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골분교 김성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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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의 그림은 플랑드르 풍속화가인 브루겔(1525~1569)이 그린 제목이 <맹인들>의 일부입니다.
설명을 덧붙이면 다음과 같습니다.
맹인 세 사람이 순례자의 노래를 부르면서 등장하고, 이들은 서로 옷을 붙잡고 뭉쳐서 움직이는데,
이름이 데 위뜨, 드 스트로, 덴 오가 라네요.
그들의 목적지는 로마, 바티칸 교황 성전까지 가는데, 네덜란드 근방에서 출발해 7주 째 움직여 로마 근처에까지 온 것인데,
이 순례를 통해 그들의 죄를 용서받기 위함이라네요. 멀리서 성당의 종소리가 울리면서 그 들은 로마에 온 것을 느끼고,
그러나 확실하지는 않아 사람들을 만나면 물어보긴 하겠지만 산길로 접어들어선지 사람은 보이지 않고,
누군가 아이디어를 낸게 멀리 메아리가 들리니 메아리한테 물어보자 했데요. 그래서 셋이 모두 큰소리로 묻자, 대답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람프리도 라는 늪지대 왕이라,
그는 이들이 이곳 에서 몇주간 왔다갔다 헤매는 것을 보았고, 그래서 이들을 도와주려는 것인데 게다가 맹인들이니까 아직 로마까진 많이 남았고 어찌어찌 해서 가면 빨리 갈 수 있다고 하는데, ,
이 맹인들은 애꾸눈이라는 말에 람프리도를 우습게 보고,
그의 말을 안 듣고,
한쪽 눈으로 보느니 안보이는 것만도 못하다는 맹인 특유의 고집이 발동,
결국 이들은 람프리도의 말을 무시하고 자기들 생각대로 길을 떠나고 얼마 후에 늪에 빠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끝난다는 스토리 라네요.
자기만이 옳다고 목청을 높이고 잘못된 판단과 행동으로 전체를 위험에 빠트리는 인간들이 너무도 많아 보이지요.
그러면서 문득 생각나는 시(詩) 한 편!
25.3.27.목.
말골분교 김성구 교사 / 신경림
북한강가 작은 마을 말골분교 김성구 교사는
종일 남에게서 배우는 것이 업이다
오십 명이 좀 넘는 아이들한테서 배우고
밭 매는 그애들 어머니한테서 배운다
뱃사공한테 배우고 고기잡이한테 배운다
산한테 들한테 물한테 배운다
제 아내한테도 배우고 자식한테도 배운다
남들이 그를 선생이라 부르는 것은
그가 이렇게 배운 것들을
아무한테도 되돌려준다고 말하지 않는대서다
그는 늘 배우기만 한다고 말한다
아이들의 질문에서 배우고 또
아이들의 장난과 다툼에서 배운다고 말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왜 모르랴
배우기만 한다는 그한테서 아이들과 어머니들이
똑같이 배우고 있다는 것을
더불어 살면서 서로 배우고 가르친다는
평범한 진실마저 모르는 잘난 사람들이
자기만이 가르치고 이끌겠다고 설쳐 대어
세상이 온통 시끄러운 서울에서
백 리도 안 떨어진 북한강가 작은 마을 말골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