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칼리토 ]
<대부> 이래 쏟아져 나온 수많은 아류 갱 영화들이 늘 그렇고 그런 패턴에 식상해 있는 사람들에게 <칼리토,Calito's Way>는 왠지 새롭고도 신선한 느낌을 줍니다.
이 영화에는 우선 마피아들의 잔인하고도 끈적끈적한 복수나 총기난사가 없습니다.
그 대신 이 영화에는 이제 더 이상 영웅이 아닌 한 사나이의 좌절된 꿈과 사랑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관객들에게 아쉬움과 안타까움을 안겨 줍니다. 바로 그것이 갱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여성 관객들을 불러모으는데 성공하고 있는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노련한 솜씨일 것입니다.(사진, 알 파치노가 분한 칼리토)
이 영화의 가장 큰 주제는 시대의 변천과 낙원의 상실입니다. 예컨대 칼리토 브리칸데(알 파치노 분)는 마치 20세기에 접어 들면서 갑자기 입지를 상실한 카우보이나 건맨들처럼, 자신의 시대를 잃어버린 전직 갱입니다.
60년대에 이름을 날린 갱이었던 칼리토는 70년대의 전반부 5년 동안을 복역한 후 75년에 석방되지만, 그 동안 세상이 변하고 자신의 시대는 사라졌음을 깨닫습니다.
마리화나가 코카인으로, 트위스트가 디스코로, 미니 스커트가 맥시로, 그리고 의리가 배반으로 바뀌어진 새로운 시대에 감옥에서 풀려 나온 그는 자신이 다만 지나간 시대의 ‘전설’일 뿐, 이제는 설자리가 없음을 발견합니다.
칼리토는 암흑세계로부터 손을 씻기로 결심하고 자신의 변호사인 데이빗 클라인벨트(숀 펜 분)가 지분을 갖고 있는 나이트 클럽 ‘엘 파라디소(낙원)’의 공동 경영자가 됩니다. 그는 거기에서 돈을 벌어, 바하마로 가서 옛 애인 게일(페넬로피 앤 밀러 분)과 함께 렌터카 사업을 하려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습니다.(사진,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 암흑가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쳐봤지만...)
바하마는 그에게 있어 ‘낙원’이지요. 그리고 렌터카 사업은 다른 사람들의 여행-때로는 낙원으로의 여행-을 도와주는 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가 꿈을 키우는 나이트클럽의 이름이 ‘낙원’이라는 사실은 상징적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의 꿈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낙원’은 결국 ‘밤의 술집’이고, 밤의 술집은 필연적으로 술취함과 싸움이 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렌터카’ 역시 자신의 차를 갖지 못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임시 이동 수단이기 때문이죠.
이 영화의 시작과 끝 장면을 장식하는 것은 ‘낙원으로부터의 탈출’이라는 표제가 붙은 바하마 해변의 천연색 대형 광고 사진입니다. 칼리토는 ‘낙원으로의 탈출’을 간절히 원하지만
끝내 실패합니다. 그는 자신의 절친한 친구인 변호사에게 배반당하고, 자기가 살려 준 신흥 갱의 총에 맞아 숨을 거둡니다.
영화 <칼리토>가 기존의 갱 영화와는
달리 관객들에게 강한 호소력과 공감을 주는 이유는, 그것이 단순히 갱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소박한 꿈을 갖고 그 꿈이 이루어지는 날만을 기다리며 살고 있습니다.(사진, 사랑하는 여인 게일과 악덕 변호사 클라인벨트)
그러나 그 꿈은 대부분 거의 이루어지는 찰나에 좌절되곤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이 영화가 보여주는 인생의 패러독스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칼리토>는 그래도 순진했던 시대, 그래서 가끔은 꿈이 이루어지기도 했던 시대의 영화였던 <카사블랑카>에 대한 현대판 패러디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두 사람의 유사점에도 불구하고, 칼리토에게는 험프리 보가트의 ‘꿈’과 ‘탈출’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알 파치노와 숀 펜의 성숙한 연기는 <칼리토>를 <스카페이스>보다 한 단계 더 수준 높은 영화로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사진, 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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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개인적으로 알파치노를무척좋아합니다
강렬한 충격을주는 멋진배우입죠
마지막 장면예전에살려줬던 피래미에게 총 맞고 그의 소박한 꿈이 사라질때 가슴아팠음
이 영화 여러번 보면서
세상만사 뜻과계획대로
쉽게 되지 않는다는 작은교훈을
배우게되었음
우리가 이만큼 세상을 살아보니깐 많은 경우에 될듯 싶었던
일이 망가진 일이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이 영화도 그런 의미
에서 세상살이의 허무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 알파치노가 총을 맞고 병원으로 실려가면서 독백하는 장면
이 나오는데 이게 무슨 얘긴가 했더니 결국 안타까운 마지막 장면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