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안동역에서)
바람~에~~ 날~려버린~ 허무한 맹~세였나~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건지~ 못오는건지~
오~지 않는 사람아~~
안타까운 내마음만 녹고 녹는다~~
기적소리 끊어진~ 밤에~~
어차~피~~ 지~워야할 사랑은 꿈~이였나~
첫눈이 내리는 날 안동역 앞에서~~
만나자고 약속한 사~람~
새벽부터~ 오는 눈~이~ 무~릎까지 덮는데~
안 오는건지~ 못 오는건지~
대~답 없는 사람아~~
기다리는 내 마음만 녹고 녹는다~
밤이 깊은 안동~역에서~~~
기다리는 내 마음만 녹고~녹는다
밤이 깊은 안동~역에서...
☆☆☆
이 노래는 애절한 사연이 있는 노래다.
경북 안동역사(驛舍) 주차장 뒤편에는
신라 시대에 세워진 5층 전탑과 오래된 벚나무에 얽힌
역무원과 승객의 애절한 사랑을 담고 있다.
해방 이전 어느 해 겨울밤,
한 처녀가 열차에서 내리자마자 정신을 잃고 쓰러지자
젊은 역무원이 역무실로 업고와
정성스레 간호해주고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며칠 뒤 처녀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러 그 역무원을 찾아왔고,
그렇게 두 사람의 사랑이 시작됐다.
☆☆☆
당시 역 주변에는
두 사람이 같이 시간을 보낼 만한 이렇다 할 장소도 없고 해서,
늘 5층 전탑 주위를 거닐며 사랑을 나누곤 했다.
그리고 그 옆에 서로의 사랑을 약속하며
벚나무 두 그루를 같이 심었다.
그러다 얼마쯤 뒤 그는
갑자기 일본 고등계 형사들에게 쫓기게 되자
애인이 걱정할 것을 우려해
"같이 심은 벚나무가 죽지 않는 한
자신에게도 별일이 없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는
황급히 만주로 떠났다.
사실 그는 비밀 독립운동단체의 단원이었는데,
일본 형사들에게 알려졌기 때문이었다.
☆☆☆
그 후 처녀는 수시로 역을 찾아와
전탑 앞에서 간절히 기도하며 벚나무를 보살폈다.
그리고 몇 년 뒤 6·25 전쟁이 일어났고,
피란을 떠났던 그녀는 전쟁이 끝나 고향으로 돌아오자마자
안동역부터 찾았다.
그런데 정말 뜻밖에도 역에는 그가 와 있었다.
만주에서 독립군 생활을 하던 그는
해방이 되면서 피치 못할 사정으로 북한군에 편입됐다가
전쟁이 일어나 안동까지 내려오게 되었고
그러다 벚나무를 보고는
그녀 생각에 도저히 그곳을 떠날 수가 없어
국군에 투항한 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