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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3일 월요일 김상진, 이예림, 이정아, 이효정, 최규호가 만났습니다.
김승철, 심선진은 읽은 책을 공유해 주었습니다.
이정아 선생님이 처음 참여했습니다. 환영합니다.
이예림 [투명하지만 깨지지 않는] 박상아, 부키
늘 다정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산다. 매일 같이 하는 생각이지만, 여전히 부족하고 또 부족하다. 아이들을 매일 만나는 선생님이 예쁘고 반짝이는 아이들 마음, 말씨를 가득 담아둔 책이다. 이 모든 말을 다 들어본 지금 내가 따뜻한 사람이 된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윤채야, 어제 어땠어?"
"재밌었어요!"
"그래? 어렵진 않았어?"
"진짜 진짜 어려웠어요. 다른 애들은 빨리 잘 따라 하더라고요. 선생님이 저는 점심시간에 와서도 연습해야 한대요."
"그래도 계속할 수 있겠어?"
"네! 잘 안되는데 그냥 해 보려고요. 악기 연주 같은 거 진짜 해 보고 싶었어요." 29쪽
무언가로 세게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내가 하는 말이 곧 철학이 되고, 가치관이 된다고 생각해서 더욱 신중하려는 편이다. 어떤 걸 '어렵다'고 말하면 다가가보지도 않으려 할 듯해서 주변 친구들도 "와 이거 진짜 어려운데?"라고 하면 그 말을 들은 나는 "와 진짜 쉽지 않겠다"라는 말로 애써 바꿨었다.
글 속에서 타악기 합주를 위한 동아리에 들어간 윤채는 처음 해보는 악기이고, 악보 볼줄도 모르지만 어렵다는 걸 바탕으로 할 수 있는 최대로 열심히 하려 한다는 마음가짐만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었다. 중요한건 '어렵다'를 외면할게 아니라,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다음을 생각하는 거였다!
그저 하고 싶으면, 해 보는 것. 그게 전부였다. 31쪽
이 생각은 나도 늘 있었지만, '어려움'을 '어려움'으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했다!
함부로 단정 짓지 않으면, 아이들의 약점은 더 이상 약점이 아닐지도 모른다. 믿어 주는 만큼 아이들은 나아간다. 82쪽
이 글을 읽는 지금도 현장에서 내 자세를 되돌아본다. 앞서서 생각하지 말아야지, 충분히 시간을 가져야지. 자주 떠올려볼수록 단단해지는 듯하다. 모쪼록 또 한 번 더 다짐해본다.
이효정 [돌봄의 시간들] 권범철, 김미정, 신승철, 이무열, 전형민, 조기현, 조명아, 모시는사람들
책은 돌봄을 인간 삶의 전 과정 속에서 바라본다.
인간은 생애주기에 따라 절대돌봄(유년기), 자기돌봄(청년기), 서로돌봄(커플기), 배치돌봄(장년기), 다시 절대돌봄(노년기)으로 이어지는 돌봄의 이야기 구조 속에서 살아간다(p.5). 이 구조는 돌봄이 특정한 시기의 문제가 아니라 삶 전체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궤적임을 보여준다. 그동안 막연하게 흩어져 있던 돌봄에 대한 생각들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는 경험이었다.
저자는 사건과 제도, 관계로서의 돌봄, 세대와 젠더, 가치로서의 돌봄, 그리고 지역과 가정, 커먼즈에서의 돌봄이라는 아홉 가지 시선을 통해 돌봄이 우리의 삶과 노동, 관계를 어떻게 구성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돌봄에 대한 몇 가지 익숙한 오해를 짚어낸다. ①돌봄은 여성의 일이거나 약한 사람에게 제공되는 것이라는 인식, ②정상과 비정상을 구분하는 이분법적 사고, ③돌봄을 신체를 직접 돌보는 행위로만 한정하는 관점, 그리고 ④자기돌봄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타인을 돌보는 행위로만 축소하는 시선들이다. 이러한 내용은 그동안 내가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돌봄의 경계를 다시 돌아보게 했다. 무엇보다 이 책이 내게 준 가장 큰 인사이트는 '노동 또한 돌봄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이었다. 그러나 이 책은 아픈 사람 역시 보호의 대상에 머무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삶을 능동적으로 이어가는 노동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노동은 단순히 경제활동이 아니라 자신의 역할을 회복하고 공동체와 관계를 맺는 과정이며, 그 자체가 또 다른 돌봄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관점은 돌봄을 바라보는 내 시선을 크게 넓혀 주었다. 특히, 그 동안 ‘회복적 삶’을 지향하며 실천해 온 나에게 돌봄은 누군가를 보호하는 행위가 아니라, 역할과 삶을 회복하도록 돕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해주었다. 바로, 돌봄은 누군가를 대신 살아주는 일이 아니라, 각자가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관계와 역할의 회복을 돕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결국 돌봄은 특정한 사람만의 책임이나 특정한 대상에게 제공되는 서비스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들어 가는 삶의 방식이라는 사실을 다시 정리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돌봄의 시간들]은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돌봄의 의미를 다시 정의하게 한 책이었다. 특히 노동 또한 돌봄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은, 돌봄을 서비스가 아니라 삶과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으로 바라보게 했다. 그동안 흩어져 있던 돌봄에 대한 생각들이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되었고, 돌봄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 또한 한 걸음 더 넓어지는 시간이었다.
이정아 [원씽] 게리 켈러, 제이 파파산, 구세희 역, 비즈니스북스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
요즘 느끼는 것은 복잡한 세상보다는 한 사람에게 너무 다양한 역할과 많은 일이 부여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 일로서 치부해버리고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에 매진하며 많은 것들을 소화하려고 애썼다.
그게 잘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많은 일을 해내는 것을.
하지만 원씽에서는 그렇게 살면 안 된다(?)라고 얘기를 하며
나에게 경고를 하는 것 같았다.
할 일을 하나씩 지우는데 시간을 보내며 우쭐해 할일이 아니고 성과와도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말에 머리가 띵하며
그동안 할일들을 모두 해치우면서 오늘 개운하다! 잘했다! 라고 생각한게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원씽에서는 계속해서 말한다.
방향과 의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결국, 스스로에게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면서 내 삶에서 중요한 부분들의 단 하나를 찾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며 사회복지사인 나 자신에게도 질문을 던져보게 되었다.
‘나는 사회복지에서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인가?’
아직 나의 ‘단 하나’를 명확하게 찾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요즘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멈추지 않으며, 나만의 관점과 방향을 만들어가는 사회복지사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중요한 일만 파고들어라 19쪽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다. 사람들은 일의 양에 따라 성과가 점점 더 쌓기를 바라는데, 그렇게 하려면 빼기가 필요하다. 더 큰 효과를 얻고 싶다면 일의 가짓수를 줄여야 한다.
내 안의 거인을 깨우는 법 125쪽
큰 삶을 추구하라.
큰 일을 두려워 하지 마라.
크게 생각하고, 목표를 높게 잡고, 대담하게 행동하라.
인생은 질문이다 137쪽
철학자 볼테르 ”사람을 대답이 아닌 질문으로 판단하라”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 “신중한 질문은 지혜의 절반을 차지한다”
질문을 하면 비판적 사고가 가동된다.
직선 코스로 가라 168쪽
우리 삶에는 ‘단 하나;를 실행에 옮기고 탁월한 성과를 올리는데 필요한 간단한 공식이 있다.
목적의식 / 우선순위 / 생산성
목적의식을 행동으로 옮길 때 필요한 우선순위고. 생산성이 높은 사람들은 목적의식에 의해 일을 시작하고 그것을 나침반과 같이 이용한다. 그리고 목적의식의 안내를 따라 자신의 행동을 좌우할 우선순위를 정한다.
생산성을 높은 사람들은 목적의식과 우선순위에 대한 생각이 분명하다.
오래된 미래가 건네는 조언 264쪽
후회하지 않는 삶, 가치 있는 삶.
자신의 선택임을 모두 깨달음.
매일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일을 하도록 해라.
최규호 [정오의 총알] 이수명, 문학과지성사
거칠게, ‘총알의 튀어오름’을 두 층위로 나눠서 살펴보았습니다.
1)홀로의 발發
2)접속(접촉)의 발發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것은 거미를 가지고 논 일이다.
내가 제일 잘한 것은 곧 눈을 뜨고 앞을 바라본 일이다.
거미가 가버린 곳을 바라본 일이다.
「맨발」부분
어떤 낱말이든 너무 꽉 붙들면 안 된다.
나에겐 인간이 없다. 인간은 창밖 저기 거리에서 신속하게 걷는 자들이다.
나는 도무지 밖으로는 나가지 않는 멀쩡한 하루
「스노우사파이어」부분
이 시집에서 화자는 대체로 집에 혼자 있습니다. 혼자 거미(아마도 글이나 시)를 가지고 놀고 추종합니다.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학자, 예술가, 시인의 모습입니다. 그러면서 밖에 있는 사람들과 자신의 ‘근본적 다름’을 인지합니다. 헤르만 헤세를 읽으며 일차적으로 발견할 수 있었던 이원론적 구조(고결함이나 진리, 참 존재를 추구하는 주인공의 세계와 범속함과 욕망, 피동성으로 점철되는 대다수의 세계)를 여기서도 발견합니다.
물론 이런 분류 자체가 시의 주제는 아닙니다. 시인은 홀로, 너무 꽉 붙들지 않은 채로 집에 가만히 있었을 때
아무 이유 없이
위반 없이
스노우 사파이어가 펼쳐진다
「스노우사파이어」부분
이런 튀어오름이 발생한다고 적고 있습니다.
해설 부분에 시인의 과거 대담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의식은 과부화가 걸려 있다. 관련의 과부하 말이다. 시간, 공간, 사물들 모두가 체계와의 관련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다. 시는 이 관련을 해지하는 것이다”
“관련의 과부화가 사라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모든 일들이 돌발적으로 출현하게 된다. 다시 표현해보자. 모든 운명의 돌발성이 전면화된다.
관련의 해지는 한편 사물들의 새로운 관련으로 응수된다. 사물들은 우리를 놀리는 듯이 이상한 관련을 맺는다. 기형적인 짝짓기이다” 124-125쪽
놀랍게도 지난번 책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과 매우 유사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다채로운 기술로 우리를 중독시키는 관심경제와의 관련의 과부화를 해지하고, 도구화할 수 없는 충만함 그 자체의 삶으로 관심을 기울일 때 이미 존재하고 있던 놀라움과 신비들이 발견될 것이라는 메시지.
이런 은둔하는 내향적인 구도자에게 대단한 관계맺기를 요구할 순 없습니다. 최소한의 느슨한 접촉이면 일어나는 일이 있습니다.
눈앞에
거미 대신
첫 번째 사람이 맨발로 포장도로를 걷는다
두 번째 사람이 맨발로 걷는다.
세번째 사람이 맨발로 걷는다
날씨를 살피려 일어선다
내가 오늘 한 것은 포장도로를 위해
차를 마시고
「맨발」부분
방충망을 사이에 두고 나는 너와 마주하고 있다. 너는 비로소 차분해진 것인가, 언제든 죽은 것처럼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망에 붙은 벌레를 떼어낼 필요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방충망을 가볍게 치니 매미는 정오의 총알처럼 솟아오른다.
「정오의 총알」부분
거미 대신 바깥을 살피기 시작합니다. 바깥을 위하는 마음이 일어납니다. 집안과 집밖의 경계인 방충망을 사이에 두고 바깥의 생물을 마주보기 시작합니다. 울지도 않고 죽은 듯 앉아있던 매미가 그 경계를 살짝 건드렸을 때 우리를 놀라게 하는 돌발적인 사건이(어쩌면 매우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인데 좀처럼 일어나지 않던 무언가가) 되어서 나타납니다.
끝으로 살면서 읽은 고양이에 대한 가장 적절한 문장 하나를 덧붙입니다.
고양이는 공기를 통과하는 법을 보여준다. 공기를 피해가는 법
「노트」부분
김상진 [레이디 맥도날드] 한은형. 문학동네
실존 인물인 맥도날드 할머니에 작가의 상상력이 가미된 소설입니다. 주인공은 맥도날드 한 지점에 매일 와서 10시간씩 아무것도 주문 안 하고 그냥 테이블을 차지해서 사람들이 맥도날드 할머니라고 불립니다. 주요 인물인 다큐멘터리PD 신중호는 베이지색 트렌치코트를 정갈하게 차려 입고 언행에 기품이 있는 그녀를 '레이디 맥도날드'라고 불러요. 레이디 맥도날드는 집없이 맥도날드, 스타벅스, 새문안교회, 일본문화원을 돌아다니며 생활합니다.
그들이 만나는 사람들은 대개 화가 나 있고, 자신을 제어하기 힘들고, 그래서 목소리가 크고, 예상할 수 없는 반응을 보일 때가 많다. 상식적이지 않다고도 할 수 있고, 또 어떻게 보면 상식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 일을 하면 할수록 상식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상식이라는 단어는 상대적이고, 파괴적이고, 기만적이다. 모두의 상식이 다르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야기를 들어주면 달라진다. 처음에 있던 그 사람은 어딘가로 사라지고 다른 사람이 나타난다. 이야기를 들어주고, 또 들어주고, 계속 들어주면 그들은 수줍어진다. 그래서 자기들이 원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고 은밀한 고백이라도 하는 것처럼 속삭이기도 한다. 부끄러워하면서. 그러고는 말하기 시작한다. 자신에 대하여, 원래의 자신에 대하여.
그들은 기다리면 언젠가는 진짜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궁금한 이야기 Y>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다보니, PD가 만나는 사람은 보통 '특이한'을 넘어 '이상한'이라는 라벨이 붙는 사람입니다. 그들을 인터뷰하려니 '상식적이지 않'은 반응이 나타나곤 하죠. 하지만 PD는 특별한 영업비밀이 아니라 '들어주면' 달라지고 '기다리면' 진짜 이야기를 꺼낸다고 합니다. 방송 인터뷰의 기본도 경청과 기다림이군요.
“그럼 어떻게 하죠?”
신중호는 레이디의 룰에 따르기로 한다. 그녀가 이끄는 대로 하기로. 이럴 때는 그렇게 하는 게 가장 좋다.
“뭐라고 부를까요? 정해주세요.”
“그럼 그럼.”
레이디가 웃는다. 갑자기 아이처럼 웃어서 신중호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른다.
“네?”
“총명한 청년이에요.”
“제가…… 청년은 아닌데요”라고 말하면서 신중호는 뒷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는 레이디에게 처음으로 칭찬을 듣고서 기분이 좋아졌다. 청년이라고 불릴 만한 시기는 한참 전에 지났지만 이렇게 불리니 기분이 좋기는 하다. 민망해서인지 웃음이 난다.
“김윤자씨.” 레이디가 말한다. “따라 해봐요.”
호칭을 정합니다. 어르신이라고 했더니 자신이 어르신다운 행동을 하지 않아 어르신이라고 하지 말라고 해요. "뭐라고 부를까요? 정해주세요." 하니 웃으며 칭찬한 뒤 이름으로 불러달라고 하지요. 길에서 생활하고 다들 맥도날드 할머니라고 부르며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느라 들어볼 일없는 자기 이름으로 불러달라는 거죠. 역시 알아서 하기 보다 정중하게 묻는 것이 좋겠습니다.
거창한 건 아니다. 신선생에게 했던 것처럼 누군가와 말을 좀 하고 싶고, 이야기를 하면서 맛있는 밥을 먹고 싶다. 그리고 목욕을 하고 싶었다. 목욕을 하고 나서 밥을 먹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러고 나서 죽는다면 이 세상과 잘 이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중략)
그리고…… 죽기 전에…… 목욕을 하고 싶다.
맛있는 걸 먹고 싶기도 하지만, 맛있는 것은 무한했다. 끝이 없었다. 또 아주 금방 배가 고파질 터였다.
목욕은 다르다. 시간이 흐르면 다시 더러워지겠지만 먹는 것에 비해 충족감이 오래간다.
따뜻한 무엇과 접촉하고 싶다. 목욕탕 물의 온도는 사람의 체온보다도 높으니까. 목욕탕의 물은 식지 않으니까.
그러고는 다시 태어난다. 나 혼자.
그리고 죽는 것이다.
깨끗하게 다시 태어나서 깨끗하게 죽는다.
그래서 그녀는 목욕을 하러 갔던 것이다.
마침내, 김윤자는 소원을 이뤘다. 그리고 하나의 소원을 더 이루기 위해 계속해서 기도를 했다.
레이디 맥도날드는 취재에 응하며 가끔 카메라를 끄고 PD와 대화하고, 맛있는 밥을 같이 먹고, 목욕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나중에 동창들이 집을 마련해 주겠다고 해도 거절하고, 헤어샵에서 발목까지 오는 긴 머리를 정리하자는 이야기도 거절합니다. 레이디 맥도날드는 타인이 제시하는 것 말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자 합니다. 특히 목욕에 큰 의미를 부여하죠.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고 당사자에게 무엇이 더 필요한 지는 당사자가 정하는 게 맞지요. 그게 진짜 욕구겠지요. 레이디 맥도날드의 마지막 소원은 소설에서 확인하기 바랍니다.
레이디 맥도날드를 대하는 신PD의 말과 태도에서 기록학을 공부하는 심선진 선생님이 떠올랐고 당사자를 만나는 사회사업가가 계속 생각났습니다.
오지원 [기후돌봄] 신지혜 외, 산현글방
여전히 지하철을 오가며 이 책을 읽고 있다.
기후와 돌봄이 끌렸을지도 모르고, 책의 철학적 내용이 나를 이끌었을지도 모른다.
책은 여러명의 저자들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구를 살리기 위해 탄소를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는 나오고 있지만
이미 그와 같은 이야기는 많이 들었던 터라 그렇게 다가오지 않는다.
우리가 쓰는 전기보다 공장에서 쓰는 전기가 더욱 많다는걸 알면서 부터..
공장에서 나오는걸 우리가 쓰니 연결 된것이겠지만.
이 책에서 저자들은 연대를 말한다.
생산의 연대, 성장의 연대가 아니라 생존의 연대를 말한다.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돌봄을 가지고서 말이다.
모든 인간은 취약하다는 말로 시작하는 이 책은. 나 스스로에게도 다가서는 말이 많았다.
혼자 있는 인간들은 모두 취약하다.
연대하고 돌보는 인간들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것이 이책에서 저자들이 이야기 하는 말들이다.
취약성. 돌봄. 이 말들이 복지에만 관련된 말이 아니라는 것이.
더욱 흥미로웠다.
학창시절 풀이 눕고 다시 일어난다는 시의 한 구절처럼.
이 책들의 말은 나에게 그렇게 다가 왔다.
우리 각자는 서로를 돌보면서 우리가 된다. 우리는 각자 이해관계를 조정하면서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돌보는 감각 속에서 연결되고 그 연결을 통해 집합적 주체를 이룬다.
이들이 말하는 돌봄은 생존과 연결되어 있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데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말한다.
누군가를 돌보는 가치절하된 일들이 서로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되고,
결국 각자의 삶을 세우는 기반이 된다.
돌봄의 이익을. 돌봄의 힘을. 돌봄으로서 연대하는 사람들의 힘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작다고 생각하는 돌보는 그 행위가 결국 그 사람을 살리고, 나도 살리는 매개체가 됨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었다.
이 책은 다소 딱딱하고, 다소 진부한 이야기들이 섞여 있으나,
돌봄의 놀라운 역할에 대해 깨닫는 기회를 주었다.
돌봄의 가치를 인정하는. 높이는 정책을 만들 수 있기를
현장에 귀기울이며, 묵묵히 살아내는 이들의 힘을 받쳐주는 정책을 도출할수 있기를
희망하고 바란다.
아름답고 곱고 선하다 라는 프레임에 벗어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심선진 [말을 부수는 말] 이라영. 한겨레출판
1. 책을 알게 된 계기
<1980 사북>이란 영화를 너무 보고 싶어서 겨우겨우 보러갔다. 이라영 작가님의 쇳돌이 함께 있었다. 당일 GV에 이라영 작가님도 함께 이야기했는데 너무 좋았다. 인터뷰는 끝이 나도 우리의 일상은 계속 된다는 말이 내 마음을 찔렀다. 이 작가님의 책들을 다 읽어보고 싶었다. 쇳돌도 쇳돌이지만, ‘말을 부수는 말’의 이야기들이 너무 좋았다. 여러 질문들이 올라왔다. 이라영 작가의 책들은 공통적으로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의문을 던지는 것 같다.
나는 과연 정확한 또는 적확한 언어를 쓰고 있을까?
타자의 고통을 어떤 언어로 기록하고 해석할 것인가?
왜 창작의 고통은 숭고하게 여겨지지만, 육체노동의 고통은 상대적으로 경시될까?
왜 남성의 나이듦은 성숙, 숙성으로 여성의 나이듦은 낡음으로 소비될까?
2. 책 소개
예술사회학자 이라영의 [말을 부수는 말]은 우리 사회의 왜곡된 권력 언어를 해체하고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를 복원하고자 하는 시도다. 고통, 노동, 젠더, 나이듦 등 21가지 화두를 통해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단어가 어떻게 특정 집단을 배제하고 불평등을 재생산하는지 분석한다. '유아차'나 '완경'처럼 정확한 이름을 붙이려는 노력이 곧 인권 의식의 성장임을 강조한다. 권력의 언어에 의구심을 품고 정확하게 말하려는 의지가 곧 '저항의 언어'가 된다는 것이다.
3. 여러 생각들
- 정확한 언어의 힘: 작가는 '정확하게 말하려는 노력'이 곧 저항이라고 말한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단어 중 권력의 시각이 담긴 것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정확한 언어로 바꿀 수 있을까? 그래서 인터뷰가 너무 힘들다. 아니 말하는 것 자체가 힘들다. 말을 고르다 보면 멈칫 거리게 된다. 모든 것에는 타이밍이라는 게 있다. 말을 고르다보면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무지해서 어쩔 수 없이 쓰게 된 말들, 내 안에 얼마 있지도 않을 말을 고르다 고르다 뱉어낸 말들. 정확하기 보다 적확한 단어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 침묵당하는 목소리, 능력주의의 함정 : 왜 어떤 고통은 사회적으로 명예를 얻고 조명받는 반면, 어떤 고통은 '비명'으로만 남게 될까? 목소리의 불평등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일까? 나에게 가장 큰 감정은 억울함이다. 기득권은 자신의 특권이 조금이라도 깎일 때 불공정이나 억울함을 말한다. 반면 진짜 생존을 위협받는 약자들의 억울함은 무능력의 대가로 묵살될 떄도 있다. 사람을 통과하는 말들을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자신들의 피해 사실을 스스로 존재를 끝없이 증명해야하는 끔찍한 피로감과 울분에 짜증이 난다. 당사자는 너무 지치겠지. 과연 이러한 거지 같은 사회분위기 속에서 피해자들이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가. 말을 점유하는 권력층들의 이야기들에 짜증이 났다.
4. 발췌
언제나 고통에 대한 생각이 멈추지 않는다. 나의 고통, 타자의 고통, 삶은 고통의 한복판에 있고 갖가지 방식으로 그 고통을 견딘다. …. 대체로 권력의 크기에 따라 제 고통을 더 말하고 타인의 고통을 덜 듣는다. 목소리의 불평등은 사회 구조적 불평등의 결과인 동시에 원인이 되어 악순환한다. 속임수로 가득한 권력의 언어는 소수자와 약자의 언어를 봉쇄하고 짓누른 채 연대를 방해한다 . 오직 제 고통만 생각하는 권력은 피해자의 위치까지 점령한다. 그래서 권력의 크기 만큼이나 억울함의 목소리가 크다. 7쪽
고통이 없어서가 아니라, 왜 특별히 이름을 얻어야 하는 고통인지에 대한 의문이 더 큰 탓이다. 고통에 대해 말하지 않아도 물어봐준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권위를 가진 고통이다. 인정받는 고통은 명예를 얻는다. 그렇기에 그 고통을 감수한다. 나아가 고통에 대해 수치심 없이 말할 수 있으며, 그 말하는 목소리는 세상에 울린다. 12쪽
청자가 있는 고통은 조명받는다. 그러나 남들이 들어주는 고통은 절반의 고통일 뿐이다. 언어로 정리할 수 없거나, 비명이 되어 쏟아지는 소리로만 존재하여 고통의 청자를 만날 수 없을 때, 그래서 그 고통이 철저히 소외될 때, 고통은 진정 고통으로 존재한다. 설명되지 않는, 혹은 아무도 설명을 요구하지 않고 듣지 않으려는 몸의 고통을 구체적으로 말하는 일은 그 자체로 운동이다. 22쪽
돈도 효도 자원도 없는 이들은 수시로 위험에 처하지만 노인학대는 아동학대처럼 공분을 일으키지도 않는다. 늙어갈수록 외모만이 아니라 문화적으로도 세월에 열심히 저항해야 자기관리 잘하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78쪽
언어는 정치의 장이며 정치는 언어의 장이다. 공적 발화를 하는 사람일수록 타인의 억울함을 번역할 권력을 가진다. 그들은 위치에 따라 자신들의 억울함을 '공정'이라는 개념으로 번역하는 동시에 타인의 억울함을 무능력의 대가로 취급한다. 115쪽
질문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되살리는 행위다. 당신의 고통을 고백해주세요. 당신의 경험을 들려주세요.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해 개인에게 다가가 폭력의 경험을 들려달라고 한다. 듣기를 원하는 이 마음은 때로 피해자 개인에게 또 다른 방식의 폭력이 된다. 오직 이야기를 뺏기만 할 뿐 말하는 사람의 고통을 쉽게 간과한다. '나'는 그래서 재촉하지 않는다. '말할 수 없음'의 상태, 그 침묵의 상태가 녹음되도록 한다. 145쪽
김승철 [사회사업개론] 김세진, 구슬꿰는실
지금 내가 소속된 사회사업 현장에서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강점을 기반으로
사회사업 3대 방법(개별, 집단 그리고 지역사회사업)을
(지금의 사안과 상황에 맞게) 통합하여 실천하는
과정과 사례를 안내하는 책 [사회사업개론]
이 책을 보면서
지난 날에 읽었던 두 권의 책,
[사회사업, 애정 만큼의 실력을] 에 소개된
선배, 동료, 후배 사회사업가들의 실천 사례들이 떠올랐습니다.
(파란 글씨를 클릭하면 지난 날에 쓴 독서후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왜 그렇게 실천했는지에 대한 근거와
과정을 해석하는 관점(기준)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제게 인상 깊었던 부분은
'욕구'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브래드쇼의 사회적 욕구 네 가지'
'매슬로우의 욕구 5단계 이론'
그리고 '소극적 욕구와 적극적 욕구' 에 대한 내용을 보면서
당사자가 느끼고 있을 혹은 느끼는 욕구를
사회사업가가 자기 언어로써 표현하게끔 거들되,
때로는 둘레 사람들과 어울림, 교류를 통해 깨닫게 하여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이 되고 표현하게 하는 과정을 설계하는 게
사회사업가로서 역량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때 사회사업가가 지지해야 하는 욕구는
소극적 욕구(=결핍, 고통 줄이기) 보다는
적극적 욕구(=의미, 가치 지향) 를 지지해야 하며
이를 당사자가 자기 강점으로써 이뤄갈 수 있게 도와야 함도 깨달았습니다.
사회복지사로서,
지금 내가 있는 이 현장에서,
당사자의 삶을 빛나게 도우며 지역사회의 인정을 생동하게 하는
사회사업 실무 과정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며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싶은 현장 실무자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나는 누구인가(사회사업가)' '그는 누구인가(당사자)' '여기는 어디인가(실천 현장)' 이 세 가지 근원적인 질문을 중심에 두고, 우리 실천의 방향성과 본질을 되짚어 보려 합니다. 그 과정을 통해 사회사업 중심에 놓인 '인간다운 삶'이라는 궁극적인 목표를 잃지 않게 돕고자 합니다. 2쪽
사회사업가도 처음부터 완벽한 소명의식과 올바른 태도를 갖추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실천 중심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면 흔들려도 조금씩 나아갑니다. 실천을 거듭하며 조금씩 다듬어집니다. 무엇을 바라보며 나아갈지를 정하는 일이 실천의 시작입니다. 12쪽
"당사자는 스스로 자기 삶을 변화할 힘과 가능성을 지닌 주체다." 이 관점은 이어질 사회사업 실천 방법론이 왜 관계 지향적이고, 무엇 때문에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정당화하는 명분이 됩니다. 실천은 기술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사람을 어떤 존재로 바라보는가에서 시작합니다. 19쪽
미시(개별사회사업)-중간(집단사회사업)-거시(지역사회사업) 실천이 따로 분절되지 않고 하나의 흐름 안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할 때, 지역사회의 공동체성을 만들어 냅니다. 또한 사회사업가가 어떤 태도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연결하는지가 통합 실천의 완성을 이끌어냅니다. 53쪽
중요한 건 언제나 완벽한 태도가 아닙니다. 서로 배우고 조율하며 '함께하려는 마음'을 놓지 않는 일입니다. (그럼에도, 어느 때는 내려놓고 물러나기도 합니다) 실천은 내가 얼마나 선한지를 드러내는 일이 아닙니다. 관계 속에서 조금씩 배우고 익혀가는 태도입니다. 74쪽
욕구는 관계와 경험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드러나고 실천의 방향을 결정짓는 실마리가 됩니다. 또한 당사자의 잠재된 욕구는 '만남'과 '관계' 속에서 생동합니다. (...) 욕구사정은 당사자의 자기결정권과 자주적인 삶을 실현하는 데 기초가 됩니다. 85쪽
당연히, 생존고 안전에 직결되는 긴급한 욕구 지원은 필수적입니다. 다만, 이때 사회사업가는 '임시로, 신중히, 최소한으로' 지원하는 원칙을 따릅니다. 긴급 상황을 넘기면, 그 뒤로는 삶의 방향성과 자기결정 능력을 회복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실천을 전환합니다. 92쪽
총체적인 삶은 '완전무결한 상태'가 아닙니다. 문제가 있어도 그 이상의 강점이 사람 안에 있다는 믿음, 그래서 해볼만한 일을 찾을 수 있고, 그런 일을 함께할 누군가가 있다는 믿음. 바로 이 믿음이 사회사업 실천의 바탕입니다. 결국 사회사업은 '무엇을 도와주었는가'보다, '당사자가 자기 삶을 어떻게 살아내게 되었는가'를 끝까지 묻는 실천입니다. 95쪽
이 책은 사례를 통해 하나의 '정답'을 전달하려는 게 아니라, 실천가들이 자기 현장에서 새로운 실천의 실마리를 발견하고, 자기 실천을 돌아보는 성찰 도구로 활용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구성했습니다. 그렇게 현장의 복잡성과 다양성 속에서도 여전히 사회사업다운 실천이 가능하다는 용기와 영감을 함께 전하고자 했습니다.
나아가, 한 가정이라도, 한 가지 사업에서 도전해보기를 권합니다. 누구나 자기 자리에서, 한 가정과 해볼 만한 일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새로운 실천의 문을 여는 첫걸음입니다. 148쪽
2026년 8월 서울 책사넷 모임 안내
일시 : 8월 24일(월) 저녁 7시 30분 ~
장소 : 가양4종합사회복지관 2층 빨강방
참여자 : 참여를 원하는 당신!
준비물 :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 1~2권
신청 : 기존 참여자 외에 참여를 원하는 분은
비밀 댓글 혹은 연락책에게 문자 남겨주세요.
연락책 : 김상진 (010-7308-2433)
첫댓글 읽으면서 들은 내용 다시 되새기며 공부가 되었습니다. 늘 정리해주심, 감사합니다
김상진 선생님~ 고맙습니다. 찬찬히 다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