는 곱셈구구를 기계적으로 외우는 것에도 어려움을 겪던 아이가 충분히 연습이 되면 이를 활용해 보다 복잡한 문제도 빠른 속도로 풀 수 있게 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효과적인 그래픽 조직자는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정보를 의미화시켜 새로운 학습에 대한 거부감을 줄여주고 아동의 흥미유발을 돕습니다. 또한 내용을 기억하기 좋게 조직화하여 정리한 내용을 쉽게 떠올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에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제, Thinking Maps의 종류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래의 자료는 운현초등학교 박정희 교장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Thinking Maps에는 총 8가지로 나뉘어 지는데요, 그 중 대표적인 네 가지의 맵을 이번 기사에서 소개해 볼까 합니다.
첫 번째 Thinking Map은 ‘Circle Map(써클맵)’ 입니다. 이 것은 무언가를 ‘정의할 때’ 사용합니다. 왼쪽의 그림은 ‘장미’를 주제로 작성된 맵 입니다. 가운데 조그마한 원에 주제를 쓰고, 그 다음 원에 주제에서 연상되는 것들,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씁니다. 바깥의 틀은 그 이유, 즉 배경을 적어 정의된 단어와의 연결고리를 적습니다. 예를 들어, 왼쪽의 맵을 작성한 학생은 ‘장미’를 ‘선물’이라고 표현했는데, 바깥 틀으로 보아 그 이유는 생일 때 할아버지께 받은 적이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서클맵을 사용하면 사전지식을 점검하고 주제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빠르고 쉽게 나타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정보를 형성하게 된 배경을 표시함으로, 확장된 사고로 나아갈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두 번째로 소개할 것은 바로 ‘Bubble Map(버블맵)’ 입니다.
이것은 무언가를 ‘묘사할 때’ 사용합니다. 오른쪽에 ‘나’를 주제로 작성된 맵을 보면, 작은 동그라미에 주제어를 묘사하는 형용사들이 쓰여있습니다. 이것은 느낌이나 감정, 특징을 조직적으로 정리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막상 ‘나의 성격’을 설명하려면 어떤 특성이 들어가야 할지 주춤하게 되지만, 이러한 그래픽 조직자를 통해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열거하면, 훌륭한 자기소개서가 되겠지요. 버블맵는단순한 느낌이나 정서적 영역을 넘어 의견에 기초한 가치판단에 입각한 글을 쓸 때에도 훌륭하게 적용될 수 있습니다.
왼쪽의 맵은 ‘Double-Bubble Map(더블버블맵)’ 입니다.
앞서 설명된 버블맵의 응용된 형태이지요. 모양을 보면 버블맵 두개가 연결되어 있지요?
가운데 겹치는 영역에는 공통점을, 양쪽의 독립적 영역에는 차이점을 적어 두 가지 대상을 비교, 대조할 때 사용되는 맵 입니다.왼쪽 맵의 경우 안경과 만원경은 모두 렌즈를 통해 잘 볼 수 있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안경은 시력을 재고 맞추어야 하는 반면, 망원경은 초점을 조절할 수 있다는 차이점을 가진다고 정리되었습니다.
물론, 버블맵과는 달리 원 안을 형용사로 나타내지 않습니다. 이는 더블버블맵의 목적이 ‘비교, 대조’에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Tree Map(트리맵)’은 많이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가족의 족보, 조선왕조의 조직도, 전문 서적의 목차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래픽 조직도 입니다. 트리맵은 이처럼 ‘분류하기’ 의 기능을 수행하는 맵입니다.
하나의 주제에 있어서 계층과 위계성을 쉽게 알 수 있도록 정리해 줍니다. 오른쪽의 예시는 과학교과의 ‘몸의 체계’를 주제로 만들어진 트리맵인데요, ‘몸의 체계’를 주제로 하위범주인 각 영역을 범주화 하여 분류하였습니다.
이러한 트리맵은 학습내용에 있어 위계를 쉽게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귀납적 방식, 혹은 연역적 방식으로 학습한 과정을 한 눈에 정리할 수 있어 학습관리전략에도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Thinking Maps는 해외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소프트 웨어 및 가이드북이 별도로 있을 뿐 아니라, 교사들 사이에 연구회도 많이 조직되어 있습니다. 또한 정확한 활용과 확장된 연구를 위해 문학, 언어, 트레이닝, 리더십 과정으로 연수가 열립니다.
국내에서는 운현 초등학교에서 실제 Thinking Maps를 학교 전체 차원의 학습도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23일에는 1학년~6학년까지 모든 학년 수준에서 Thinking Maps를 활용한 공개수업을 실시하여, Thinking maps가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또한 특정과목에 제한되지 않고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이제 학생들의 작품을 몇 장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왼쪽 그림은 8살 학생이 만들어낸 Thinking Maps입니다. 과학을 참 좋아하는 아이인데, ‘면역’에 관해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바탕으로 서클맵을 완성했습니다. 오른쪽은 지구와 달을 비교한 더블버블맵입니다. 색깔, 크기, 특징을 비교하여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map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map을 만들게 되면,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는 학생이나 발표를 두려워 하는 학생도 쉽게 생각을 정리해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됩니다. 또한 단어에 한정 짓지 않고 그림이나 이미지로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이가 어린 학생들도 충분히 훌륭한 Thinking maps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됩니다.
Thinking maps는 고학년에게도 훌륭하고 멋진 학습도구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위 그림은 운현초등학교 학생들의 작품인데요, 왼쪽 그림은 조선 시대의 세계지도인 혼일강리역대국지도와 곤여만국도를 Bubble map을 활용해 비교한 사진입니다. 공통점으로는 등장하는 국가에 한국, 중국, 일본이 있다는 것을 지적했지만, 차이점을 비교해보면 국가 간 크기와 위치를 통해, 혼일강리역대국지도에 숨어있는 사대주의 사상을 깨달을 수 있게 됩니다.
오른쪽은 Tree map으로, 식물의 잎이 나는 모양을 기준으로 다양한 잎을 분류해 붙여놓았습니다. ‘마주나기’, ‘어긋나기’, ‘무리지어 나기’, ‘돌려나기’라는 하위체제에 맞추어 잎을 분류하니 한 눈에 알아보기에도 쉽고, 또한 다수의 무의미한 자료를 빠른 속도로 조직화할 수 있게 됩니다.
이번 기사에서는 아이들의 자기주도적 학습에 도움될 만한 가장 기초적인 그래픽 조직자를 소개했습니다.이 외에도 Flow Map(플로우 맵), Multi-flow map(멀티 플로우맵), Brace map(브레이스 맵), Bridge map(브릿지 맵)은 각각 순서짓기, 원인과 결과 분석하기, 전체와 부분 파악하기, 유추하기에 활용될 수 있는 좋은 그래픽 조직자입니다.
물론, 형태와 목적의 틀에 얽매일 필요는 없겠지만, Thinking Maps의 체계대로 정보를 조직하는 것이 적절히 반복, 연습된다면, 갈수록 복잡, 다양해지는 정보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조작하는 데 자신감을 얻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이든 학습방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왜 이것을 활용해야 하는가’를 아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방학동안 사고를 시각화하고, 또한 체계적으로 조직하는 연습을 하여 새학년을 맞이하게 될 아이들의 학습에 보다 자신감을 가지고, 효과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