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랴 부랴
늦어진 찻집 취재를 하면서
이제는 예전처럼 미리 준비하지 않는 게으름에
스스로 민망함을 감추지 못하겠다.
물론
늦어진 이유야 많긴 하지만
그만큼 마음이 느슨해졌다는 이야기도 되겠다.
어쨋거나
지난 겨울 날씨 보다는 덜 추운 것 같다는 체감온도로
길을 떠나고 보니
혼자서 그 길을 찾이듦이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취재차 찾아가는 길은
대체로 만만한 길은 별로 없다.
무설재 역시 그렇듯이 찻집이라고 하면
어디 산 속 깊이 숨어 있어야 제 맛인듯
오늘 나선 길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가는 길 돌아 돌아 굽이 굽이 한참을 달려도 나오지 않던
퇴촌면 천진암 가는 길 끝에 이야기는 들었지만
상상외로 실제 규모가 크다는 사실에 놀라고 말았다.
요즘처럼 경제 난국에 웬만해서는
찻집이라는 단순 명제만으로 존재하기가 쉽지 않고
투자에 비해 확실한 보장을 주지도 않는다는 것이 정답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 여 시간을 오로지 차 하나로 버텨온 천년 찻집-031 763 1577-의 위세가 대단해 보인다.
실제로 8개의 방과 7 테이블이 자리한 멋진 한옥집에서
귀에 감기는 우리 가락과 진한 차향기로 젖어드는 마음을 적시다 보면
무릉도원이 따로 없지 싶다만
겨울, 그 계절의 쓸쓸함이 천년에 담겼다.
아주 오래 전 20대 혈기 넘치는 청년 시절에 접한 차 생활이
들고 나기를 숱한 세월이라
몸에 붙을 만도 하건만
여전히 차생활은 만만하지가 않다.
그러나 때묻지 않은 그 남자 임명섭의
좋은 기운 만으로도 그의 차향이 길게 오래도록 코끝을 넘나드니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아직은 공부가 더 필요하다는 그에게
진심으로 많은 공부를 하시라 는 말을 뒤로 하고 길을 나서는데
무설재에서 기다리는 지인의 목소리가 감겨든다.
이래저래
좋은 인연들로 엮인 오늘 하루...늦은 밤에 찾아들
또 다른 지인을 기다리는 중이다.
첫댓글 멋진 건물앞이 좀 혼란 스럽군요.건물 외양도 아름다워야 하지만 찻집이라고 하면 안에서 밖을 내다볼때의 아름다움 또한 중요하지요. 창밖 풍경의 사진이 없어 아쉽군요.나중에 보여 주실건가요.^^
근사한 한옥이었는데 조금 과했나 봅니다. 너무 주렁 주렁, 이것저것이 많아 정신 사나워서 이미 한마디 하고 왔답니다. 조금 잘난 척 한 셈이죠. 하지만 쥔장은 잘 알아듣던뎁쇼? 그래서 외양을 더 이상 찍지는 않았습니다.
와 이리 좋은 찻집이 많은기야~? 은제 다 찾아 다니나~? 암튼 눈은 즐겁고야~! ^ ^
ㅎㅎㅎ 찾아 다니시기엔 시간이 너무 없지 않습니까? 그냥 눈으로 즐기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