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주전 정자해변 몽돌해수욕장서 각자 한병씩을 들고 나와 잠시 바닷바람을 쐬며 휴식을 하고 있다.
울산 몽돌해변서 3일간 5인의 노인들 연속으로 술마시기 바캉스
울산 술마시기 모임 후에 연속으로 몇 곳을 더 다니느라고 카페도 못 오고 술얘기가 늦었네요.
간헐적으로 더러 만나기도 했지만 옛 술꾼 5명이 1961년 서울서 첨 만난 이후 고향 울산으로
낙향한 친구가 56년만에 정식으로 초청하여 7. 17~19일, 2박 3일간 스무살 때 술 실력을 다시
재현하는 기회를 가져 아직은 살아있다는 자부심을 가졌다.
울산 친구중 여의도에도 둬번 들락였던 이규정이란 친구는 몇 해 전 교통사고로 거동이 불편해
전복죽 파티에만 참가하고 연속 술마마시기에는 기권하고 말아 사진에서 뵈는 5명이 마치 70년
김지하 시인이 담시로 읊은 5적들인양 울산역에 내려 주전 일원, 정자해변을 거쳐 몽돌해변의
제일 큼직한 펜션 3층을 빌려 베이스 캠프를 치고 술마시기에 들어갔다.
각종 해산물과 사시미와 전복 조개류 등 최상급 안주에 주종은 막걸리로 통일하고 휴식을 위해
노래방에 가서 캔맥주를 허용하는 외에는 각종 막걸리만을 마사기로 5명이 합의를 봤다.
개인적 신체조건은 고려의 대상으로 하지 않고, 그렇다고 억지로 권하거나 강요하지도 않기로
하고 천천히 술을 마시면서 캔터베리 천일야화처럼 옛 서울역에 첨 내린 소감부터 시작하여
캠퍼스 생활과 군대생활 이야기, 취직 얘기, 결혼 얘기와 자녀들 혼사 여부, 손주들 얘기, 옆방
마누라 얘기와 끝으로 현재 살아가는 얘기로 나누어 술을 계속 마시며 첫날을 꼬박 보냈다.
먼저 간 이군만 41년생, 나머지 5명은 모두가 42년생 동갑으로 신장과 체중은 달라도 음주
조건은 비슷했기에 비록 여든에 가까운 나이긴 하지만 우선 친한 친구에게 다른 건 몰라도 술에서
질 수는 없다는 은근한 경쟁심이랄까 객기가 발동해 2박 3일을 끝내고 KTX에 몸을 실을 때까지
그 누구 하나도 낙오되거나 중도 포기하는 사람은 없어 다행이었다.
스무살 때 만났던 친구들이 여든을 눈앞에 두고도 술잔 앞에선 아직도 당당하다는 게 자랑스럽고.
오죽 자랑이 없어 노인들이 무모한 음주 자랑을 했을까만 그래도 누구 하나 주눅들지는 않았다.
대충 마신 술은 3일간 1인당 18병 정도였고 20병들이 5박스가 동이 났으니 계산은 맞을 것 같다.
살 날도 많지 않았으니 이번을 계기로 앞으론 1년에 두번씩 울산, 부산, 서울을 돌며 모이기로 했다.
떠나 올 때 펜션서 도우미역을 한 곱상하게 젊은 아주머니는 계속 밤잠을 못 잤다고 하소연했다.
저리도 나이 많은 할범들이 저 정도로 마시면 반드시 한두명 사망자(?) 생길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
그래서 샌드가 농담조로 얘기했다. "술 잘 마시거나 많이 마시는 사람이 더 오래 산다"고.
그래도 酒7일을 앞으론 酒4일 정도로 줄여야 하겠다는 작심삼일은 늘 마음 속에서만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