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눈병에 감기몸살까지 차태현의 컨디션은 그리 좋지 않았다. 하지만 지친 기색을 찾기 힘들었다. 오히려 '바보'를 위해 한마디라도 더하고 싶다는 열의가 느껴졌다.
'바보'는 차태현이 미혼일 때 찍어 아버지가 된 뒤 개봉하는 첫 번째 영화다. 또한 바보 승룡 캐릭터는 누가 봐도 차태현이란 배우가 잘할 수 있는 인물.
차태현은 인터뷰 말미에 "14년 연기 인생 최고의 캐릭터"라며 "다른 누가 아닌 내가 연기한 사실이 너무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바보'는 알려진대로 촬영이 끝난 지 약 2년 만에 개봉한다. "기다리는 와중에 영화사 대표에게 전화해 솔직하게 이유를 말해달라고 했다. 초반에는 내가 연기를 못해서 투자자가 돈을 뺐다고도 생각했다. 사실 계절 탓이 컸다. 겨울이 딱이거든."
지금은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한다. 평균 1년에 1편씩은 영화를 개봉했는데 지난해 아내의 출산 때문에 일을 쉬어 올해 '바보' 없었으면 공백이 생길 뻔했기 때문이다.
'바보'는 인기만화가 강풀의 동명만화가 원작. 바보 승룡(차태현)이 주위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주는 내용이다. 영화는 원작의 따뜻함을 제법 잘 살렸고 차태현은 일품의 바보 연기를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