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간 생산규모 550대에 불과한 완성차업체, 업계에서 존재감 과시 -
- 셀 생산방식, 특화제품으로 사양산업인 컴퓨터 업계에서 우뚝 -
- 강소기업의 성공 공식은 ‘대기업과의 차별’, ‘새 먹거리 창출’ -
□ <자동차 업계> ‘11개 기업 중 11위 업체’가 잘 나가는 이유는?
ㅇ 일본 자동차업계는 시장규모 57조 엔(약 600조 원)에 달하는 거대시장으로, TOYOTA, HONDA, NISSAN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대거 포진
ㅇ 일본 도야마현(富山県)에 본사를 둔 미쯔오카자동차(光岡自動車)는 일본 완성차기업 중 가장 작은 규모에도 불구, 업계에서 일정 수준의 위상을 확보하고 있음.
- 일본 완성차 기업 11개사 중 미쯔오카자동차는 규모면에서 가장 작은 기업임.
일본 완성차기업 순위(‘18년 기준)
자료원: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 연간 판매대수는 약 550대로 전세계 연간 판매대수가 약 900만 대에 이르는 업계 1위 TOYOTA 그룹 대비 0.01%에도 못미치는 규모지만, 미쯔오카자동차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수 개월간 예약 대기를 해야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음.
ㅇ 미쯔오카 자동차의 주력 차종은 타 완성차기업에서 만든 기존 차량을 개조하는 방식으로 제작함. 대기업에서는 따라하기 힘든 제조공정으로 특히 매니아층의 지지를 받는 차종을 다수 발매
- 가령 미쯔오카자동차의 차종 중 가장 많이 판매되는 ‘Viewt’는 NISSAN의 주종 소형차 모델 중 하나인 ‘MARCH’를 개조한 제품으로 본래 차체를 미쯔오카자동차가 생산하는 차체와 교체하고 내장도 대폭 교체해 판매함.
NISSAN ‘MARCH’를 개조해서 만든 미쯔오카자동차 ‘Viewt’
자료원: KOTRA 후쿠오카무역관(미쯔오카자동차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
- 스포츠카 모델일 Rock-Star 역시 MAZDA의 양산형 스포츠카 차종인 ‘ROAD STER’를 개조한 것임. Viewt, Rock-Star는 모두 원형 차종 대비 2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지만 연간 생산분 이 예약 판매만으로 완판되고 있음.
MAZDA의 스포츠카를 개조해서 만든 ‘Rock-Star’
자료원: KOTRA 후쿠오카무역관(미쯔오카자동차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
- 미쯔오카자동차 제품 중 가장 고가모델인 ‘오로치’는 엔진만 TOYOTA 제품을 사용하고, 섀시 및 차체, 내장은 모두 자사가 개발한 차종으로 2,000만 엔(약 2억 원)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음.
- 해당기업 제품이 호응을 얻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기술력과 품질을 담보하기 위한 철저한 수작업에 있음. 용접 작업은 자동화기계가
아닌 숙련 기술자의 수작업으로 이루어짐. 도장 작업도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는데, 여러 기술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대의 자동차에 한 명의 기술자가 각각 배치되어 혼자서 도장작업을 모두 마침.
- 미쯔오카자동차의 관계자에 의하면 “용접을 로봇이 하면 아주 미세한 균열이 생기기 때문에 차량 개조에는 자동화기계를 도입하기 어렵고, 도장을 여러 기술자가 한 번에 할 경우 완벽하게 균일한 색상을 구현하기 어렵다”고 하며 “대량생산에 특화된 대기업에서는 흉내내기 어려운 생산방식이 충성고객을 만들어내는 우리 기업의 강점”이라 자평
ㅇ 미쯔오카자동차 제품 중 백미는 장례식에 쓰이는 영구차(靈柩車)로 큰 호응을 얻고 있음. 영구차에 국한하면 미쯔오카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일본 내 2위임.
- 해당기업의 영구차 모델 ‘류기 센터스트레치’(リュ-ギセンターストレッチ)는 TOYOTA의 ‘COROLLA FIELDER’를 개조해서 만든 차종으로 COROLLA FIELDER 차체 가운데를 절단하여 바디를 덧붙여 차체를 길게 만듬. 개조 후에도 내구성이 보장되는 차량 절단 및 접합 기술에 있어 미쯔오카자동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를 얻고 있음.
TOYOTA 차를 절단 후 바디를 늘려 제조하는 미쯔오카의 영구차
자료원: KOTRA 후쿠오카무역관(미쯔오카자동차 인터뷰를 바탕으로 작성)
- 미쯔오카자동차의 제품은 유행을 타지 않는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장기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음. 원 모델이 되는 차종을 선정할 시에도, 엔진 수명이 가장 길고 내구성이 뛰어난 것으로 정평이 난 TOYOTA 제품을 사용
- 500~1,000만 엔(약 5,000만~1억 원) 선인 영구차는 연간 150대 이상 판매되고 있음. 일본 영구차 시장에서 업계 2위에 해당하는 약 20%의 점유율을 보유, 미쯔오카자동차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고 있음.
□ <컴퓨터 업계> 사양산업에서 성장 거듭, 비결은 ‘셀 생산방식’
ㅇ 일본 컴퓨터 시장은 Lenovo, HP, Dell, Apple 등 글로벌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음.
ㅇ 최근 스마트폰의 및 태블릿의 확산으로 컴퓨터 업계가 전환기를 맞고 있음. 이 와중에 종업원 380명 규모의 중견기업, 마우스컴퓨터(マウスコンピューター, 도쿄 소재, 2006년 설립)사는 대기업과 명확히 구분되는 경영방식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음.
- 컴퓨터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침체 국면에 있는 반면, 마우스컴퓨터는 5년 연속 매출액 증가를 기록하고 있으며, 2016~18년간은 연평균 10% 이상 성장
전세계 컴퓨터 출하액 및 마우스컴퓨터社 매출액 추이
자료원: TBS 및 KOTRA 후쿠오카무역관
- 컴퓨터 분야 대기업은 대부분 규격이 정해진 모델을 자동화 설비로 일괄, 대량생산하는 방식이 일반적인데 반해 해당기업은 ‘셀 생산 방식’으로 컴퓨터를 생산함. 고객으로부터 주문을 받고, 고객이 원하는 사양 및 외양의 제품을 맞춤형으로 제작함.
- 각 부스에서 종업원이 고객의 주문표에 따라 부품을 골라 1개씩 조립하여 발송까지 일괄해서 도맡음. 대량생산에 특화된 대기업에서는 도입하기 어려운 방식이며, 주문생산의 강점인 재고 최소화를 실현
마우스컴퓨터의 셀 생산 방식
자료원: http://saiplus.jp
- 해당기업에서 판매하는 컴퓨터 중 약 80%가 주문생산 방식에 의한 것으로, AS가 신속하고 일본 공장에서 조립하는 ‘made in Japan’ 제품이기 때문에 고객 만족도 및 재구매율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임.
ㅇ 최근 마우스컴퓨터의 주 수입원으로 자리잡은 제품은 컴퓨터 게임 전용 PC인 ‘게이밍 컴퓨터’임.
- e스포츠의 활성화는 세계적인 추세임. 이 영향으로 그간 가정용 게임기나 모바일 게임이 주류였던 일본에서도 PC에 기반을 둔 온라인 게임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음.
- e스포츠를 직업으로 하는 프로 게이머나, 게임 매니아 층은 일반 컴퓨터 대비 사양이 높고 게임에 특화된 게이밍 컴퓨터에 대한 수요가 높음. 특히 중요한 부품은 그래픽보드로, 온라인 게임 중 화면 끊김이 최소화되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구현할 수 있는 그래픽보드가 장착된 PC가 인기
(좌) 프로게이머가 선호하는 그래픽보드 (우) 게이밍 컴퓨터 제품 예시
자료원: KOTRA 후쿠오카무역관
- 게이밍 컴퓨터는 게임 타이틀의 종류나 사용자 취향에 따라 사양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대량생산 방식으로 대응이 어려워 셀 생산 방식이 적합한 대표적인 분야로 꼽힘. 일본 내 게이밍 컴퓨터에 대한 수요증가는 마우스컴퓨터의 성장으로 직결되고 있음.
- 마우스컴퓨터의 코마츠 사장은 “컴퓨터는 기술의 진보가 매우 빠른 분야 중 하나로, 당사의 주문생산 방식은 향후에도 고객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함.
□ <주택설비 업계> 오로지 도어에 특화, 일본 1위 기업의 다음 한 수는?
ㅇ 일본 주택설비 시장은 5조 엔(약 50조 원) 규모로, LIXIL, TOTO, YKKAP 등 세계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기업이 다수 포진
ㅇ 일본 시코쿠(四国)에 본사를 둔 니혼후넹(日本フネン)사는 아파트용 도어(door)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임. 위에서 언급한 주택설비 메이저기업 대비 규모가 작고, 일반 소비자에게는 널리 알려져있지 않지만 주택설비 및 건축자재 업계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우량기업임.
- 주택설비 대기업은 대부분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는데 비해 니혼후넹은 오로지 도어 제품에만 특화하여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차지하고 있음.
- 주력제품인 아파트용 도어는 매년 약 18만 개를 출하하는 등, 도어 제품에 국한하면 니혼후넹은 일본 내 시장점유율 약 45%로 타 건자재 기업을 크게 앞서고 있음.
ㅇ 니혼후넹은 한 가지 제품에만 특화함으로써 얻은 노하우와 기술력으로 오랜기간 혁신적인 도어 제품을 시장에 내놓았음.
- 문을 잠군 후 벽과 문 사이에 생기는 틈을 최소화하여 방범 효과를 높인 문이나, 문의 축 부분에 공간이 생기도록 설계하여 문을 닫을 때 손끼임으로 인한 부상을 방지한 제품 등은 해당기업이 최초로 개발한 제품들임.
(좌) 일반적인 도어 (우) 니혼후넹의 손끼임 방지 도어
자료원: TBS
- 니혼후넹은 최근 처음에는 천천히 닫히다가 문이 반 이상 닫히면 닫히는 속도가 빨라지는 문을 개발, 고급호텔을 중심으로 많은 큰 호응을 얻고 있음. 캐리어를 끈 투숙객이 객실을 드나들 때 문과 캐리어가 부딪히는 현상을 최소화시킨 제품임.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닫히는 문은 흔한 제품이나 사람이 문을 통과하고 나서는 재빨리 문을 닫을 수 있도록 한 것이 이 제품의 혁신적인 부분으로 한 공구 전문메이커와 공동 개발한 제품임.
- 니혼부넹의 쿠메 사장은 “도어 전문업체이기 때문에 가능한 세심함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고객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자평
ㅇ 해당기업은 최근 전철역 승강장에 설치하는 안전문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보이며, 새 먹기리 창출에 성공
- 일본 정부 및 지자체가 정책적으로 추진하는 ‘배리어프리’(고령자 및 장애인 이용 편이를 고려한 설계) 진작의 일환으로 전철역 승강장 의 안전문 설치 및 개보수가 일본 전역에 걸쳐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
일본 전철역 승강장에 설치된 안전문
자료원: KOTRA 후쿠오카무역관
- 일본 전국에 9,500개 내외의 전철/지하철 역이 존재하며, 역마다 노선의 규격, 구조, 각종 환경이 달라 일괄 대량 생산에 특화된 대기업은 이에 대응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음.
- 니혼후넹은 도어 제조 노하우를 활용, 맞춤형 제작으로 수 많은 안건을 수주하는데 성공함. 현재 연간 5,000장 이상의 안전문을 제작하고 있으며, 향후 10년간 일정 수준 이상의 발주를 확보함.
□ 시사점
ㅇ 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소위 강소기업으로 자리잡은 기업들은 대기업과는 차별화된 경영전략 및 제품을 통해 각 업계에서 위상을 확보하고 있음.
ㅇ 또 일정 수준 이상의 성장을 이룬 후에도 끊임없는 새 먹거리 창출이 필요하며, 신규 아이템을 선정할 시에도 대기업 제품과의 차별화 및 기존에 자사가 가진 강점을 최대한 살리는 노력이 뒷받침돼야함을 알 수 있음.
- 미쯔오카자동차의 영구차, 마우스컴퓨터의 게이밍 컴퓨터, 니혼후넹의 전철역 안전문의 성공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큼.
자료원: 각 기업 홈페이지/IR 자료/인터뷰, TBS, 일본경제신문, Saiplus 및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자료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