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번뇌와 108배
불교의 절하는 숫자에 대한 근거는 뚜렷하다.
3배를 드리는 것은 삼보(三寶)에 귀의하여
탐심, 진심, 치심의 삼독심(三毒心)을 끊고
삼학(三學, 戒, 定, 慧)을 닦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고..
53배는 참회 53불(佛)에 대한 경배
1천배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현겁(賢劫)의
1천 부처님께 1배씩 절을 올리는 것이며
3천배는 과거, 현재, 미래의 3대겁에 출현하는
3천 부처님께 1배씩의 절을 올리는 예법이다.
그렇다면 108배는 무엇인가?
바로 이 절이 108번뇌의 소멸과 관련되어
있음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108이라는 숫자가 108번뇌를
뜻한다는 것은 쉽게 파악하면서도 어떻게 해서
중생의 번뇌를 108이라는 숫자로 분류하였
는지를 분명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108번뇌는 중생의 근본 번뇌이다.
이 108번뇌는 육근(六根)과 육진(六塵: 六境
이라고도 함)이 서로 만날 때 생겨난다.
눈[眼], 귀[耳], 코[鼻], 혀[舌], 몸[身], 뜻[意]의
육근이 색깔[色], 소리[聲], 향기[香], 맛[味],
감촉[觸], 법[法]의 6진을 상대할 때 먼저 좋다[好],
나쁘다[惡], 좋지도 싫지도 않다[平等]는 세 가지
인식 작용을 일으킨다.
그리고 다시 좋은 것은 즐겁게 받아들이고
[樂受] 나쁜 것은 괴롭게 받아들이며[苦受]
좋지도 싫지도 않은 것에 대하여는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게 방치하는[捨受] 것이다.
곧 6근과 6진의 하나 하나가 부딪칠 때 좋고[好],
나쁘고[惡] 평등하고[平等], 괴롭고[苦], 즐겁고[樂],
버리는[捨] 여섯 가지 감각이 나타나기 때문에,
6*6=36 즉 서른여섯가지의 번뇌가 생겨나게 된다.
이 36번뇌를 중생은 과거에도 했었고 현재에도
하고 있고 미래에도 할 것이기 때문에 6*6=36에
과거, 현재, 미래의 3을 곱하여 108번뇌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와 같은 108번뇌가 벌어지고 또 벌어져서
팔만 사천 번뇌 망상을 이루게 되고 그 번뇌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무수히 왔다갔다 하면서 마음을
흐트려놓기 때문에 중생은 번뇌로 인해 시달리는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108번뇌! 이것은 우리의 흩어진 마음을 뜻한다.
하나로 모아진 마음이 아니라 바깥으로 흩어진 마음
근원을 돌아보는 마음의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흘러 내려가는 유전(流轉)을 뜻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108번뇌와 깊이 결속되어 있는 삶이
중생의 삶인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108번뇌는 108번의 절을 하는
동안 스스로 순화되어 삼매의 힘으로 변화된다.
흩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아 일심의 원천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환멸(還滅)의 시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이 무한한 능력, 영원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 마음이 번뇌를 따라 밖으로
밖으로 뿔뿔이 흩어질 때는 무능에 빠지고 끝없는
생사의 유전 속으로 전락하고 만다.
하지만 번뇌 속으로 끊어진 마음을 하나로 모을 때
삼매의 힘은 다시 되살아나고 원래의 무한 능력이
우리에게서 한 번도 떠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108배로써 108번뇌를 끊는다
이 108배속에는 번뇌를 쫓아 흘러 내려가는 삶을
일심의 원천으로 돌리겠다는 의지가 숨겨져 있다.
유전이 아니라 환멸의 삶, 번뇌 이전의 영원 생명
으로 돌아가 부처님과 하나가 되는 삶 곧 성불(成佛)
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담겨져 있는 것이다.
그러나 번뇌는 끊는 것이 아니다.
마음을 하나로 모을 때 번뇌는 저절로 사라진다.
108배의 절은 번뇌를 끊는 의식이 아니라
깊은 삼매(三昧) 속으로 우리를 인도하는 방편이다.
우리가 매일매일 108배의 정진을 통하여 삼매 속으로
몰입할 때 우리의 모든 번뇌는 차츰 사라지게 된다.
삼매와 환멸과 성불! 이것이 우리가 108배를 하는
까닭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제 108번뇌와 108배의 참 의미를 분명히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108염주를 지니는 까닭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불자들 중에는 108염주를 매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이 108염주는 액세서리가 아니다.
108번의 염불과 108배를 통하여 108번뇌로써 지은
죄업들을 참회하기 위해 가지고 다니는 것이다.
부처님 앞에 한 번 절하고 한 개 돌리기를 108번
하면서 108번뇌를 끊어 나가라고 108염주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다.
108번뇌가 완전히 소멸되면 누구나 부처가 될
수 있다. 우리의 최종 목적인 부처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 불자들은 매일 108배를
생활화하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108배
저녁에 자기 전에는 108염불!
이것을 생활화하면 마음이 점차 모이고 맑아져서
언젠가는 삼매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불보살의 은근한 가피, 곧 명훈가피를 얻어
재난은 스스로 피해 가고 가정은 두루 편안해지며
기쁨과 행복이 충만해지게 되는 것이다.
만일 집에서 108배를 할 여건이 되지 않은 경우라면
절을 찾을 때만이라도 꼭 108배를 하도록 하자.
“절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사찰을 절이라고 부른다.”는
속설이 있듯이 좋은 도량을 찾았을 때만이라도
법당의 부처님께 지극 정성 108배를 올리는 신심을
보여야 할 것이다.
이 산승은 간곡히 당부 드린다.
지금 현재 앞에서 이야기한 일상의 기도를 하지 않고
있는 불자라면 이 기회에 꼭 실천해 보라는 것을!
기한은 스스로의 형편에 맞게 정하라.
백일을 하나의 기한으로 삼아도 좋고
40일을 기한으로 삼아도 좋다.
그것도 어렵다면 삼칠일[21일],
21일도 어렵다면 일주일 아니 단 3일이라도 좋다.
꼭 한 번 해보자.
틀림없이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건강도 좋아질
것이며 소원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뒷날로 미루지 말고 지금 이 자리에서
한마음으로 염불하며 신심(信心)을 이루고 뜻을
성취하기 바란다.
일타스님
첫댓글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