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지 [에술가의 사랑] 2012.09.08 >
'샤넬 No.5'
괴테는 친구의 약혼녀인 샤를로테를 보고 첫눈에 반해 짝사랑하게 됩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썼습니다.
수필가 피천득도 열일곱 살 되던 해에 만난 아사코를 그리워했습니다. 그리고 <인연>이란 수필을 쓰게 됩니다.
소설가 김유정은 휘문고등보통학교 시절 목욕탕을 나서는 명월관 기생 박녹주를 보고 첫눈에 반합니다. 김유정은 "너를 사랑했다"는 혈서를 쓰며 2년 동안 열렬히 구애를 했으나 박녹주로부터 단 한번의 답장도 받지 못했습니다. 문학청년의 짝사랑은 소설 <두꺼비>의 소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니체가 좋아했던 여자는 루 살로메였습니다 뛰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여자는 아니었습니다. 옷차림도 늘 수수했죠 스물한 살의 살로메를 로마 베드로 성당에서 처음 만난 니체가 이런 멋진 인사말을 남겼습니다.
“여기 우리는 어느 별의 인연으로 만나게 되었을까요?”
그녀에게 거절당한 니체는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걸작을 펴냅니다
릴케도 스물둘에 서른여섯의 살로메를 만나고 내 뇌가 심장처럼 뛰고 있다고 실토했습니다. 프로이트는 그녀를 나이 쉰에 만났습니다 이때 살로메의 얼굴엔 주름이 지고 몸엔 군살이 끼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당당했습니다 누구에게도 경제적으로 종속되길 원치 않았고 지적으로도 어떤 주의나 사상에서 벗어나 있었으며 자기 운명의 주인으로 살아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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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라 슈만 |
스무살의 브람스. 마흔셋의 스승 슈만. 서른넷의 슈만의 부인 클라라.
스승의 부인이 자꾸만 여인으로 보이다니... 브람스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억누르며 타오르는 연정을 연료로 <피아노 소나타 2번>을 작곡합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헌정합니다.
슈만과 클라라 사이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슈만의 나이 스무 살 때 열 한살이던 연주실력이 뛰어난 클라라가 오른손 약지를 다쳐 피아노를 칠 수 없는 슈만을 대신하여 그의 곡을 완벽하게 연주하며 처음 만났고 클라라가 열여섯 살이 되었을 때 연서를 보냈습니다.
클라라와 브람스.
어쩌면 둘의 사랑은 부부라는 형식적 틀에 얽매여야만 지속될 만큼 약한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상대가 어디에 있어도 무엇을 해도 어떤 제도적 승인을 받지 않아도 두 사람의 심리적 결합은 공고했습니다.
그래서 브람스는 간혹 다른 여성을 만났어도 클라라와 떨어질 수 없었던 거죠. 브람스는 클라라가 세상을 뜬 후 매사에 의욕을 잃었습니다. 11개월 후 브람스도 예순네 살을 일기로 클라라의 뒤를 따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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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드 |
상드와 헤어진 뒤 뮈세의 시는 진지해졌습니다. 사랑을 알기 전 재기발랄하고 경쾌하게 시를 쓰다가 이별을 경험하고서는 그 비통함을 승화시키는 작품을 내놓습니다. 인생이 잠이라면 사랑은 그때 꾸는 꿈이라는 뮈세의 고백.
폰 메크 부인과 단절된 상태에서 작곡에만 매진하여 나온 작품이 그의 마지막 교향곡인 비창, 차이콥스키의 비창 초연이 끝나고 9일 후에 콜레라에 감염되어 갑자기 세상을 뜹니다. 그날은 메크 부인과 관계를 끝낸 지 3년째였습니다. 크 부인도 차이콥스키가 죽은 후 두 달 만에 생을 마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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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넬 |
샤넬은 스트라빈스키를 진정으로 사랑했습니다. 실패한 작곡가 가난한 유부남이라는 단점은 눈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격정을 겪은 후 샤넬은 샤넬 넘버 파이브를 출시했고 스트라빈스키는 명곡을 만들어 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