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장 김달식)가 13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각 지역에서는 이미 9일부터 자발적으로 차 운송을 거부하거나 지부별로 파업에 들어가는 등 사실상 화물연대의 파업은 시작됐다.
공공운수연맹은 11일 오후부터 총파업 하루전인 12일 오후까지 화물연대 총파업을 조직하고 있는 김달식 본부장을 동행취재했다.
11일 오후 5시 30분
김달식 본부장은 화물연대 방송차에 올랐다. 평택항으로 가기 위해서다.
평택항으로 이동 중에도 TRS를 통해 끊임없이 조합원들의 파업 동참 소식과 화물을 운송하는 비조합원과의 불필요한 마찰을 최대한 줄이고 화물 노동자의 현실을 잘 설득시켜 달라는 호소가 연이어 들어왔다. (TRS는 주파수를 이용한 무선이동통신으로 화물연대는 고유 주파수를 통해 조합원들끼리 소식을 나누고 있다.)
=현재 전국적인 조합원들의 분위기는 어떤가?
- 지난 한달동안 매일같이 전국을 돌며 미친소 운송거부와 운송료 인상, 기름값 인하를 외치며 선전전을 펼쳤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당장이라도 파업에 들어가자는 목소리로 난리다. 비조합원까지도 자발적으로 동참하겠다고 한다.
화물연대 방송차가 고속도로를 달리자 화물연대 소속 차량들이 비상깜박이와 경적을 울리며 반갑게 인사를 한다.
“저게 그냥 반갑다고 인사하는 게 아닙니다. 안전운전하라는 거죠. 화물차가 난폭운적의 대명사처럼 알려졌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우린 매일 목숨을 걸고 운전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같은 화물연대 차량들은 서로 인사하면서 안전운전하자. 졸지말고 운전하자 그런 의미입니다”
김달식 본부장 일행이 평택항에 들어서자 길거리는 이미 차량을 세운 화물차로 길게 이어졌다.
평택항은 이미 9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평택항은 9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평택항의 22% 가량이 마비됐다고 합니다. 파업에 들어가지 않은 다른 지역의 화물들이 반입이 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13일 파업이 선언되면 평택항의 화물운송량은 급격히 줄어들 것입니다”
오후 7시 김달식 본부장이 도착하자 조합원들이 연신 악수를 청하며 다가온다.
평택항에서는 화물연대 서울경기지부가 결의대회가 열렸다.
김달식 본부장이 연설을 시작했다.
“지금 온 국민이 우리의 투쟁을 지켜보고 있다. 미친 정부의 미친 기름값으로 우리가 투쟁에 나설 수 밖에 없음을 알고 지지해 주고 있다. 우리는 이미 승리했다. 여러분들이 한가지 더 약속해 달라. 지금은 운송료 인상을 비롯해 우리 생존권을 위해 나섰지만 정부가 미친소를 전국에 풀고 미친 운하를 위해 삽질을 시작한다면 우리가 또 나서자”
"지금은 운송료 인상을 비롯해 우리 생존권을 위해 나섰지만 정부가 미친소를 전국에 풀고 미친 운하를 위해 삽질을 시작한다면 우리가 또 나서자"
오후 7시 평택항을 나서자 이제는 당진행이다. 당진항에서도 조합원들이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화물의 문제는 단순히 기름값을 인하하거나 운송료를 올린다고 당장 풀리는 문제가 아닙니다. 가장 시급한게 악덕 다단계 문제입니다”
다단계가 문제라니? 화물 운송에도 다단계가 있나 하고 궁금했다.
“잔고증명 1억만 있으면 알선업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들 알선업체들이 원청에서 물건을 받아 화물노동자에게 전달해주면서 주선료를 받습니다. 그런데 이런 단계를 많을 때는 7단계 8단계를 거칩니다. 원청이 10만원을 주면 나중에 화물노동자가 받는 것은 6만원 밖에 안됩니다. 이러니 아무리 운송료를 올려도 알선업체만 배부르게 되는 거지요”
그렇다면 정부에게 법적으로 해결을 요구하면 되지 않을까?
"그래서 화물연대가 주선료 상한제를 요구했습니다. 10%나 15% 이하에서 주선료를 묶자 이런거지요. 그런데 정부는 담합 때문에 안된다. 공정거래 위반이다 그러면서 안들어줍니다. 알선료 많이 챙겨주는게 공정거래 입니까?”
오후 8시 당진항에 도착하자 화물노동자들이 모여든다.
당진항은 11일 오전부터 파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당진 항은 현대제철, 동부제강 등의 화물이 집중된 곳이다. 당진항 역시 화물연대 파업의 열기는 뜨거웠다.
김달식 본부장은 “화물연대가 13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선언하자 정부가 당근과 채찍을 사용한다. 표준요율제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하는데 적극검토할 것이 아니라 언제 시작할지 당장 알려줘야 한다. 우리 지도부는 이미 모든 것을 각오했다. 이번 총파업으로 어떤 불이익이 있더라도 조합원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오후 8시 이제 당진항을 벗어나 대전 인근 신탄진 휴게소로 향한다. 11일 오후 10시 신탄진 휴게소에서 화물연대 중앙집행위원회 회의가 열리기 때문이다. 이번 중앙집행위원회에서는 13일 파업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린다.
신탄진으로 향하는 도중에 우문을 던졌다. 화물 노동자가 그 토록 열악하다면 왜 전업을 하지 않을까? 운전하는 것이 손해라면 차라리 다른 일을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화물연대 조합원 평균 나이가 50대가 넘습니다. 작게는 10년 길게는 30년 동안 운전만 했습니다. 평생 천직으로 알아왔어요. 장사 경험도 없고 혼자 일하는 직업이다 보니 조직생활 경험도 없죠. 1평 반 남짓 공간에서 평생 살다보니 다른 공간으로 간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합니다. 죽더라도 화물차 안에서 죽자 이러면서 일하고 있는거죠”
신탄진 휴게소에서 늦은 저녁밥을 먹었다. 오후 10시 화물연대 집행위원회가 시작됐다.
회의는 12일 새벽 1시까지 이어졌다. 현재 전국 조합원의 현황과 파업 돌입 시간 등 구체적인 논의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12일 오후 7시 반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습니다. 파업 돌입 시간은 그 때 발표합니다”
회의를 마친 김달식 본부장이 밝은 표정으로 나오면서 말했다. 얼굴 표정으로 봐서 전국 상황을 집계 했을 때 당초 예상보다 조합원과 비조합원의 호응이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새벽 1시 30분 이제는 전남 광양항으로 향한다. 달리는 차안에서 화제는 ‘아고라’로 이어졌다. 김달식 본부장도 아고라에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바로 밀렸다고 한다. 자기는 글재주가 없나 보다 하면서 매일 아고라에 올라오는 화물연대 지지글을 보며 감동한다고 했다.
“대단해요. 네티즌들이 우리 화물연대 요구와 잘못된 화물 정책에 대해 그렇게 자세히 써줄줄 몰랐어요. 국민들의 성원이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낍니다. 이기는 것이 보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벽 5시 전남 광양항에 도착했다. 숙소에 들어서자마 컴퓨터를 키고 다음 아고라의 글들을 꼼꼼히 살펴본다. 그리고 화물연대 관련 뉴스를 보는데 김달식 본부장이 갑자기 흥분했다.
“아니 뭐 이런 정부가 다 있습니까? 화물연대가 파업을 안하면 표준요율제를 검토하고 파업하면 없던 것으로 하겠다는게 말이 됩니까?”
정부가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하면 정부의 모든 제안 사항을 철회하겠다는 뉴스를 본 것이다.
“그렇다면 한번 해봅시다. 우리가 파업 들어가고 나서 이명박 정부가 들어주나 안 들어주나 봅시다”
거의 새벽녘에 잠이 들었는데 7시에 전화벨이 요란을 떤다. 아침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생방송 인터뷰를 한 것이다.
인터뷰 후에 토막 잠을 자고 오전녁에 일어나 다시 광양항으로 향했다.
1시에 시작하는 광양지부 총파업 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광양항은 이미 멈춰섰다. 800여대에 이르는 트레일러가 멈춰섰다. 평소 같으면 정신 없을 광양항 터미널은 그야말로 적막한 상태다.
적막한 광양항 터미널
길거리에는 길게 늘어선 트럭으로 가득 찼다.
김달식 본부장은 예의 단호한 어투로 연설을 시작했다.
“우리가 지금 투쟁하는 것은 우리 만을 위한 투쟁이 아닙니다. 정부가 잘못된 정책으로 서민을 죽이고 노동자를 죽이는데 우리 화물노동자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습니다. 미국 쇠고기 수입과 대운하, 공공기관 사유화를 막기 위해 우리 화물노동자는 또 다시 차를 세워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 고맙습니다. 반드시 승리하겠습니다"
이제 서울로 향해야 한다. 오후 7시 반에 시작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발걸음이 바쁘다.
"어떠십니까? 이번 투쟁 화물연대가 승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이명박 정부를 화물연대가 한번 혼 내줄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첫댓글 증말 안타까운 현실 .. 언제쯤 정상으로 돌아 올련지.....
파업이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정유선 여사님 수고 하셨네요 하루빨리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