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일대를
헤집고 다니다가..
채 피로가 걷히기도 전에
난.. 다시금 여행길에 오른다..
강원도 별장에서의 편안함은
여행이라기 보담,편안함과 긴 배부름에
별 의미는 갖지 못했다.
이번엔 달랐다.
새로운 세계에 도전하고픈..
어쩌면 나 다운 여행을 시도했었다.
아무런 계획없이,
지도하나..
옷 몆벌..
운동화 한컬레.슬리퍼 하나..
대체할 수 있는 냄비하나.야외용 가스..
빠질 수 없는건 커피..
다만,
목적지는 전라도라는 것 뿐.
불현듯, 난 그렇게 나섰다.
어린아이가 "쉬"하고 싶을때의 모습처럼..
그 우중에 난 길을 떠났으니..
부곡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기면서
어둠이 짙게 깔린 그 곳을 벗어나 여수로 발길을 옮겼다.
마산. 진주 사천을 거쳐오면서..
섬진강줄기를 옆에 끼고
하동에서 잠시 짐을 풀었다.
고속도로 휴계소에서 차를 세워놓고
차안에서 잠은 해결하리라 생각하고..
계속되는 뉴스는 비 피해로 온통 난리였었고..
하지만 우린 되돌아 가기엔 너무 멀리 와 있었다.
조금씩 흩날리는 비는 여행하기엔
아주 적함한 기후 였었고(이 지역은)
한 밤중에 내리치는 혹독한 빗줄기에
꼼작않고 갖혀 있기도 했었다.
모기와의 전쟁은 시작됐었고..
옆의 친구(신랑)는 견디다 못해 팔을 휘저으며
괴로워 하기도 했지만
모기는 내 피는 맛이 없는지
난 별 관심없는 사항이기도 했다.
날이 밝기도 전에
우린 시원한 우동국물에 목을 축이며
길을 떠났다.. 짚시처럼~~~~~~
광양시를 거쳐..
순천시를 거쳐..
국도여행은 시작되었다.
여수시..
언젠가는 꼭 가 보고 싶었던 곳.
무작정 동경의 세계 였었던 곳.
高大에 다녔던 남자친구의 고향이기도 한 이 곳을..
청바지를 즐겨 입었고..
항상 모포 잘 덮고 자라고 염려하던 친구 였었는데..
지금쯤 무얼하고 있는지..
전남 수산종합관에 들려 전시실을 둘러본 후
금오산 향일암에 들렸다.
온통 앞뒤 바다를 낀 기암절벽 위 암자는 신비 스러웠고
대웅전 뒤 관음전은 원효대사가 수도하던 곳이라
더욱 감회가 깊었다.
金鰲山이 금거북이란 뜻 이어서일까 주위는 수석으로 된 거북이의
형상과 모습들이 많이 있었다.
어울리지도 않게..
처음으로 불전에 기도하고 절을했다.
분위기에 매료되어(절은 구경 온 아줌마 한테 물어 했지만)..
이젠 오동도로 향하자.
어떻게 표현할까?
사람들은 이 곳이 좋더라..
저 곳이 좋더라..
나름대로의 해석들을 하지만
내 생각엔 그 날의 분위기와 기후조건,
어떤사람과 함께 했느냐에 많이 치중한다고도 본다.
특히 여자라면..
아침7시경..
많이 이른 시각에 우린 국도를 따라
시가지에서 얼마 되지 않은 위치에 자리한
오동도에 들렸다.
아무도 찿지 않은 듯
너무나 조용한 섬은 가끔씩 오르내리는 산책객들과
어쩌다 마주치는 한쌍의 연인들 외엔
우리 둘 뿐이었다.
이른 아침의 바닷바람은 싱그러웠고
신비에 싸인 듯한 전경은 말로 표현키 어려웠다.
[해장죽 시누대]이라는 대나무를 비롯해
팽나무, 참식나무, 후박나무등의 난대성 상록수 들이 서로 어우러져 있는데
(숲의 낙원)이라 표현 하고 싶다.
상록수림에 둘러싸인 숲길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며
특히 후박나무. 동백나무.대나무로 울창한 이 곳은
연인들의 사랑스런 밀어장소 이기도 하다.
돌산대교를 거쳐 이 곳 저곳을 누비다가
우리는 배가고파 그 지방마다의 특유의 음식으로 식사를 하며
온천에서 가벼히 몸을 풀고
다시 여정의 일을 나서기도 했다.
전남 구레에서의 일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많은 해프닝도 있었지만..
지리산에 들렸지만 노고단 등반엔 실패하고
그 아름답다던 뱀사골 또한 이번 폭우로 좌절로 끝났다.
구레의 화엄사는
정말로 웅장하고 그 주변이 너무나 수려했다.
어떻게 이렇게 멋진 곳이 있단 말인가?
언젠가는 또 다시 찾을 것을 기약하며
발길을 돌렸다.
구레의 고속휴계소에서 밤을 보냈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빗줄기는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듯 겁나게 퍼부었고
우린 차 안에 들어 온 모기들과의 전쟁에
씨름을 했다.
유독 모기에는 약한 친구는 연신 모기약을 뿌려대었고
난, 옷을 뒤집어 쓴채 잠을 자기도 했다.
날이 채 밝기도 전에
거울에 비친 내 몰골을 보곤
그야말로 거지형상의 모습에 실망스러웠다.
옷을 몆번씩이나 교체 해 입고
등산화에서 운동화로 그리곤 슬리퍼로..
비가 오니 어쩔 수 없었고
우린 편안한 연인이 되자고 했다.
그래도 우린 행복했고..
고정관념을 깬 자유로운 사람이 되자면서..
차 안은 그야말로 짚시처럼..
덜컹이는 냄비 부딕히는 소리..
스치로폴 소리..
이곳 저곳 널려져 있는 옷가지.. ㅋㅋ
전주에서의 일은 차마 말하자니 맥 빠지는 일이라..
우린 칙칙한 몸을 풀기 위해 목욕탕을 찿았다.
찜질방,불가마,온천할 것 없이 2시간 35분 동안을 시내를
누비고 찾았지만 가는 곳 마다 문이 닫혀 있었다.
알고보니.. 전주는 목욕일이 시내 반반씩 나뉘어져서 쉬고. 영업하고 한다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우리가 찾아 간 곳은 하필 시내쪽이라 애를 먹었는 것 같으다.
전주에 온 김에 비빔밥을~~
전주에서는 제일 잘 한다는 한국관에 들려
놋그럿에 나온 맛갈스런 비빔밥을 대하자
온 몸의 기가 풀리면서 그만 입맛을 잃어 버렸다.
맛도 모르면서 먹다 만 비빔밥 반 그릇..
전주는 인연이 없나부다..
남원에 들렸다.
이도령과 춘향이의 사랑이 깃던
광한루원을 거닐며 그들의 애틋한 사랑과
춘향이의 정절을 새겨보았다.
견우와 직녀의 전설이 있는 오작교를
매년 한번씩 건너면 자녀에게 복이
남녀간의 사랑이 움튼다나..
우린 오작교를 두번이나 오르내리며
그 전설을 믿기로 했다.
익산에서 하룻밤을 더 자고
계룡산을 끼고 있는 동학사의 산자락을 내려와
부여로 향하기로 했지만
쏟아진 폭우로 부여는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는 뉴스에
발길을 돌렸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여러 곳을 더 다닐 생각 이었는데
아쉬웠지만 포기했다
단 한끼의 밥도, 비로 인해 끓여 먹진 못 했하고
사 먹는 차질을 빚었지만
전국 5도를 다니면서 그 곳의 특색 음식을 맛 볼 수있는
여건이 되어
그런대로 입의 즐거움도 갖이기도 했었다.
이젠 돌아 가야지..
인근에 있는 봉화가 470m
부석은 360m
피해가 많다는 뉴스보도에
집으로 향하는 길엔 걱정과 불안함도 함께했다.
막상 집으로 향하자 모든 심신이 피로했다.
칠곡의 도개온천에 들려 온천을 하곤
곧장 집으로 향했다.
후회없는 뜻 깊은 여행 이었고
신랑의 애틋한 배려에
많은 사랑과 함께 고마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