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에 강아지가 새로이 입양되어 들어왔습니다.
옆집이라 하지만 담이니 울타리도 없어 경계가 모호합니다.
그 경계가 모호한 곳에 강아지 집을 두었습니다.
그래서 외부인이 보기에 똘이가 제가 키우는 것인지 옆집이 키우는 것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제 지인들은 당연 제가 키우는 강아지인줄 알지만...
지난 여름 1년여 이상 친구로 지내던 옆집 삽살개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한동안 마음의 상처가 컷었습니다.
옆집 분들의 개에 대한 인식이 강아지를 키우면 안되는 분들 같아서 늘 노심초사했는데
결국 심장사상충으로 급사한 것이지요.
혼자 사택에서 지내는 저로서는 퇴근하면 유일한 친구가 그 삽살개였으니까요.
그 개가 죽고나서 제가 직접 애완견을 길러볼까 했지만
낮이면 회사에 출근해야 하고,
주말이면 서울 집에 나가야 하고
그리고 목욕이니 청소니 제 스스로는 감당이 되질 않아 머뭇거리고 있던 차에
옆집 분이 지난주 월요일 지금의 강아지 똘이를 데려 온 거지요.
낳은지 1년이 되었다 합니다.
생후 2, 3개월 정도의 강아지면 지내면서 정붙이기가 쉬운데 이미 어느 정도 큰 개라 걱정이 되었습니다.
더구나 전 주인의 손길을 느껴보지 못한 개였는지
사람들의 손길을 완강히 거부했습니다.
다가가면 개집으로 도망가 숨어 나오지를 아니하고....
우선 옆집 주인분에게 예방주사를 맞췄는지 물었는데 아직이랍니다.
그래서 지난번 처럼 남의 개라고 그냥 둬서는 안될거 같아 근처 동물병원에
사상충 약을 사러갔습니다.
하지만 심장 사상충 약은 피검사를 하고나서 먹여야 한다더군요.
개를 데리고 와야 한답니다.
이번주엔 직접 병원으로 데려가 검사를 하고 예방 주사든 약이든 처방을 할 생각입니다.
병원에서 돌아오는 길
애완견용품점에 들러 여러종류의 군것질 거리를 샀습니다.
아~ 그거 완전 고급이더군요.
몰랐습니다
대부분 소고기 육포 등등 사람이 먹는 군것질 값 이상이더군요. ㅎㅎ
일주일 사이에 많이 친해졌습니다.
군것질에 홀린 것인지 나한테 홀린 것인지 저만 보면 아주 좋아 죽습니다.
그렇게 싫어하던 제 손길도 이제 마다하지 않습니다.
앉아! 라는 말도 못알아들었는데
저만 보면 앉아 라는 말도 하기 전에 조용히 제앞에 앉기도 합니다.
갑자기 사택에 활기가 돌기 시작하고,
그동안 지쳐있었던 저의 컨디션도 한층 좋아진 것 같습니다.
주말에 서울집에 갔다가 오늘 아침 출근하면서 사택부터 들러 똘이를 만나고 회사에 왔습니다.
비록 제가 키우는 개는 아니지만
정성으로 지키고 같이 놀아보려 합니다.
아참! 똘이의 견종이 어떤 거냐구요?
그 유명한 시고르자브종이랍니다.
시골 잡종 똥개...
우리 직원이 그렇게 알려줬습니다. ㅎㅎ
첫댓글
똘이 친구가 생겨서 참 좋습니다.
말 동무가 있으니까요.
그래도 그 녀석,
운이 영~ 나쁜 건 아니네요.
이웃을 잘 만났으니
얼마나 다행일까요.
주인은 단풍나무숲님이 아니지만,
주인보다 더 따른다는 것이
제가 보기에도 흐뭇합니다.
서로 잘 지내시기 바랍니다.
혹시라도 똘이로 인하여
이웃과 좋은 소통이 이루어 질 것을
기대도 해 봅니다.
연말에 즐겁고 기쁘고 행복하셔요.^^
옆집 분들이 너무 좋은 분들이어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다만 개를 너무 자연상태로 놔두는 게 문제지만요 ㅎㅎ
똘이 때문에 마음의 위로가 많이 됩니다.
무엇이든 정들면 애착이 가게 마련일 겁니다.
소유와는 다른 결이지만
그래도 소유와 궤를 같이 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만.
제가 데리고 사는 것처럼
그렇게 지내보려 합니다. 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쵸?
모르는 분들에게는 아주 명견으로 들리겠지요 ㅎㅎ
시고르자브종..ㅋㅋㅋㅋㅋ
정들여서 사랑 주실데가
있으니 축하드려요.
사랑은 만들어가는 것 같습니다.ㅎ
개는 먹을 것 주는 사람을
제일 잘 따릅니다.
사상충은 한 번 걸리면 잘 낫지도 않고요.
큰 일을 맡으셨습니다.
간식값도 몇 만원 합니다.
돈도 쏠찮이 나가겠습니다.
재미있네요 옆집 풍경이요.
잘 읽었습니다.^^
그러게요.
간식을 10여만원치 사다놨는데
금방 바닥을 드러낼 것 같군요.
혹시 비대해질까 걱정이 됩니다만...
개를 좋아하는 사람은 내집 네집 가리지 않고 좋아합니다.
개는 민감한 동물이라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압니다.
내가 그러니까요. 남의 개인 데도 관심을 주시는 단풍나무숲님
복받으실 겁니다. 정겨운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아 그렇군요.
그래서인지 제 기척만 나면 낑낑거리고 난리입니다.
잘 사귀어 볼랍니다. ㅎ
단풍나무님의 지금 심정
두달전에 느껴보아서 잘 알것 같습니다.
사랑으로 나누는 교감때문에
사택에서 생활하실때
즐거움이 가득 하실겁니다.
우리집 강아지도
시고르자브종이랍니다.ㅎㅎㅎ
ㅎㅎㅎ시골잡종? 시고르자브종?
글을 읽다가 빵~!하고 터졌습니다.
ㅎㅎ 무슨 프랑스의 명견인가??
거뭐 양쪽집의 경계선에 강아지 집을
놔둬서리,, 옆집 주인의 심리도 참
묘합니다
심장 사상충 약이라는거 약국에서도
판매를 하는데, 피 검사를 해야 먹일지 말지
결정을 한다는 얘기는 음 알다가도 모를일이
아니라 아예 모르겠는데요?
암튼 구충제인데, 인간의 구충제를 피 검사를
한후 먹을지 말지 결정하겠다는 얘기와 같은것
도 같고 ㅎㅎ 사실은 저도 강아지는 잘 모릅니다1
사고르지브종이라는 개의 종류가 있는가
했습니다 . ㅎㅎㅎ
단풍나무숲님의 견님 사랑하시는 맘이
대단 하십니다.
자년 여름에 16년 반 키운 반려견을 보냈기에
아직도 강아지 간식 코너에서 서성이게 됩니다.
옆집 아저씨를 잘 둔 사고르지브종 개는
행복한 견님 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