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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네 고을을 밝혀
파로호(破虜湖) 짙은 운해 돌이 된 방랑자여
단풍은 황홀한가 추곡약수(楸谷藥水) 시큼해도
네 고을 밝혀준 등대 반짝이는 민족혼
* 사명산(四明山 1,198m); 강원 양구 화천. 양구의 진산으로, 도솔지맥이 흐른다. 태백산맥의 줄기인 내지산맥(內地山脈)에 속하는 산인데, 서남쪽에 죽엽산(竹葉山 859m), 동남쪽에 봉화산(烽火山 875m) 등이 솟아있다. 이산에서 양구, 화천, 춘천 일대는 물론, 멀리 인제까지 4개 고을을 조망한다는 데서, 이름이 연유했다. 오르다 보면 대문같이 서있는 ‘문바위’가 나타나고, 더 올라가면 바위가 겹친 ‘첩바위’가 보인다. 임진왜란 때 민병대를 조직해 왜군과 맞서 싸운 전장(戰場)이기도 하다. 서쪽으로 운해가 장관인 파로호(破虜湖)가 펼쳐진다. 가을에는 오색단풍이 고와, 양구팔경(楊口八景) 중 제3경으로 꼽았다. 하산 길은 보통 남쪽 ‘추곡(楸谷)약수’(춘천)로 잡는다. 이 약수는 1백여 년 전 발견된 것으로, 위장병, 빈혈, 신경통, 고혈압 등에 좋다고 알려졌다. 또한 양구는 우리국토의 정중앙에 위치하며, 해안분지(亥安盆地, 일명 펀치 볼) 등 볼거리가 많다. 참고로 중국의 四明山은 절강성 영파부의 서남쪽에 있다. 꼭대기의 방석(方石)이 마치 4면의 창(牕)과 같아, 그 가운데로 일월성신의 빛이 통한다고 한다.(불교사전)
* 양구의 백자토(白磁土)는 유명하다. 한편 펀치 볼 무청 시래기도 알아준다.
* 두 발 달린 짐승이 어디를 못가겠는가?
* 졸저 『학명』 4-3 ‘양구8경’중 제3경 ‘사명산’ 시조(284면) 참조. 2019. 6. 20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제 1-297번(242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62. 꼬깔 쓴 산
낮다고 얕보지 마 지도읽기〔讀圖〕 예사 아녀
산비탈 솟구치니 찌르레기 호호 웃고
꼬깔 쓴 풍물패에게 장단 맞춘 꼬맹이
* 꼬깔봉(420.5m); 강원 춘천 홍천, 춘천지맥. 산은 고깔형상이다. 야트막하지만, 길 찾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명색이 산이랍시고, 정상에 삼각점도 있고, 통신탑이 설치되었다. 추곡고개에서 올랐는데, 갑자기 고도가 높아져 의아했다. 우리가 등산할 때는 아무 것도 없었는데, 지금은 멋진 오석(烏石)으로 ‘꼬깔봉’ 표석을 세웠다. 무리지어 다니며, 신나게 합창하는 찌르레기도 탁란 조류이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제 1-92번(109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63. 맛없는 용머리
때로는 맛없는 산 맥(脈)길도 싫증나지
발목 쥔 철쭉가지 허리 감는 명감덩굴
전율(戰慄)이 흐른 철탑은 용대가리 짓밟고
* 용두산(龍頭山 551m); 전남 장흥 화순. 호남정맥. 용의 머리 모습이다. 명감나무, 산딸기나무, 산초나무 등으로 말미암아, 많이 찔리고 긁혀 찌증이 났다. 따로 기술할 내용이 없다. 그날 산행을 마치고 내려선 북쪽의 ‘피재’가 마침, 용이 피를 흘리고 도망간 곳이라는 전설뿐이다. 명산은 아니나, 호남정맥 당일 종주구간 중 빠트리기 섭섭해 하나 넣었다. 산에 철탑이 많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제 1-435번(330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64. 연기 오른 봉화
비석은 살이 쪘나 억새는 비쩍 말라
심통 나 남해(南海) 보니 조망이 멋지부러
항아리 닮은 봉화대 파란 연기 펴올라
* 봉화산(烽火山 484m); 전남 화순 보성, 호남정맥. 정상에 봉수대가 비교적 잘 보존되었으며, 석비와 휴게(休憩)공간을 만들어 놓았다. 전망이 좋아 그런지, 인근에 최근 활공장이 들어섰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제 1-262번(220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65. 계향 짙은 곳
능선은 밋밋한데 두 강을 갈라놓아
억새가 수다 떠니 음유시인(吟遊詩人) 설 곳 없고
계수향 짙은 산기슭 쌍산의소(雙山義所) 고적해
* 계당산(桂堂山 580.2m); 전남 화순 보성, 호남정맥. 솔가지에 핀 설화(雪花)와 억새가 좋다. 능선은 밋밋하나, 서쪽으로 영산강 지석천 상류가 흐르고, 동으로는 보성강의 그릇 주암호 상류가 흘러 분수계(分水界)를 이룬다. 북으로 용암산, 남으로 예재와 화학산으로 이어진다. 마을 서편능선 위에 폭 약1.5m의 유황굴이 있는데, 과거에 유황을 채굴했다 한다. 산 일대를 쌍산·쌍봉 또는 쌍치라 부른다.
* 쌍산의소(雙山義所); 화순군 이앙면 증리에 있다. 1994년 전라남도 기념물 제153호로 지정되었다가, 2007년 8월 3일 사적 제485호로 변경된 한일의병 유적지다. 한말 의병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를 제공한다. 2010년 9월 24일 주변 37필지 3만1259㎡를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추가 지정했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제 1-31번(65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66. 은빛 수석
계류 낀 오솔길에 어사묘 한적하나
불개미 우글대니 송림은 한결 짙어
수석도 은빛이어라 개척암장 멋지고
* 은석산(銀石山 455m); 충남 천안시 병천면. 좌향(坐向)이 좋고 산세가 수려하다. 수석이 아름다워 시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솔숲이 우거졌는데, 천적인 불개미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연유로 송충이가 없다고 한다. 은석골 입구에 고령 박 씨 재실이 있고, 계류를 낀 등산로가 호젓하다. 정상은 박문수(朴文秀) 어사 묘와, 기우단(祈雨壇)이 있다. 남쪽 ‘병천암’이라는 큰 바위에, 천안시 ‘알파인클럽’이 등반길을 개척했다. ‘개목고개’를 사이에 두고 200m쯤 뚝 떨어지다가, 다시 작성산(鵲城山 497m)으로 솟구친다. 병천은 순대로 유명하며, 인근 매봉산 밑에는 유관순 열사의 사당과 생가가 있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제 1-466번(351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67. 백금 빗 챙기기
산속에 무슨 보석 앞 다퉈 가지 마라
낙타릉 타고 올라 쌍꺼풀 진 눈〔目〕을 보게
암봉은 병렬(竝列)로 섰지 눈〔雪〕 맞으니 백금 빗〔梳〕
* 보석봉(寶石峰 985m); 강원 평창. 거대한 보석이 솟아난 듯 기이한 암봉군이다. 아래는 육산인데, 위는 괴석들이 불거져 손가락 모습이다. 눈이 쌓이면 백금 빗처럼 보이기도 한다. 현장 알루미늄 표지판은 ‘보섭봉’으로 표기했는데, ‘보습’(농기구의 일종인데 誤記) 혹은, 버섯을 닮았다 하여, ‘버섯봉’으로 안내했다. 5만분의1지도에는 없는 산이다. 억새밭 안부(일명 낙타능선)를 기준으로, 서북쪽에 승두봉(중대갈봉 1,013.6m)이 있고, 동일능선 상의 장미산(978.2m), 덕수산(998,7m)과 계속 이어진다. 안개가 낀 날은 방향이 헷갈리기 쉬우니, 독도에 주의해야 한다. 북쪽으로 수태극의 평창강이 흐른다. 여건이 되면, 덕장승보 4개산을 동시에 종주해보는 것도 괜찮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제 1-252번(213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68. 마음 도적을 잡아
길손은 조상 묘에 술 한 잔 올리노니
함박눈 펑펑 오고 반취(半醉)한 몸 노곤해도
정상서 파수를 보며 마음 도적 잡으리
* 두봉산(斗峰山 630.5m); 전남 화순, 호남정맥. 오늘 종주구간(개기재~돗재) 중 가장 높은 봉우리다. 옛날 이산에서 파수를 봤다 하여, '망방산'(望方山)이라 불렸다가, 나중에 음이 변해 '말봉산'이 되었다. 이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말 '斗'자를 쓴, 전혀 다른 이름의 산으로 바뀌었다. 동행한 남충희(南忠熙) 씨는 같은 남 씨라 하여, 생판 모르는 묘에서 술을 한잔 따르며, 무사산행을 빈다. 마음 씀씀이가 참 갸륵하다...점심때 반주로 취기가 있는데다, 마침 함박눈이 펑펑 내려 정취가 만점이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제1-147번(145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69. 구름이 춤을
암릉길 오돌오돌 씹는 맛 일미인데
은빛 띤 억새밭에 양진이는 랩소디를
구름은 청산 껴안고 블루스를 춘다네
* 천운산(天雲山 601.6m); 전남 화순, 호남정맥. 고립 구릉(丘陵)으로 넓은 충적지(沖積地) 한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화순광업소 뒤편에 있는 산으로, 그리 험하지 않은 산세이다. 더러 암릉이 나타나고, 억새가 많다. 지금은 모르지만, 우리가 등산할 적에는 군부대가 있었다. ‘산이 높아 늘 구름이 끼어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자락에는 화순군청이 운영하는 ‘한천 자연휴양림’이 있고, 주변 관광지로는 도곡온천, 화순 고인돌공원, 운주사 등이 있다.
* 양진이; 방울새과 양진이속에 속하는 21종(種)의 명금류다. 학자에 따라서 되새과(Fringillidae)로 분류하기도 한다. 몸길이가 약 15㎝ 정도이고, 대부분 회색 또는 갈색을 띤다. 수컷은 머리·가슴·허리(엉덩이)가 붉은색으로 아름답다. 휘파람 비슷한 소리를 낸다. 겨울철새이다. (다음백과 수정)
* 랩소디(rhapsody); 즉흥성을 중시한 악곡의 한 형식으로, 서사적, 영웅적, 민족적인 색채를 지니는 환상곡풍의 기악곡이다(사전). 광시곡(狂詩曲)으로 번역된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제1-533번(393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70. 편안한 양생(養生)
편백향 맑다 해도 오름길 숨이 차네
낙타봉 안개 먹고 백마 탄 푸른 신선
산객은 전율(戰慄)에 떨다 양생술(養生術)을 익히네
* 안양산(安養山 853m); 전남 화순, 호남정맥. 낙타봉 부터 장불재 까지 오목한 부분을 흔히 ‘백마능선’이라 부른다. 무등산 남쪽에 위치해 햇볕이 잘 들고, 겨울에는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한랭한 계절풍을 차단시킨다. 높은 산을 넘어온 따뜻하고 건조한 바람이 부는 이른바, ‘푄’ 현상이 오히려 안온한 느낌을 준다. 봄철 비탈에 일찍 새싹이 올라오고, 식생 또한 좋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관광지로는 1997년 개장한 ‘안양산 자연휴양림’이 있는데, 인체에 유익한 피톤치드가 많이 분비된다. 40년생의 울창한 편백나무와 삼나무 숲 사이로 난 산책로가 유명하다. 인근에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3호로 선정된 이서면 야사리 야사마을과, 영평리 영평마을이 있다.(디지털 화순문화대전에서 인용 수정). 정상에 도착한 찰나 안개가 뭉실뭉실 피어올라, 관목(灌木)에 맺힌 상고대(일명 樹氷, 氷花)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절로 발걸음이 멈춰져, 모두 몽환(夢幻)에 빠진다. 이에 앞서 우리는 둔병재에서 가파르게 올랐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제1-400번(311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71. 잣산을 따다
건방진 바위 녀석 하늘에다 주먹질해
적송숲 벼랑 아래 태극(太極) 그린 홍천강
덕쇠야 잣송이 따다 어머니께 바치렴
* 좌방산(座防山 502.4m) 강원 춘천. 꼭 잣송이처럼 생겨 ‘잣방산’이라 부른다. 암릉길이 괜찮고, 절벽 위 적송이 울창하다. 서쪽으로 홍천강과 ‘소남이섬’이 보인다. 옛날 ‘덕쇠’라는 총각이 이산 꼭대기에 있는 영험한 잣 세 송이를 중병을 앓는 어머니에게 따다 드려, 병을 낫게 했다는 전설이 있다. 여기서는 서봉(西峰)을 이르는데, 동쪽으로 무명봉(570m) 내지, 그 옆 바위봉(580m)을 가칭 동봉이라 한다. 한국요산회 故 안경호 선생은 ‘우방산’(右防山)으로 부르자고 제안한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제1-508번(377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72. 서기 어린 산
서기(瑞氣) 낀 암봉에는 퉁명스런 노송 하나
비산비야(非山非野) 접고 가니 대밭 솔밭 정취 있어
산노루 뛰쳐나가도 섭섭함이 없다오
* 서암산(瑞岩山 450m); 전북 순창, 전남 담양. 호남정맥(조금 비낌). 상서로운 정기가 서려 있고, 산세가 좋다는 뜻이다. 일명 ‘세암산’이라 부른다. 암봉 위에 노송 한 그루 있다. 북동쪽에 있는 방성(訪聖)마을은 임진왜란 때 위자가 전남 화순에서 피난 왔다가, 이산에 매혹되어 정착한 곳이라 한다. 또한 이때 공자의 64대손인 공룡(孔龍)이 살면서, 집성촌을 이루었다. 서북쪽에 자리한 늑곡(勒谷)은 풍수지리상, 뒷산에 있는 고지산(일명 鳳凰山 235.5m)쪽으로 노루가 뛰어가는 형국이라 한다(디지털 순창문화대전에서 발췌 수정). 우회해서 내려선 길은 분명히 마루금이나, 대밭, 솔밭이 있는 비산비야 구간이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제1-325번(264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73. 박달나무는 없어
고대한 박달나무 애당초 없든 게지
산상은 정적(靜寂) 흘러 산보따리 풀어보니
옛 광부 애환은 숨고 인간새만 날아가
* 단산(檀山 956m); 경북 문경, 운달지맥. 오정산과 운달산 사이의 주된 탄전지대에 속하는 산인데, 정상부는 반듯한 제단처럼 생겼다. 북북서 방향 868.9봉에 활공장(인근에 작은 천문대)과, 꼬불꼬불한 임도 따라 그 밑으로 활공 랜드가 들어섰다. 우리는 편의상 안부에서 동남쪽의 배나무산(일명 仙岩山 813m)을 먼저 친 다음, 이산을 오르기로 한다. 동반한 山友이자, 文友인 김은남 시조작가는 “이산의 祖父山은 백두대간의 대미산, 父山은 운달산(일명 龍岩山 1,097m), 母山은 오정산, 孫子山은 위 선암산이라 한다. 그럴듯한 풀이다. 山名은 사견(私見)이지만, ‘壇山’이 어떨까 조심스레 피력해본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제1-108번(119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74. 폭포는 용의 꼬리
푸른 용 목덜미랴 마루턱 토실토실
사방은 훤히 트여 신기루로 보인 능선
꼬리는 폭포로 변해 가마골을 휘감네
* 용추봉(龍湫峰 560m); 전남 순창 담양, 호남정맥. 청룡이 꿈틀대는 기상이다. 산 남서쪽 담양군 용연리 용추(龍湫)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곳에는 용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예컨대 용연(龍淵)과 용동은 용이 살았던 연못을 말한다. 곡창을 적시는 115.5km의 물길 영산강 발원지 용소(龍沼)는 6·25 전쟁 때, 빨치산의 본거지였던 ‘가마골’의 이름난 소(沼)로, 용이 승천한 곳이라 한다. 산 정상에는 헬기장과 삼각점이 있으며,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좋다. 그리 멀지 않은 순창군 복흥면 답동에는, 하서(河西) 김인후(金麟厚)의 은거지인 낙덕정(樂德亭)이 있고, 그기서 0.5㎞ 떨어진 하리(下里)는 우리나라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가인(街人) 김병로(金炳魯)의 출생지다.(출처 디지털 순창문화대전)
* 졸저 산악시조 제1집 《山中問答》 (2001.6.10 발행) 제113, 167쪽 ‘천치 룡’-용추봉(龍秋峰) 시조 참조. 당시 漢字 지명에 오류가 있는데다, 내용이 빈약해 다시 지었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제1-444번(336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75. 구름을 인 산
고스락 편안한가 새참을 꺼낸 각시
엎드리면 코 닿아도 벽산(碧山)으로 칭송하니
구름을 머리에 이고 구운천(九雲川)에 몸 푸네
* 은두봉(銀頭峰 678m) 경기 남양주. 산림청 홈페이지는, ‘북한강에 빠질까봐, 놀라 일어난 산‘이라 위트 있게 표현했다. 개울가에 팽개친 녹슨 양철안내판에는 ’벽산‘(푸른 산)이라 칭송한 흔적이 있다. 정상은 넓고 편안한 헬리포트이다. 서북쪽의 ‘은두목현’(銀頭目峴)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남쪽으로 구운천이 흘러, 코앞 북한강으로 유입된다. 예전에는 가기가 쉽지 않았으나, 이제는 수도권 전철구간이라, 경춘선 대성리역이 산행 기점(基点)이 된다. 북동쪽에 가까운 깃대봉(645m)이 있어, 선택의 여지가 많다. 봄철 등산지로 추천할 만하다. 일명 운두산(雲頭山)이라 한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제1-465번(350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76. 학자도 반해
노령맥 끝자락에 옹골찬 홍옥(紅玉)덩이
곰솔 숲 맑고 짙어 배움꾼 홀딱 반해
시 읊고 혼 걸러내니 번쩍인 해 산 녹여
* 유달산(儒達山 228m); 전남 목포시. 유달동 외 3개동에 걸친 시민공원이다. 얕지만, 산세가 험하고, 층층기암과 절벽이 많아 ‘호남의 개골’(皆骨)이라는 별명을 지녔다. 노령산맥의 맨 마지막 봉우리이자, 다도해로 이어지는 서남단의 땅끝에 자리한다. 예부터 영혼이 거쳐 가는 곳이라 여겨, 영달산(靈達山)이라 불렀다. 동쪽에서 해가 떠오를 때, 그 햇빛을 받아 봉우리가 마치 쇠가 녹아내리는 색으로 변한다 하여, 유달산(鍮達山)이라고도 했다. 이후 구한말 대학자인 무정(戊亭) 정만조(鄭萬朝)가 유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이산에서 시회(詩會)를 열자, 자극을 받은 지방 선비들이 유달정(儒達亭) 건립을 논의하게 되었고, 그 때부터 산 이름도 유달산(儒達山)이라 칭한다. 대표수종은 곰솔이고, 왕자귀나무, 신갈나무, 굴참나무 등이 자란다. 좌표 값은 동경 126°22′30″, 북위 34°47′30″이다.(출처 한국민족대백과사전). 필자는 남북으로 완전 종주했다.
* ‘시조로 여는 목포’ 원고 시조 1수 2021. 9. 20 마감. (사)한국시조시인협회 제출.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제1-462번(348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77. 국화와 영지
감국(甘菊) 향 그윽하고 영지(靈芝) 색 참 붉어라
청령포 가까우리 수재(秀才) 많은 박사골 뒤
푹신한 꽃사슴 타고 가족사랑 다져요
* 국지산(菊芝山 627m); 강원 영월 남면, 영월지맥. 산 이름이 모두 향기 나는 식물을 일컬어 멋지다. 단종의 유배지인 청령포 남쪽 약 5km 지점에 우뚝 솟았는데, 산세가 부드러워 가족 산행지로 적합하다. 정상은 참나무 숲에 가려 조망이 별로이므로, 그 앞 망바위에서 바라보는 게 좋다. 동남쪽으로 태화산(1,027m) 있고, 남한강이 유유히 흐른다. 남쪽 아랫마을 조전리 박사골은, 이름그대로 박사를 많이 배출한 명당이다.
* 登高山而望四海(등고산이망사해); 높은 산에 올라 사방의 바다를 바라보다. 莊子曰:(장자왈) 人之不學 如登天而無術 (인지불학 여등천이무술) 學而智遠 如披祥雲而覩靑天(학이지원 여피상운이도청천) 登高山而望四海(등고산이망사해)-明心寶鑑 勤學篇-장자가 말하길, “사람이 배우지 않으면, 재주 없이 하늘에 올라가려고 하는 것과 같다. 배워서 지혜가 깊어지면 상서로운 구름을 헤치고, 푸른 하늘을 보는 것 같고, 높은 산에 올라가서 사방의 바다를 바라보는 것과 같으니라“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제1-70번(91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78. 대야에 떨어진 청산
바위는 빼어나랴 신라 땅 멋진 청산
세수를 하다 말고 당(唐) 임금 주책없이
대야에 떨어진 뫼를 훌훌 불며 마시네
* 낙영산(落影山 685.2m); 충북 괴산 청천. 바위와 계곡(서목골 등)이 매우 아름다운 산이다. 보통 남쪽의 명찰 공림사(空林寺)에서 오르내린다. 정상에서 동쪽 665봉 분기점에서 북서진하면 도명산(道明山 650m)이 나온다. 또 서쪽 가까이 사담재가 있는데, 거기서 계속 서진(西進)하면 조봉산(鳥鳳山 687m)이 있다, 한편 사담리에는 천연기념물 제266호로 지정된, 희귀종 ‘망개나무’ 군락지가 있다. 산의 유래는 “그림자가 비추다 혹은, 그림자가 떨어지다”라는 뜻이다. 신라 진평왕 때, 당고조 이연((李淵)이 세수하려고 물을 받아 들여다보니, 아름다운 산의 모습이 비쳐 이상하게 여겨 신하를 불러 그림을 그리게 한 후, 이산을 찾도록 했으나, 자기 나라 안에서는 찾지 못했다. 어느 날 동자승이 나타나, 이산은 동방 신라국에 있다고 알려줘, 사신을 보내 찾아보게 했으나, 신라 역시 찾지 못해 걱정하던 중, 한 도승이 나타나 현재의 위치를 가리켜줌으로서, ‘낙영산’이라 지었다고 전한다.(위키 백과 수정)
* 宿空林寺(숙공림사)-선시
-공림사에 묵으며
浮休善修(부휴선수, 1543~1615)/조선
雪月三更夜(설월삼경야) 눈빛에 달이 어려 밤은 깊은데
關山萬里心(관산만리심) 아득한 산은 고향 가는 마음이라네
淸風寒徹骨(청풍한철골) 맑은 바람은 차가운 뼈(또는 매화)에 파고 들어
遊客獨沈吟(유객독침음) 나그네 홀로 시를 읊으며 잠겨드네 (번역 한상철)
* 다음카페 한시 속으로에서 인용 수정.(2023. 6. 28)
* 산영 제1-97번(112면) ‘낙영유감’ 시조 참조.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제1-96번(111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179. 전나무 짙은 산
멜로디 은은하네 참나무 숲 쇠부엉이
당귀 향 복복(馥馥)하니 포근한 산언저리
노송(老松)이 짙은 두메를 억지 부려 까뭉개
* 전패봉(顚貝峰 906m); 경기 가평. ‘조개의 이마’를 닮은 산이다. 능선에 참나무가 대군집을 이루며, 음지식물이 한 길 넘게 자란다. 당귀 등이 향긋하고, 사방이 열려 콧노래를 부를만하다. 이 봉의 새로운 이름이 우정봉(友情峰, 안내판에는 뜻도 알 수 없는 友精峰)이다. 1999년3월15일 ‘가평군지명위원회’에서 연인산(戀人山 1,068m, 구 우목봉 또는 月出山) 일대의 산명이 혐오스럽다 하여, 공모를 통해 변경하였다. 이와 함께 전패고개(구 菊垂堂峴-국화꽃 드리운 고개)는 우정고개로, 897봉은 장수봉으로, 구나무산(859봉)은 노적봉으로 바꾸고, 각 능선에다 우정·연인·장수·청풍 등의 이름을 붙였다. 추상적이고도, 흔한 관념적 이름이라 달갑지 않다. 예전에는 우목봉과 이 봉을 같이 등산했으나, 이름이 바뀐 후로는 연인산만 두 번 가봤다.
* 1918년도 지형도에 우목봉과 전패봉(顚貝峰 チョンペ-ニ-에서 유래, 한자로는 노송나무 檜)이 어째서 혐오스러운지, 관계자에게 되묻고 싶다. 유래를 제대로 알고 그리했는지? 前者는 소의 눈(혹은 목)처럼 유순하게 생긴 봉우리이고, 後者는 회목(檜木)이 많다는 뜻이다. 일본 사람들도 지켜주려고 했던, 우리의 지명을 함부로 바꾸는 작태를 무식하다고 해야 하나, 용감하다고 해야 하나(故 서범정의 글 일부 인용). 사견이지만, 한자로 ‘전패’(全敗, 모두 지다)란 말이 듣기 싫어 그리하지 않았나 추측된다.
* 한편 '귀목'과 '백둔리'를 잇는 아재비고개가 있다. 옛 지형도에는 兒才峴(アチャ-ゴゲ)라고 표기되어 있다. 일명 애잡이고개다. 1609년(광해 1년) 극심한 가뭄이 들어 굶주린 산모가 갓난아기를 잡아먹었다는 끔찍한 전설이 있다. 달리 배고픈 주민들이 아이를 서로 바꿔 먹었다는 설도 있다(명지지맥 산행기에서 인용). 애처로운 아기의 영혼을 달래듯, 노란 원추리꽃이 사방에 복욱(馥郁)히 피어 있다...
* 졸저 산악시조 제2집 『山窓』 제66번 ‘남 잘 되는 것 못 봐’-연인산 시조 참조.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제1-488번(365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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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aña densa de abetos
La melodía es suave, el búho en el bosque de robles.
Una acogedora ladera de montaña con aroma a angélica
Aplastando a la fuerza los gruesos y viejos pinos
* 2024. 3. 28 서반어 번역기.
180. 이념 씻은 약수(2017. 2. 13)
펀치볼 굽어보라 한솔로 자란 산봉
올빼미 유령 노래 산양은 술래잡기
짜릿한 후곡약수 맛 이념 투쟁 씻으료
* 대암산(大岩山) 솔봉(1,129m); 강원 양구, 인제. 조선 영조 때 ‘기묘장적’과 ‘인제읍지’에 용늪으로 유명한 대암산(1,316m) 기록이 보인다. 솔봉과 광치계곡은 이산 서남쪽에 있으며, 솔숲이 좋다. 천연기념물인 산양이 서식하고, 산기슭에 ‘후곡약수터’와 그 뒤로 야영장이 있다. 서쪽 해안면(亥安面)에는 한국전쟁의 격전지 ‘펀치볼’(화채 그릇)이 위치해, 둘레길이 조성되었다.
* 후곡약수(後谷藥水); 양구군 동면 후곡리 소재. 1880년 한우방목주인이 발견한 약수이다. 우물이 두 개이고, 철분을 함유해 위장병 치료에 효험이 있는 탄산수로 알려졌다. 양구8경 중, 제7경이다.
* 2017. 2. 12(일) (사) 대한산악연맹 서울특별시연맹 제46회 설제(雪祭) 등산지인데, 야영장에서 제를 지냈다. 필자는 2008년 초 연맹 이사직에서 물러난 뒤, 9년 만에 서울산악동우회원 자격으로 이 행사에 참여했으나, 몸이 좋지 않아 산행은 하지 않았다. 지금 남한에서는 소위 박근혜 게이트가 발단이 돼, 보수, 진보 간의 갈등이 격심하다.
* 졸저 『한국산악시조대전』 부제 산음가 산영 제1-123번(129면). 2018. 6. 25 도서출판 수서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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