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게시판의 이슈는 누가 뭐래도 '차기감독'일텐데
저는 개인적으로 감독에 관한 글은 이제 그만 쓰겠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은 일단 입을 닫고 지켜보는 게 한용덕 대행과 선수들을 위하는 길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제 경기를 보고 느낀 점 하나를 짧게 써볼까 합니다.
저는, 내년 시즌 한화이글스 주장은 [이대수]가 적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내야의 야전사령관이고, 시즌 초반 부진했는데 그걸 딛고 후반기에 맹타를 보여주는 모습에 신뢰를 느껴서입니다.
부담을 덜어내고 나니 수비도 예전처럼 믿음직 해졌죠.
주장은 나이도 적당해야 되지만, 기본적으로 야구를 잘해야 되는데,
이대수는 거기 적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중계를 보고 마음을 바꿨습니다.
내년 주장은 누가 뭐래도 [김태균]이 맡아야 된다고 말입니다.
아직은 2001년 신인때 기억이 많이 남았지만, 어느새 중고참이 되서 나이도 적당해졌고
어제 경기에서도 3안타 2타점을 때려낸 훌륭한 야구실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경기 끝나고 인터뷰에서 보여준 팀을 향한 그의 마음 때문이 너무 멋져서입니다.
김태균이 그랬다죠. 감독 경질이 발표된 날
후배 야수들에게, 야구장에 반바지 입고 나오지 말라고 말입니다.
감독님 마지막 가시는데 예의가 아니라고.
사실 저는, 저런 군대식 규율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내 밑으로는 이거 하지마" <--이런식의 리더쉽이 성인 선수들에게 통할리 없다고 보거든요.
그런 것들로 아무리 똘똘 뭉쳐봤자, [기량]하고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믿기도 하고요.
하지만 선수단이 하나의 조직이고,
그 조직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힘을 다해 함께 움직여야 한다면
그런식으로 중심 잡고 분위기를 이끌어 나가는 선수가 필요합니다.
그러니까, 반바지를 입냐 긴바지를 입냐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충격이 컸을 동료 선수들 사이에서, 중고참급 4번타자로서 먼저 나서 분위기 다지는 모습을 보였다는 게 중요합니다.
시즌 초 연패에 빠졌을 때, 선수단이 삭발하고 나온 적이 있죠.
그때 선수단에 머리를 짧게 깎자고 제안한 사람이 김태균입니다.
동기와 후배들은 물론이거니와,
선배들에게도, "한화 출신 선수들은 깎았으면 좋겠다"고 정중하게 제안했다 합니다.
비록 삭발한 선수들의 머릿수와 승률이 정비례하진 않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이 "연봉 많이 받고 돈값 못한다"며 깎아내리는 것과는 달리
김태균은 늘 그렇게 선수단의 단합을 위해 앞장 섰습니다.
여러분, 생각해보세요.
올해 김태균이 경기 끝나고 수훈선수 인터뷰 할때
아나운서가 꼭 '4할'이나 '올 시즌 목표'를 물어보지요.
그때마다 김태균은 늘 같은 대답을 합니다.
'지금은 팀이 어려우니까'
'4번타자로서 내 몫을 좀 더 잘해야 되는데'
'선수들이 잘 칠때 내 페이스가 떨어져서 미안했는데, 이제 감각이 올라오니까 앞으로는....'
그의 인터뷰에서 [4할타자 김태균]은 늘 뒷전입니다.
오직, [한화이글스 4번타자]만 있을 뿐이죠.
우리는, 어쩌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번타자를 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내년에 그가 [캡틴] 완장을 달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P.S_김태균의 4할 도전이 실패로 끝날 확률도 높긴 한데
그가 왜 역대급 타자고, 15억 연봉이 아깝지 않은지 간단하게 한번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연봉 15억은 계약금을 뺀 금액입니다. 그러니까 [4년 60억] 이러면 이택근-이범호와 별 차이 없는 금액이죠.
자, 돈 얘기는 그만하고 성적 얘기를 해봅시다.
거두절미. KBO에서 3,000타수 이상 들어선 타자들의 역대 통산 타율을 한번 보죠.
김태균도 말년에 통산 AVG가 좀 떨어질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지금 얼마나 잘 치는지 한번 보자고요.
1위 장효조 .331
2위 김태균 .317
3위 양준혁 .316
4위 이병규 .312
5위 데이빗 .312
6위 김동주 .309
7위 이대호 .309
8위 이승엽 .306
역대 최고급 야수인 이종범은 왜 없냐고요?
통산타율이 .296이니까 없습니다.
김태균은 똑딱이니까 타율만 높다고요? 홈런왕도 한 번 밖에 못했으니까?
에이, 그럴리가요.
3,000타수 이상 선수 중 역대 장타율 기록도 한번 올려드리겠습니다.
1위 이승엽 .614
2위 김태균 .534
3위 심정수 .533
4위 데이빗 .532
5위 양준혁 .529
어떻습니까?
출루율과 OPS순위에서도 김태균의 이름은 2~3번째 안쪽에 있습니다.
그런데, 역대 통산 타율-출루율-장타율 모두 3위권 안쪽에 드는 유일한 선수가 바로 김태균입니다.
장타율 1위 이승엽은 타율-출루율이 3위권 밖이고
타율-출루율 1-2위인 장효조와 양준혁은 장타율이 3위권 밖입니다.
앞서도 말씀 드렸지만,
우리는, 어쩌면 역사상 가장 위대한 4번타자를 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후배들에게 입김이 먹히는 주장이려면 기본적으로 야구를 잘해야 되는데
이 지점에서 김태균은 너무 완벽한 선수입니다.
뒤뚱뒤뚱, 뭔가 허술하고 웃긴 이미지 뒤에 숨어있는
KBO 올타임 베스트급 완전체 4번타자니까요.
첫댓글 저도 김태균 선수 참 좋아합니다...1번선발님 글 보니...김태균선수외에 마땅한 주장감도 없네여....글타고 주장맡았다고 성적 떨어지면 안좋은데...ㅋㅋ
멋진글입니다,,, ^^
ㅋㅋㅋㅋ 인정합니다^^
인터뷰때도 말도 참 조근조근 잘하고 리더쉽도 어느정도 있는거 같고..
(3년전 회사 게시판에 자기소개란이 있는데 거기다가 꿈에 김태균선수와 결혼하는것.. 이라고 적었라는..
나이 27살 묵고 ㅋㅋ 여튼 결혼해도 최고로 좋아하는 선수입니다!!)
넉넉한 뱃살안에 넘쳐나는 에너지~!! ㅎㅎ
인정...
인정합니다!! 1표 던지고 갑니당 ^^
인터뷰할때보면.. 개인적인거보단 항상 팀이 우선이더군요...
아무래도 프랜차이즈 스타라서 그런것도 있겠지만.. 그런 그의 입장에서 지금 한화이글스는...
어떻게보면 실망덩어리일수도 있는데 그런팀을 추스르고 다독이는거보면 확실한 주장감이지요 ㅎㅎ
김태균 선수 욕먹는거 보면 너무 속상함 ㅠ
딱 1% 부족합니다 -- 우승만 시켜 주면 완벽한 타자로 인정
달타냥님은 선수 한명이 팀을 우승시키는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시나요?
통산 타율에 80년대 선수는 장효조가 유일하내요. 그땐 경기수가 적었으니까.. 의외로 김재현, 박정태가 이종범처럼 3할이 안되는군요. 내후년이면 김현수가 김태균 바로 밑에 들어올거 같군요!
김현수는 지금 .322입니다. 내후년 기준이라면 김태균 위로 들어올 확률도 높습니다.
김태균이 내년에도 올해처럼 고타율을 해줄 기대감에 그만^^
아는 동생이 일하는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30만원어치 먹고 가길래 엄청 놀랫다 합니다. 먹는거 만큼 실력도 최고인 선수^^ㅋ
ㅋㅋㅋㅋㅋ 빵 터졌습니다 ㅋㅋ
30인분의 위엄!^^
1인분이 비싼가보죠^^
저도 어제 인터뷰보면서 같은 생각 했습니다! 김태균이 적임자인거 같아요~
3번타자에 중견수 데이비스.. 보고싶네요. 타율과 장타율 모두 놀랍네요
김태균 선수가 쓴소리도 좀 할 줄 알아야 하는데....그게 걱정입니다.
저는 더러운 헬멧 볼때마다 김태균 선수가 참 노력하는 선수구나 느낍니다. 손이 미끄러지지 말라고 바르는 것을 언제든 묻힐 수 있기 위해 헬멧에 묻혀놓았기 때문이라죠.
엠엘비 매니 라미레즈도 더러운 모자 썼습니다ㅋ 김태균선수는 우승할때까지 그모자 쓰겠다고 했던거 같은데 과연 모자를 바꿀 수 있을지ㅋㅋ
주장까지 맡으면 심적인 부담이 더 커져 타격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입니다. 한주장도 너무 안타까웠구요.
근데 한화에서 경험, 나이, 실력 (최소한 주전급) 고려하니 김태균외에 대안이 마땅히 대안이 없네요.
1,2번과 김태균 선수 앞뒤에 있는 3,5번 선수들도 제 몫 잘해줬으면 좋겠습니다. 혼자 너무 고군분투 하는 것 같아요. 타점왕 했으면 좋겠지만 현실이 안습입니다.
타점은 운이 정말 많이 작용합니다. 앞에 주자가 없으면 제아무리 배리본즈라도 타점올리기 힘들죠ㅋ
가장 가까이에 존재하고 '현역' 에다가 '젊기' 까지 해서 사실 잘 몰라보고 있는것 같습니다.. 8개구단 통틀어 최고의 4번타자이지요
이런글 왜 안올라 오나 했는데 1번선발님께서 올려주셨네요. 작년 먹튀를 15억이나 주고 데려온 구단에 타팀팬들이 엄청난 비난을 했을때도 분명 다른선수는 몰라도 태균이는 보란듯이 해낼꺼라고 글을 올린적이 있었는데....맞습니다. 태균이는 해낼 능력이 있고 원래 천재였기때문에 믿고 있었습니다. 이제 나이도 있고 하니까 주장도 할수 있죠....대전출신의 타격천재가 머지않아 이글스를 지도하는날도 기다려집니다.
공부잘하는친구는 반장하기 싫어합니다.
김석류씨와 김효린양이 한 야구천재의 멘탈을 이렇게까지 바꿔놓는군요^^
15년 후 차기 한화 감독 노리고 있는 거 아닌가요?
내년이기대되는데요. 후
데이비스 그립네요. 저는 역대 최고 용병이 데이비스라고 생각합니다.
찬성!!^^
아..정말..류현진선수 김태균선수에게 팬으로서 정말 미안하네요.둘만 너무 고분분투 하는것 같아서..ㅠ
좋은글 잘 읽고갑니다~^^
그놈의 일본 커리어 땜시 김도망 김도망.. ㅠ ㅠ 타팀팬들이 너무 놀리더군요.. 진짜 계약금도 이택근 이범호 정도일뿐이고..그리따지면 성적도 못내는 범호는 뭐가 되는지.. 역대급맞습니다 맞고요 ~
이승엽이 일본갈때 괜히 태균이를 지목했겠습니까 그러고보니 선감독일본갈때도 정민철코치를 지목했었죠 글쓰신분 말씀대로 멘탈이 제대로 박힌선수죠 근데 주장은 안됩니다 태균선수는 성격상 싫은 소리를 못하거든요
멋집니다
누가 뭐래도 최고의 타자입니다 일본 안가고 쭉 있었으면 기록 다갈아 치우는건데...하지만 아직 30 밖에 안됐으니 몇개 정도는 먹을수 있을겁니다
투수가 주장 안한다지만 찬호형이 뭐라도 하면 좋을 듯... 그렇다고 투수조장 하면 폼이 안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