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의 욕구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 누군가는 글로 그 욕구를 풀고, 또 누구는 그림으로 풀거나 음악으로 푼다. 새러데이포어클락(이하 에스포)은 그중 음악으로 활동하는 자치기구다. 단순히 내 것만을 취하고자 하는 그런 욕구가 아니라, 이 창작 활동을 통해 사회 참여까지 꿈꾸고 있다. 이 활동을 위해 작년 여름부터 우리는 모이기 시작했다. 우리와 함께할 친구들을 더 모집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 이번 겨울방학 활동을 준비했다.
‘운율의 시간’ 프로그램은 작사 활동이지만, 엄연히 말하면 ‘개사’ 활동이다. 갑자기 백지를 주고 가사를 적어보라면 술술 적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처음 오는 청소년도 있고, 우리도 아직 가사 쓰기에 능숙하지 못하기 때문에, 기존에 잘 쓴 가사를 토대로 개사하고자 했다. 실제로 이 방법은 나쁘지 않았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여자 모두 가사를 완성했고 이를 AI를 활용해 자리에서 바로 음악을 만들어 봤다. 비록 저작권 문제가 있으니 똑같은 멜로디를 사용하지 않고, 개사된 가사와 원하는 풍만 입력하여 아예 새로운 노래로 만들었다. AI 기술이 진짜 발전을 많이 했다고 느낀 게, 가사가 틀에 안 맞아도 그럴싸한 노래로 뭐든지 만들어냈다.
이번 프로그램에는 많은 청소년이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신선했고 큰 성과가 있었다. 내가 학교 홍보를 나갔을 때, 유독 똘망똘망한 친구가 내 말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프로그램에 참여하러 온 그를 보니 딱 그 친구인지 알아볼 수 있었다. 반가운 마음과 동시에 긴장도 됐다. 참 감사하게도 에스포 부대표인 하랑 청소년이 컨디션 이슈로 부랴부랴 참여했지만, 전혀 다운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오히려 참여자들과 잘 어우러지며 분위기를 상승시켰다. 마치 원래 알고 지내던 친구들처럼 그들은 깔깔거리며 프로그램에 끝까지 참여했다. 함께 꾸준히 활동해도 괜찮다고 판단했던 건지, 새로 온 청소년은 그 자리에서 자치기구 가입을 했다. 그렇게 에스포는 동료를 얻게 되었다. 오예!
무언가 모임이나 조직은 일정 수준 이상의 인원이 필요하다. 인원이 너무 적으면 변수가 있을 때 대비하기 어렵고, 인원이 너무 많으면 역량에서 벗어나 질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아직 너무 많은 경험을 하지 못해서 좀 아쉽지만, 아무래도 조만간 많은 인원이 지원할 것 같다. 왜냐하면 현재 에스포를 보면 그런 자신감이 생긴다. 그들은 매달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작사를 한 곡씩 만든다. 주제도 막 정하는 게 아니라 달모임을 통해 진지하게 고민해서 정한다. 꾸준한 활동은 역량이 발전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몇몇 구성원들은 보컬 연습, 누구는 악기 연습, 누구는 작곡을 배우고 있다. 무언가 재미난 게 완성된다면, 분명 이를 보고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이 생기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뭉친 우리들이 무언가 목소리를 낼 때, 더 힘이 생길 테다. 그 힘은 위로와 치유, 응원이 될 수도 있겠고, 어떨 때는 개인을 넘어 이웃과 사회의 마음을 흔들 것이다. 에스포의 행보는 무궁무진하다.
글쓴이. 김대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