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8승 4패로 공동 2위에 있던 두 팀의 맞대결은 '올드스쿨' 시절 농구가 떠오를 정도로 거칠었습니다. 오프시즌에 트래이드를 단행했던 두 팀인데 2쿼터 배병준이 김종규에게 '하드파울'을 하면서 경기 분위기가 가열되었고 달아오른 분위기는 랜디 컬페퍼의 손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과는 93:88 안양 KGC 승리. 창원 LG로서는 2쿼터 한 때 36:13으로 무려 23점차 리드를 했던 경기를 4쿼터 처참한 경기력으로 넘겨주고 말았고 안양 KGC는 대역전승을 통해 연승을 5연승으로 연장했습니다.
오세근에게 너무 높은 창원 LG
1라운드 맞대결 28분 5점 7리바운드 FG 1/10
1라운드 맞대결 결과는 오세근에게 매우 충격적이었을 겁니다. 운동능력이 감퇴한 오세근은 몇 시즌 전부터 자신보다 장신이거나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들에게 고전하는 경향이 있는데 창원 LG같은 경우에는 신장도 좋고 운동능력도 좋은 김종규와 메이스가 버티기에 좀처럼 공략이 쉽지 않은 팀입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1쿼터부터 메이스가 오세근을 수비했고 오세근은 3점 2리바운드라는 비교적 조용한 쿼터를 보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오세근이 좋은 선수라는 점이 3쿼터부터 증명이 되는데, 계속해서 컬페퍼와 하이포스트부터 투맨게임을 시도하며 볼 없는 움직임을 가져갔고 김종규와 메이스를 굳이 1:1로 상대하려하지 않고 패스를 받아서 쉬운 골밑득점을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런 움직임덕분에 3쿼터부터 KGC의 반격이 시작되었으며 결과적으로 1라운드 맞대결의 굴욕을 15득점 6리바운드로 어느정도 씻어냈습니다.
랜디 컬페퍼의 원맨쇼
32.8분 42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 FG 12/25, 3P 9/19
경기 40분 내내 매순간 컬페퍼가 빛났습니다. 1쿼터에 압도적인 기세로 LG에게 밀렸던 KGC는 컬페퍼의 첫 번째 3점슛이 터지면서 그나마 두 자리수 득점(11점)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1쿼터에 KGC는 FG 4/20, 어시스트 0개라는 굴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는데 그나마 경기를 풀어준 선수는 컬페퍼였습니다. 2쿼터부터 본격적으로 컬페퍼의 손이 달아 오르는데, 연속 3점슛 포함하여 3개의 3점슛을 림에 통과시키며 무려 14점을 득점하게 됩니다. 오세근마저 휴식을 주며 사실상 경기를 포기하는 분위기까지 느껴졌던 2쿼터인데 컬페퍼의 원맨쇼로 그나마 점수차를 17점차로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3쿼터 시작과 함께 매킨토시가 4파울을 범하면서 다시 한 번 경기가 끝날 위기에 빠진 KGC를 구한 선수도 컬페퍼인데 3점슛 2개를 연속 성공시키고 이게 기승호의 유로스텝에 이은 레이업까지 이어지면서 8-0 run, 순식간에 경기를 한 자리수 점수차 접전 경기로 바꿔놨습니다. 그리고 운명의 4쿼터. 컴페퍼는 경기적인 4점 플레이를 포함해 역시나 3점슛을 3개나 성공시키며 42점 득점. 팀의 5연승을 이끌었습니다. 사실 오늘 경기는 이민재의 침착함, 기승호의 활동량, 김승원의 리바운드 장악력, 오세근의 팀플레이등이 빛난 경기였지만 컬페퍼의 미친 슛감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졌을 경기였습니다. 단신 외국인 선수 제도가 주는 희열을 느낄 수 있는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제임스 메이스로 흥하고 망한 창원 LG
메이스 2쿼터까지 21점 9리바운드 FG 9/13
전반전의 메이스는 '여포'라는 단어가 떠올랐습니다. 평소처럼 3점슛을 남발하지도 않고 꾸준히 골밑 득점을 올려주는 모습에서 도저히 안양 KGC의 승리를 떠올릴 순 없었습니다. 매킨토시, 오세근, 김승원, 최현민까지 어느 누구도 메이스와 대등하게라도 싸워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3쿼터부터 김승기 감독은 수비의 변화를 주기 시작합니다. 2-3 지역방어를 토대로 메이스가 볼을 잡으면 오세근이 더블팀을 가는 방식이었습니다. 메이스는 오세근을 기다리기라도 하듯이 김종규에게 볼을 주었고 김종규는 연신 쉬운 골밑슛을 득점했습니다. 4쿼터에는 김승기 감독이 다시 한 번 변화를 줍니다. 우선 더블팀을 가는 선수를 오세근이 아닌 백코트 선수로 변경하고 메이스가 볼을 잡고 더블팀을 가는 것이 아니라 메이스에게 볼이 투입되는 시점부터 더블팀을 가서 메이스를 강하게 압박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에 메이스는 당황했고 턴오버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생긴 균열은 컬페퍼의 3점으로 이어졌고 이내 경기는 뒤집어졌습니다.
이 부분이 승부처였는데 유연했던 김승기 감독에 비해 현주엽 감독의 조치는 너무 느렸습니다. 메이스가 더블팀에 대처를 하지 못한다면 오늘 컨디션이 좋았던 조쉬 그레이를 통해서 분위기 반전을 할 수도 있었고 메이스를 하이포스트로 올려서 김시래와 투맨게임을 펼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역전이 될 때까지는 계속 메이스가 로우포스트에서 볼을 잡도록 하였고 이게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버렸습니다. 물론 창원 LG 선수들의 슛감이 너무 부진(강병현 3점 0/4, 조성민 0/2, 유병훈 0/2)했지만 그래도 그레이, 김시래라는 카드가 있음에도 메이스만 고집했던 점은 분명 아쉬운 선택이었습니다.
달라진 김승기 감독
지난 시즌 오세근, 사이먼 혹사에 사용하는 선수만 주구장창 기용했던 김승기 감독인데 이번 시즌은 심상치 않습니다. 이민재, 김윤태(심각합니다), 한희원, 배병준, 기승호, 김승원, 김철욱(성장 필요합니다)까지 골고루 사용하면서 후반전에 체력적으로 우위를 가져가는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오세근는 30분내외로 출전시간을 조절해주고 있고 컬페퍼도 힘들다는 사인만 보내면 일단 벤치로 보냅니다. 특히 김승원의 출전시간 확보는 놀랍기만 한데 자신의 강점이었던 미드레인지 점퍼는 불안하기 짝이 없지만 우선 외국인선수들 상대로도 몸싸움이 되고 빼어난 리바운드 장악력(오세근이 운동능력 저하로 인하여 터프한 상황에서 리바운드 따내는 능력은 극히 떨어집니다)까지 선보이면서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매킨토스-오세근보다 오세근-김승원이 같이 나올때가 안정감이 느껴질 정도입니다. 오늘 경기도 기승호-김승원이 적극적으로 리바운드에 가담하면서 예상을 깨고 리바운드에서 47:36으로 안양 KGC가 앞서기까지 했습니다. 출전시간이 10분 이상은 확보될 것 같은데 미드레인지 점퍼도 안정감 찾는다면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낼 것은 분명해 보이네요.
[뱀다리] 오프시즌에 네이버 라디오 '바스켓카운트'에서 창원 LG의 지난 시즌 선수단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언급이 있었는데 오늘 배병준과 나머지 선수들의 마찰을 보니 다시금 바스켓카운트 내용이 생각나는 경기였습니다. 괜히 배병준에게 가서 어깨로 밀치는 양우섭을 보다가 배병준에게 다가가서 괜찮다고 하는 김종규를 보니 김종규 팬하고 싶어지네요. 제가 김종규였다면 배병준의 '하드파울'에서 이성을 잃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첫댓글 뭐 오늘은 배병준이 잘한게 하나도 없죠.. 김종규한테 하드파울 했으니.. 상대팀 에이스한테 그렇게 했으니 동료들이 배병준한테 거칠게 대하는것도 어찌보면 당연합니다..;;
막판에 김종규가 먼저 다가가는것보고 김종규 인성 참 좋다라고 느꼈어요.. 김선형-김종규 선수보면 인성이 참 좋다는게 느껴져요 ㅎ
배병준선수가 거친 파울 하긴 했지만
양우섭도 잘한거 없던데^^;;
현감독이 동료의식 찾던데 본인팀 선수부터^^
@호야호야 배병준이 시작했는데 무슨 본인팀 선수부터죠? 배병준이 파울 직후 김종규한테 가서 사과만 했어도 과열되진 않았을겁니다. 양우섭 같은 경우는 직전에 최현민이 엘보를 썼는데 오펜스 파울 안부니까 흥분했죠.
그냥 제 3자 입장에서 봤을 때 배병준이 LG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자격지심 있는 것 같아 보였어요. 김종규한테 한 플레이 자체는 어떻게보면 떡블락인데 그 후에 팔까지 내리찍어 누르는거 보면 굳이 저렇게까지 할 필요 있나 싶더군요. 그런 플레이에서 보통 부상이 많이 나오니까요. 그리고 뭐 양우섭도 잘한거 없는거 맞긴한데 이 댓글의 의도는 그게 아닌 것 같은데 양우섭하고 현주엽까지 끌고와서 뭔 물타기를 하는지 모르겠네요.
@호야호야 본 글은 그런 의도로 쓰신게 아닌것 같은데 이런식의 댓글이 나오네요 양우섭이 바보같은 짓을 하긴 했는데 첫 스타트 끊은건 배병준 아닌가요? 넷상에서 깡패공사 깡패공사 들릴때마다 좀 좋게 들리진 않았는데 이런게 시즌때마다 계속 나오니 이런 이야기 나올만 하네라고 생각까지 드네요
@드디어국대4번이승현 저도 그런의미로 댓글단건 아니구요^^;;
배병준선수가 거친파울한건 잘못한건 맞다고 생각해요 양우섭선수도 잘한거 없다는 뜻이죠~
저도 작년까진 안양이 아닌 엘지팬이었어요
선수따라 팀 옮긴거라 그런이야기가 나올듯한 플레이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팔은 안으로 굽었나봅니다^^;;
@호야호야 네이버에서 똑같은 댓글을 본적있는데 참 아쉽네요
아무리 팬이지만 무조건 내팀은 잘못없다식은 아니라고 봅니다
@내당AIR 무조건 내팀은 잘못없다고는 안했습니다^^
배병준이 거친파울하고 그뒷 상황보고 놀라긴했고
배병준도 잘한거 없다고 생각들었는데~엘지도 그러는거 보고 똑같다고 생각한거지~무조건 내팀만 감싸는거 아니예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와 글 잘읽었습니다
글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주전혹사라는 말이 자주 나오던 안양이 이번 시즌엔 화수분 농구를 하고 있다니 신기하면서도 흐뭇하네요.
오룐팬으로써 김승원이 언젠간 한몫해줄거라 생각했습니다. 루키시절부터 우직한 몸싸움과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정교한 미들에 기대를 걸었던 선수였는데 이제야 중용되는거같아 기분이 좋네요
지금의 안양에는 기회를 얻지 못하던 선수들이 많다보니 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했던 것 같네요. 엘지는 메이스 체력 떨어졌을 때 쉬게해줬어야 했는데, 20점차가 벌어졌는데도 컨디션 좋은 그레이가 아닌 메이스를 고집하다 득점 정체가 왔죠. 한박자 빠르게 대처하지 못해 패배를 자초했습니다.
메킨토시가 수비 이해력이 떨어지다 보니 김승원ㅡ오세근 더블포스트가 오히려 더 시너지가 나는것 같습니다. 학생시절부터 지역방어를 쓰고 프로에서는 더블팀에 이은 로테이션 수비를 많이 하다보니 수비 이해도가 높습니다. 이 두선수가 승부처에서 메이스수비를 잘해준 것 같습니다
원년 안양sbs 때부터 팬이었는데 이렇게 주전 비주전 할것 없이 전체적으로 고르게 활약하는 팀분위기 첨인것 같아요 요세 너무 뿌듯합니다.
위의 글처럼 감독역량 차이가 심한것같아요. 김승기감독은 강해보이지만 유연하고, 현주엽은 선수시절 플레이와는 다르게 빳빳하네요
매킨토시 대리고 5연승이라....
김승기 감독에게서 공산농구라....
참 알다가도 모를 안양KGC네요
안양 팬질 10년정도 하는데 되게 어색해요 ㅋㅋ 한편으론 기분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