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1년 5개월을 향해 가는 러시아 우크라 전쟁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지금 러시아 우크라 전쟁은 미국을 포함한 나토와 러시아의 싸움이다. 그러니 수십대 1의 대립이다. 언론을 봐도 계산조차 안되는 엄청나게 많은 서방 언론과 몇 안되는 러시아 언론의 대립각이다. 러시아라는 나라가 원래 철의 장막에 둘러싸인 구 소련의 후예들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크렘린궁 안에서 발생하는 요상한 움직임을 서방 언론이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지 않겠는가. 그냥 서방 언론들은 미국을 비롯한 나토국의 생각과 바람을 기초로 취재하고 보도할 뿐이다. 그러니 보는 각도에 따라 엄청난 시각의 차이점을 보이는 보도가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러시아는 지금 붕괴상태인가. 우크라이나는 승전보를 울리는가. 결코 그렇지 않아 보인다. 처음 러시아와 우크라의 전쟁은 전쟁이 아니라 러시아 입장에서는 작전에 불과했다. 일개 사단정도만 보내도 일주일 정도면 함락할 것이라 판단했다. 하지만 푸틴은 잘 못 읽었다. 우크라가 함략되면 자국들에게도 큰 위협이 된다는 것을 우려한 나토의 대 단합을 간과했다. 아니 못 읽었다. 그것이 바로 푸틴의 뼈 아픈 실책이다. 그런 판단때문에 원래 자국의 정예군 투입을 하지않고 외곽부대 그리고 바그너용병들을 최일선에 배치한 것이다. 그러면 정예군은 어디에 있었는가. 푸틴은 자칫 이 전쟁으로 나토와 전면전을 벌일 것을 염두에 두었다. 그런 위기를 대비해 정예군은 남겨둔 것이다. 그런 상황과 나토의 전폭적인 지원 그리고 군사장비 보급으로 우크라는 버티고 있고 아직 러시아의 공격을 방어해 내는 것이다.
그동안 우크라 젤렌스키는 잘 버티었다. 일주일을 버티기 어려웠다고 보았던 전쟁이 1년 5개월을 끌었으니 대단한 선방을 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죽만 쑤었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그 내면을 들여다보자. 나토국에서 정말 막강한 전투기와 핵심 장비를 제공했는가. 러시아와 우크라 전쟁이라고 하지만 우크라가 러시아 도시와 핵심 시설을 공격한 것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면 그것은 러시아 우크라 전쟁이 아니다. 우크라가 러시아의 수도도 공격하고 핵심시설을 공격해야 쌍방간 전쟁이 성립한다. 그렇다면 왜 미국 등 나토는 핵심 전쟁 장비를 우크라에 제공하지 않은 것인가. 다시말해 모스크바를 공습할 장비를 제공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정말 만일 나토의 도움으로 우크라가 러시아를 함락시키고 푸틴을 제거한다면 그것은 더욱 더 국제사회를 공포스럽게 할 것이라고 서방은 판단하고 있다. 요상한 인물들이 러시아 정권을 장악하고 핵무기를 손에 넣는다 그러면 세계는 어떻게 될지 그 누구도 모른다. 천하의 미국도 중국도 나토국들들도 공포스러워질 것이다. 그래서 나토는 적당히 러시아를 피곤하게 한 뒤 러시아가 스스로 철군하는 방식을 채택하려 하였다. 우크라 동부에는 친 러시아 세력이 다수 존재한다. 국적만 우크라이지 실제로는 러시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나토국들은 러시아가 그런 지역만 가져가지 제발 우크라 동부 즉 나토국들과 국경을 맞댄 지역까지는 건드리지 말라는 묵언의 압력을 러시아에 계속 보내고 있는 것이다.
소련 KGB의 유능한 참모출신인 푸틴이 왜 나토의 그런 내면을 모르겠는가. 그래서 이번에도 대충 공격하는 척하면 우크라가 휴전을 요구할 것이고 동 우크라 지역을 친 러시아 나라로 변경시키는 선에서 전쟁을 멈추기를 푸틴도 희망했던 것이다. 하지만 나토의 계속적인 무기 공급이 이어지자 이에 고무된 젤렌스키는 이번 기회에 러시아를 붕괴시키겠다는 각오로 전쟁에 나서고 있지만 나토국들의 수동적인 지원으로 러시아의 핵심을 치기에는 너무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제 러시아 우크라 전쟁은 지리할데로 지리해졌다. 언론의 관심도 현격하게 떨어진다. 우크라 전쟁으로 지면을 채웠던 서방 언론들입장에서는 뭔가 화끈한 것이 터지기를 기다리는 순간 러시아 용병그룹인 바그너의 수장이 반란을 일으킨다. 그리고 모스크바로 진격한다.서방언론은 흥분한다. 이제 푸틴이 몰락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이다. 지겹고 피곤한 러시아 우크라 전쟁의 막이 내려질 그런 순간이 온 것이다. 하지만 서방언론의 마음대로 그렇게 되지 않았다. 아니 처음부터 그렇게 될 상황이 아니였다.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진행되는 결코 상상하지 못한 분위기가 지겨웠던 바그너 용병 리더와 러시아 국방 수뇌부사이에 갈등이 생겼고 그런 갈등이 모스크바 진군이라는 요상한 이벤트를 탄생시킨 것이다.
러시아의 최근 여론조사에서 푸틴의 지지도는 여전히 80%에 가깝다. 여론조사의 진위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러시아 국민들 대부분은 지금 러시아가 우크라와 전쟁한다고 피부로 느끼는 사람을 별로 없다. 러시아 어디에도 전쟁이라는 분위기가 아니다. 일부 자식들을 전장에 보낸 가정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전쟁은 우크라이나지역에서만 진행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낭만스럽게도 바그너 용병 수장이 탱크를 몰고 모스크바로 향하는데 주변 지역 러시아인들이 나와 환호하고 서로 웃으며 사진을 찍을 수있을까. 국민들은 동네 변두리에서 일어나는 조폭 진압 이벤트 정도로 이 전쟁을 판단하고 있다. 평소와 같이 행동하고 일상사를 행하고 사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는데 어떻게 전쟁이라고 느끼겠는가.
유럽의 나토국들은 닥아올 겨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겨울에는 예상보다 추위가 심하지 않아 그런대로 버티었지만 다가올 올해 겨울 추위가 극심하면 엄청난 에너지난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나토국들의 행동이 극과 극으로 나뉠 것이다. 어떻게 하면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를 예전처럼 공수해 올까 그것에 몰두할 것이 당연하다. 그러면 나토국의 단합은 분열될 것이고 우크라에 제공되는 무기량도 줄어들 것이다. 아니 줄 무기도 이젠 고갈났다. 미국만 제외하고 말이다. 푸틴이 노리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그러면서 어영부영 러시아 우크라 전쟁은 또 다시 해를 넘기고 내년 2024년으로 접어들 것이다.
2024년은 무슨 해인가. 바로 미국의 대선이 있다. 또 다른 세계대전 가능성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중국과 대만사태을 가름할 대만총통 선거가 내년 1월 13일에 있다. 내년에 러시아 대통령 선거도 있다. 세계 판세를 바꿀 엄청난 위력을 가진 이벤트가 꼬리를 물 예정이다. 자국의 엄청나게 중요한 선거가 눈앞에 떨어져 있는데 타국의 전쟁에 깊게 개입할 여유도 능력도 없을 것이다.
세계 어느 전쟁이든 간에 전쟁이 1년 5개월 정도 지속되면 당연히 지겹게 된다. 일단 국민들부터 너무 피곤하다. 이래 저래 빨리 전쟁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게 된다. 러시아 우크라 전쟁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휴전을 언급하는 주변국들은 많지만 어느 나라가 주도적으로 이 상황을 끊내기가 힘들게 되어 있다. 러시아는 전쟁이 없던 상황으로 병력을 후퇴시킬까. 우크라가 자발적으로 동쪽 친 러시아지역을 독립시키는데 동의할까. 양쪽 다 쉽지 않다. 러시아 푸틴은 아무 소득도 없이 전쟁만 치른 바보 푸틴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쓸 것이고 우크라 젤렌스키는 나라의 일부를 빼앗기면서까지 고집스럽게 전쟁을 한 무능한 지도자로 낙인찍힐 것이 두려운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주도적으로 나서겠는가. 나토국들이 그러겠는가. 그런 상황에 지금 놓여 있다.
그렇다면 이 전쟁은 어떻게 될까. 일단 내년 러시아 대선일일 2024년 5월 7일까지는 계속된다고 보는 것이 유력하다. 러시아 푸틴은 우크라 전쟁에서 아무 소득없이 후퇴하는 것이 대단한 악재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 내년 2024년 11월 5일 대선때까지 전쟁 상황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도 많다. 그이후 새로 당선된 미국의 대통령과 러시아 푸틴 사이의 담판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어떤 형식으로든 러시아 우크라 전쟁은 종식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우크라 전쟁은 적어도 2년 10개월을 질질 끈 단일 전쟁으로서는 최장기일 전쟁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어떻게 종전이 될 것인가. 국제사회는 냉혹하다. 자국의 이익이 항상 우선이다. 지금 국제정치계에 떠도는 해법가운데 하나가 바로 한반도 케이스다. 한국전쟁이후 남북을 분리시키고 각자 스스로의 정부를 구성하게 하는 선에서 종결시킨 바로 그 한반도 분단 구상이 유력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물론 우크라 젤렌스키는 크게 반발할 것이다. 한국 전쟁때 남한의 대통령인 이승만처럼 말이다. 하지만 한반도의 분단은 그렇게 시작됐고 이승만은 그로부터 7년동안 한국을 장악했다. 이런 저런 강압정책과 부정 투표로 정권을 이어갔다. 우크라이나가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국제 정치학계 일각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마치 민주정치를 지향하고 친미주의적인 남한은 미국 영향하에 정부를 구성하고 공산주의를 지향하고 친소주의적인 북한은 소련의 영향하게 들어가는 식으로 말이다.
한국은 올해 벌써 종전 70주년을 맞는다. 남북이 공식적으로 분단된지 70년이 된다는 말이다. 세계에서 유래가 없는 분단국의 슬픈 상황을 우크라이나에서 또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든다. 지금 상황으로보면 그렇다는 것이다. 적어도 친 러시아 지역인 우크라 동부는 러시아로 편입되든 아니면 독립지역으로 만들든 새로운 상황이 도래한다는 의미이다. 그렇게 되면 나토쪽의 우크라이나와 친 러시아인 또 다른 신생나라가 서로 완충작용을 하게 됨으로써 동유럽전선에 평화를 가져 온다는 구상이 상당히 유력하게 서방지역에서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입장에는 통탄할 일이지만 말이다. 점점 우크라이나가 한반도 분단 상황의 복제판이 되는 것같아 우려스럽고 안타까운 심정이 들지 않을 수 없다.
2023년 7월 4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