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언제부터 터렇게 SUV를 좋아했는가. SUV가 전세계 자동차 시장을 들었다 놓고 있다. SUV 유전자는 경차, 세단, 왜건, 해치백, 고급차를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 스며들고 있다. 유전자가 섞이면 변종이 나타나기 마련. SUV 체취를 풀풀 풍기는 변종 자동차들을 알아보자.
쉐보레 스파크 액티브
지난 2016년 쉐보레가 공개한 ‘스파크 액티브’는 SUV 감각을 더한 경차다. 같은 해 인도에서 열린 ‘2016 델리 오토 엑스포’에서 선보였던 ‘비트(스파크의 인도 현지명) 액티브 컨셉트’에 기반을 둔다.
언뜻 보면 일반 스파크와 큰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곳곳에 SUV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차체를 10mm 가량 높였고, 앞뒤 범퍼와 휠 하우스에 검은색 플라스틱을 넓게 적용했다. 덕분에 좀 더 하체가 든든하면서 터프한 이미지를 갖게 됐다. 다만, 뒷범퍼는 전체를 무광 플라스틱으로 만들면서 카고 밴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창문아랫부분에 적용된 크롬 장식을 빼는 대신 루프랙을 추가했다.
보닛 아래에는 1.4리터 4기통 에코텍 가솔린 엔진을 품었다. 최고 출력은 98마력, 최대 토크는 12.9kg.m에 이른다. 변속기는 CVT 무단변속기 또는 수동변속기 중 선택할 수 있다.
스파크 액티브는 국내시장에 출시되지 않았다. 최근 일부 국내 언론이 ‘GM 본사가 창원 공장에 배치할 신차로 ‘스파크 액티브’가 유력하다’라는 보도를 내놨다. 인도 등 도로사정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신흥 시장에 수출될 물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드 포커스 액티브
포드는 카(Ka), 피에스타(Fiesta), 포커스(Focus) 등 주력 소형 해치백에 모두 '액티브'라는 별명을 달아 SUV 유전자를 주입했다. 모두 차체를 높인 후 범퍼디자인과 휠하우스를 새롭게 하고 루프랙을 달아 좀 더 터프하게 바뀌었다.
특히 포커스 액티브는 가장 최근에 등장한 모델로 현대 i30와 경쟁한다. 스파크처럼 차고를 30mm 높이고 좀 더 터프한 앞뒤 범퍼를 달았다. 그릴과 창문테두리 등 곳곳에 적용된 크롬 장식은 아예 빼버리거나 톤을 죽였다.
휠 하우스 안쪽을 검은 플라스틱으로 덧댔음은 물론이다. 지붕 위에는 루프랙을 부착해 스포티한 느낌을 더한다.
보닛 아래에는 85~125마력을 내는 1리터 가솔린 엔진과 최대 182마력을 내는 1.5리터 가솔린 엔진이 적용된다. 디젤 엔진은 1.5리터와 2리터 급이 얹힌다. 정속 주행 시 실린더 일부만 사용해 연비를 높이는 기술이 적용됐다.
현대 i20 액티브
현대차도 유럽 전략 차종 i20에 SUV 터치를 집어넣었다. 이 모델 역시 유럽 시장을 노린 유럽 전용 모델이다. 2015년 독일 심장부인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됐다.
i20 액티브 역시 기존 모델에 SUV 장점을 가미한 CUV다. 전고를 약 20mm 정도 높였고, 지붕에는 루프 랙도 달았다. 범퍼에는 스키드 플레이트와 굵직한 사다리꼴 모양 바를 덧대면서 한층 더 강인한 모습을 뽐낸다.
엔진은 120마력 1리터 터보 GDI 엔진과 75마력, 84마력으로 구성된 1.2리터 가솔린 엔진, 100마력 1.4리터 가솔린 엔진으로 구성된다. 5단 또는 6단 수동변속기가 기본이고, 2019년형에 들어서 7단 DCT 변속기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지난 해 중순 국내 일부 매체는 현대차가 엑센트의 뒤를 잇기 위해 i20 액티브 국내 생산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도한 바 있다. 당시에 울산 공장에서 i20 액티브가 소량생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달 2018년형 액센트가 출시 되면서 일단 i20 액티브의 엑센트 대체설은 쑥 들어가게 됐다.
볼보 크로스 컨트리
볼보는 이런 터치를 오래전부터 즐겨 쓰던 브랜드다. 어떻게 보면 원조라고 봐도 무방하다. 세단인 S60의 차고를 높여 오프로드 버전 'S60 크로스 컨트리'로 만들었으니 말 다했다. 비록 이 차가 국내에서는 몇대 팔리지 않았지만, 오프로드형 세단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크로스 컨트리'는 '자연 지형을 이용한 코스에서 행해지는 가혹한 장거리 경주'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볼보의 크로스 컨트리 버전들 역시 험준한 길을 잘 달릴 수 있도록 고안됐다. S60 뿐 아니라 V40, V60, V90 등 전 영역에 쓰인다.
크로스 컨트리가 붙은 모델들은 세단, 왜건 모델들을 기반으로 지상고를 높이고 곳곳에 SUV 적 요소를 가미해, 오프로드에 어울리는 차로 재탄생시킨 변종이다.
대표적으로 ‘V90 크로스 컨트리’를 보자. V90은 기함급인 90 클러스터에 속한 왜건 모델이다. 여기에 크로스컨트리를 가져다 붙이면, 왜건도 아닌, SUV도 아닌 완전히 새로운 세그먼트로 재탄생한다. 우리나라에서는 'V90'을 떼고 '크로스 컨트리'로만 불린다.
일단 차고가 기존 V90에 비해 65mm 정도 더 높아지고, XC90에서 볼 수 있었던 차체 하부 플라스틱 몰딩 등 SUV 요소가 더해진다. 일단 외관은 SUV에 가깝게 변신하지만, 실제로 앉아보면 SUV보다는 세단 느낌이 강하다. 차고가 높아진 덕분에 타고 내리기가 쉽고, 시야가 세단 보다 넓은 것은 큰 장점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올-터레인
메르세데스-벤츠도 E-클래스 왜건에 오프로드 스타일 디자인을 적용한 변종 모델을 선보였다. 바로 2016년에 공개한 ‘E-클래스 올 터레인(all-Terrain)’이다.
기반은 E-클래스 왜건에 둔다. 그릴에 SUV 스타일을 적용했고, 앞뒤로 스키드 플레이트를 덧댔다. 휠 아치에는 검은색 플라스틱으로 마감해, 외부 물체에 의한 차체 손상을 방지한다.
여기에 최대 35mm까지 높이를 조정할 수 있는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되고, 4메틱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으로 탑재된다.
파워트레인은 한 가지다. E-클래스와 동일한 2리터 4기통 디젤 엔진이 적용되고, 최고출력 191마력, 최대토크 40.7kg.m를 발휘한다. 9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린다.
기아 K3도 SUV처럼!?
K3도 SUV 파생 모델이 등장할 수도 있다. 한 국내 언론에 따르면, 기아 신형 K3는 3가지 버전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 중에는 SUV 적인 요소를 더한 크로스오버 모델 ‘K3 X-라인’도 포함돼 있다.
K3 X-라인은 어떤 모습일까?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등장한 ‘피칸토(모인) X-라인’을 통해 그 모습을 추측해 볼 수 있다.
모닝 X-라인은 일반 에 비해 높이가 약 15mm 정도 높다. 여기에 SUV 스타일 범퍼 디자인과 스키드 플레이트를 적용하고, 휠 아치에 검은색 플라스틱 장식을 덧대 SUV다운 모습을 보인다. K3 X-라인에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변화가 예상된다.
기아차 관계자는 “K3를 기반으로 다양한 모델을 연구개발 중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차량 제원이나 출시 일정 등을 밝힐 수 없다”라고 밝혔다. 과연 K3도 SUV의 망토를 걸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