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시내
유옹 송창재
다방 茶房
Cafe
찻집 茶집
모닝커피를 마셨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검은 설탕물에
계란 노른자를 동동 띄워 진한 화장을 한 마담을 앞에 두고 미스 김과 함께 품위있게 모닝커피를 마신다.
어쩌다
고뇌에 찬듯 와인잔에 도라지위스키를 마시며
버어지니아 울프를 찾는다.
그래야 인텔리였다.
카페에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비오는 날에는 쓰디 쓴 고약스런 에스프레쏘를 홀짝이며
인생은 고해임을 맹물에 적셔 마신다
사랑했던 여인을 그리며 창가 지는 낙엽을 보며 사랑의 가슴이 크게 그려진 우유빛깔의 라떼를 마신다.
찻집에는 질그릇 종바리에 뜨거운 쌍화탕을 밤 대추 잣을 띄워 수저로 퍼마시며
노리끼리한 매실차도 레몬차와 함께 첫 이슬에 말린 국화차와 녹차와 황차를 내려 마신다.
다방은 시골 영감들이 입술 붉은 마담들 손금보는 점집이 되었고
찻집은 민속촌에 나들이한 늙수구레한 중늙은이들의 응큼한 연애장소가 되었고
이제
거리는 멋지게 휘갈겨 써 이름도 외우기 힘든 양글로 쓰인 카페에는
엄마와 딸,
아빠와 아들만이 그득하다.
멋진 실내에 러시아 영화음악과 함께
손금보는 재주도 없으니 시골 다방에도 못가고
염치없이 카페 한쪽에 앉아
응큼하게 러시아 음악을 듣는 척한다.
눈을 감은 척
응큼한 찻집이 나을걸 그랬다.
이 밤에 갈 데가 없다.
왕대폿집도 없으니
불금의 혼술은 깍뚜기에 막걸리가 제격인가 보다.
첫댓글 불금의 혼술은 내일 드시죠 ㅎㅎㅎ
내일은 내일 몫이 있죠! ㅎㅎㅎㅎㅎㅎ
비싼 쌍화탕 생각이 나니
옛날 생각이 간절합니다.
이제는 왕대폿집 막걸리가 생각나지만
그나마도 그런 집이 보이지 않네요. 감사합니다.
왕대폿집!
그런 곳이 뭐하는 곳인가? 하는 이들도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