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가 절필絶筆한 까닭은>
위령성월,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지내고 연중시기의 마지막 주간인 성서주간에….
"내 벗인 죽음이여, 어서 오게나... 기다리고 있었네.”라고 유언으로 침대에 누운 채 하늘을 바라보며 말할 수 있었던, 스콜라학의 왕자(王者)이며 스승으로 천사 박사(Doctor Angelicus)라는 이명이 있는 성 토마스 아퀴나스( St. Thomas Aquinas)가 남긴 한 말씀을 기억하고자 합니다.
“내가 본 것에 비하면,
내가 쓴 모든 것은 지푸라기에 불과하다.”
당시 토마스는 성인은 《신학대전 Summa Theologiae》 제3부를 거의 마무리하던 시점인 1273년 12월 6일경 “미사 중 경당에서 깊은 신적 환시를 보았다”라고 합니다. 즉 하느님과의 강렬한 일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적 현실을 ‘직접 맛본’ 것입니다.
신비 체험 직후, 서기관(비서) 레지날도(Reginald of Piperno)가 계속 집필을 부탁했을 때 토마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Reginald, non possum.” ‘레지날도, 더 이상 쓰지 못 하겠소.’ 그리고 이어서 유명한 말을 남깁니다. “내가 본 것에 비하면, 내가 쓴 모든 것은 지푸라기에 불과하다.”(omnia scripta mea paleae sunt)
“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
(시편 119,105)
※ 《신학대전 Summa Theologiae》
신학대전(Summa Theologica)은 중세 스콜라 철학의 대표적인 학자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가 저술한 그리스도교 신학과 철학의 주요 저작이다. 이 책은 13세기에 쓰였으며, 그리스도교 신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철학적 논의를 통해 신앙과 이성을 조화시키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중세 신학과 철학의 정수로 평가받으며, 가톨릭교회의 공식 교리에 큰 영향을 미쳤다. 또한 근대 철학과 신학의 발전에도 지대한 이바지했다.
엄밀히 따지면 신학대전은 '미완성' 작이다. 저자 아퀴나스가 7년에 걸쳐 집필을 계속하던 1274년 12월에 돌연 절필을 선언하였고, 그로부터 3개월 만인 이듬해 3월 사망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아퀴나스의 대표작이자 중세 그리스도교 신학, 철학의 최대 성과들 가운데 하나로서 전해지고 있다.
첫댓글 "내가 본 것에 비하면, 내가 쓴 모든 것은 지푸라기에 불과하다." 너무나 작기만한 제가 부끄러울 뿐입니다.
주님 영광 받으소서. 아멘!
작음, 부끄러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