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민평기 상사 모친 윤청자씨
'우리 바다를 지키는데 써달라'
1억 기부로 만든 '3.26 기관통'
새롭게 재탄생한 천안함에 탑재
2010년 북한에 폭침한 초계함 천안함(PCC-772)에서 최신 호위함으로 재탄생한
새 천안함(FFG-826)에 3.26 기관통' 2정이 탑재됐다.
'3.26 기관통'이란 천안함 폭침으로 전사한 고 민평기 상사와 어머니 윤청자(80) 여사가 유족 보상금 1억원과 성금 등
총 1억898만8000원을 해군에 기부한 것과 군 예산을 더해 제작한 7.62mm K-6 기관총 총 18정을 뜻한다.
이 18정 중 2정이 신형 천안함에 탑재된 것이다.
'영해를 지키는 데 써달라'던 윤 여사의 바람이 13년 만에 부활한 새 천안함에서도 이어졌다.
윤 여사는 22일 본지 통화에서 '천안함은 돌아왔지만, 아들은 돌아오지 않아 마음이 서글픈 건 사실'이라면서
'하지만 국가와 군이 46용사의 헌신을 잊지 않고 기억해 주기에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윤 여사는 지난 19일 새 천안함 취임식에 참석해 함상에 탑재된 '3.26 기관총'을 직접 살펴봤다.
윤 여사는 '막내가 태어날을 때 '평화의 기초'가 되라는 뜻으로 이름을 '평기'라 지었다'면서 '평기야, 죽어서도 서해 수호 임무를
수행하는구나'하는 마음으로 새 천안함 구석구석을 어루만졌다'고 말했다.
해군은 당시 유알했던 천안함 관련 기부를 기념하기 위해 해상 야간 투시 장비, K-6 기관총 등을 고민하다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기관총 18정을 택했다.
해군 관계자는 '윤 여사 가족 형편이 여유 있지 않은데도 보상금.성금 전액을 군에 내놓는 애국 충정에 모두가 감동했었다'면서
'당초 '민평기 기관총'이라고 명명하려 했다'고 말했다.
'문.김정은 악수는 교과서 실으면서, 천안함은 왜 없나'
'민평기 기관총' 아닌 '3-26 기관총'
군에선 아들 이름 넣자 했지만
'46용사 모두 기려야한다' 요청
폭침 발생한 날짜를 따 명명
문 '천안함은 북 폭침' 말했어야'
연설 등서 공식적으로 발언해야
문 지지자들 음모론 주장 안할 것
그래서 교과서에도 실리길 바라'
그러나 윤청자 여사는 '46용사 모두를 기려야 한다'고 했고 해군은 이를 받아 들여 폭침 발생일을 딴 '3.26 기관총'으로 명명했다.
해군은 3.26 기관총 18정을 그간 옛 천안함과 같은 해상 경계가 주 임무인 영주함(PCC-779) 등
초계함(PCC) 9척에 2정씩 배치해 운용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퇴역한 영주함의 '3.26 기관총' 2정을 보관하고 있다가 새 천안함에 지난 3월 정착해
이번 취역식에서 그 모습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특히 영주함은 1999년 6월 15일 제1연평해전 당시 북한 어뢰정 1척을 침몰시킨 전공이있다.
군 관계자는 '다른 함정도 아니고 영주함과 함께했던 '3.26 기관총'이 세 천안함에 이식됐기에 그 의미가 더 깊다'고 했다.
윤여사는 '천안함이 재탄생한 만큼 더는 천안함 좌초설.조작설 같은 음모론이 퍼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놀랍게도 아직도 '북한이 공격한 게 아니라던데...'라며 북한 폭침을 말하는 나와 46용사 유족을 오히려 이상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런 가짜 뉴스를 무책임하게 만들어 유포하고 확대 재생산하는 사람들은 아무런 법적 처벌도 받지 않고
이를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키우고 금전적 이득까지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악순환 고리를 끊으려면 책임있는 사람이 분명하게 공개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천안함은 북한에 의한
폭침된 것이라고 입 밖으로 내뱉어야 한다'면서 '일전에 문 전 대통령에게 바랐던 것도 그런 이유 떄문이었다'고 했다.
윤 여사는 지난 2020년 '서해수호의 날' 당시 경호원의 제지를 뚫고 문 대통령에게 다가가 '천안함(폭침이) 누구 소행인지
말씀 좀 해 달라'고 촉구했었다.
그는 2021년 새 천안함 진수식 때는 좌초설 주장 콘텐츠를 방치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항의로 불참하기도 했다.
윤 여사는 "문 전 대통령은 저의 요청에 '북한 소행이라고 정부가 인정하지 않습니까'라며 답했다"면서 '남 얘기처럼 말하지 않고
분명하게 그리고 연설 등에서 공식적으로 발언해야 문 전 대통령을 따르는 사람들이 더는 음모론을 주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 여사와 그의 첫 째 아들이자 민 상사 형인 민광기씨는 소원이 하나씪 있다고 했다.
윤 여사는 '천안함 사건이 우리 교과서에 실리는 게 소원'이라면서 '문 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2018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악수한 것은 금방 교과서에 실리는데 북한의 천안함 폭침은 왜 안 실리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른 건 몰라도 안보만큼은 여야, 좌우가 없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 국민, 특히 미래 세대가 올바른 역사적 사실을 배우고 안보관을 가질 수 있도록 교과서에 천안함이 들어가길 바란다'고 했다.
민광기씨는 '천안함 잔해가 평택 2함대에 전시돼 있어 사람들이 잘 못 찾아간다'면서
'3D 프린터를 통해서든 잔해 모형물을 제작해 서울 한강 등 사람들이 지나가다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전시해
북한의 위협이 얼마나 현실적이고 국방이 중요한지 실감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윤 여사는 '지난해 6월('호국 영웅 초청 소통 식탁' 행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을 때 교과서 수록 등 천안함 사건이 분명히
알려지도록 노력해 달라는 부탁을 직접 했다'면서 '야당도 천안함 사건을 교과서에 수록하는 것에 대해선 뜻을 모아주리라
믿는다'고 했다. 노석조 기자
예비 해군장교로...천안함오른 '천안함 용사의 딸'
고 김태석 원사의 딸 해나씨
'아빠처럼 천안함 승선이 꿈'
취역식 참석하며 꿈에 한발짝
'아빠의 귀를 이어 대한민국의 바다를지킬 해군 장교 후보생 강해나.
하늘의 태석 전우여, 부활한 천안함과 자랑스러운 당신의 딸, 부디 잘 지켜주시길...'
지난 19일 신형 호위함으로 재탄생한 천안함 취역식에 참석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은 다음 날 페이스북에 '과거와 미래의
함장'이라는 제목으로 이런 글을 썼다.
천안함 갑판에서 여성 해군 예비 장교 후보생과 함께 찍은 사진도 같이 올랐다.
이 후보생은 2010년 천안함 폭침 때 전사한 고 김태석 해군 원사의 장녀 김해나(21)씨다.
최 전 함장은 22일 본지에 "'열심히 해서 이 배 함장 하는게 어때'라고 하니 해나가 '저도 꼭 그러고 싶어요'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천안함 폭침으로 김 원사가 전사했을 당시 초등학교 2학년, 여덟 살이었던 해나씨는 현재 우석대 군사안보학과 재학생이다.
'아버지 같은 해군 간부가 되겠다'던 다짐대로 지난해 '해군 군 가산 복무(군 장학생) 장교 ' 모집 전형에 최종 합격했다.
대학 재학 중 군 장학금을 받고 졸업 후 장교로 임관하는 제도다.
공군, 해병대 전형에도 합격했지만 해군을 택했다.
김 원사는 맏이인 해나씨를 포함해 세 딸을 두고 떠났는데, 그중 한 명은 꼭 해군이 되길 바랐다고 한다.
해나씨는 2025년 졸업한 뒤 3개월 군사 교육을 마치면 해군 소위로 임고나한다.
그는 지난3월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보훈부 승격 행사에 포대받아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기도 했다.
김 원사는 1993년 해군 부사관으로 임관해 전주함, 강원함 등을 거쳐 천안함에서 근무했다.
군 생활 18년 중 15년을 함정에서 생활하며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지켰다.
해나씨는 지난 3월 언론 인터뷰에서 '함정 병과를 선택해 배를 꼭 타보고 싶다.
아빠가 있었던 2함대에서 근무하며 새로 건조한 천안함에도 꼭 승선하고 싶다'고 했는데,
천안함 취역식에 참석하면서 꿈에 한발 더 다가선 셈이다.
취역식은 군함이 시험 향해 등을 마치고 정식으로 해군의 전투 세력으로 편입됐음을 선포하는 행사다.
해나씨는 본지 통화에서 '임관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제는 주목받기보다 조용히 다른 학생들처럼 임관하고 싶다'고 했다. 김승재 기자
부활 첱안함에도 기관총 기부한 어머니, 진정 나라를 지키는 분
최신 호위함으로 재탄생한 천안함에 '46용사'의 충정이 새겨진 '3.26 기관총' 2정이 탑재됐다.
천안함 폭침일을 딴 이 기관총은 전사한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씨가 해군에 기부한 것이다.
윤씨는 아들의 죽음을 가족의 비극으로 끝내지 않았다.
와유족 보상금 1억원과 성금 등 1억898만원으로 새로 취역하는 해군함에 아들의 충정을 담아 기관총을 기부해 왔다.
지금까지 18정의 기관총이 초계함 9척에 배치됐는데, 최근 퇴역한 초계함의 기관총을 천안함에 옮겨 달았다.
군은 천안함 기관총을 '민고아기 기관총'으로 부르려 했지만 윤씨가 죽은 46용사 모두를 기려야 한다고 해서 '3.26 기관총'이 됐다.
그는 영화 '연평해전' 제작에도 100만원 성금을 냈다.
천안함 취역식에서 윤씨는 '아들아, 죽어서도 서해를 지키는구나'라고 했다.
윤씨에게 지난 13년은 피눈물 나는 고통의 시간이었다.
싸늘한 아들의 주검을 끌어안다 실신했고, 아들의 묘비를 외투로 덫으며 통곡했다.
천안함 괴담이 나올 때마다 '제발 그만하라'고 절규했다.
가슴에 피멍이 들었지만 '침략자를 응징하는 데 써달라'며 정부가 준 보상금을 전액 기증했다.
2020년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다가가 '이게 누구 소행인지 말씀 좀 해 달라'고 호소했다.
문 전 대통령은 들릴 듯 말 듯 작은 목소리로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입장이 있다'고만 했다.
윤씨를 가장 힘들게 한 것은 천안함 장병들을 욕보이는 가짜 뉴스였다.
문 정부 때 대통령 직속 위원회는 천안함 괴담 유포자 요구에 따라 서류까지 ㅂ꿔 천안함을 재조사하러 했다.
북한 어뢰에 의한 폭침이라는 사실을 흐리고 조작하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이미 당시 국방장관은 천안함 폭침을 '우발적 사고'라고 하는 지경이었다.
대통령은 서해 수호의 날 행사에 계속 불참하다 선거를 앞두고 보여주기 이벤트 한 번을 벌였다.
천안함 유족을 초청한 자리에서 김정은과 손잡고 찍은 사진 책자를 돌렸다.
천안함 주범인 김영철을 불러 국빈 대접했다.
민주당 인사는 북한이 아니라 천안함 함장이 '부하들을 수장시켰다'고 했다.
김정은과 쇼에 정신이 팔려 안보는 뒷전이었다.
이번 천안함 취역식에는 고 '김태석 원사의 딸이 해군 장교 후보생으로 참석했다.
아버지의 뒤를 따라 해군을 지망해 천안함 위에 선 것이다.
그는 해군 소위로 임관하면 천안함을 타고 서해 바다를 지키고 싶다고 했다.
진짜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는 이들은 가족 잃은 고통을 호국으로 승화시킨 46용사의 어머니와 딸일 것이다.
이분들의 희생과 헌신 앞에 고개 숙인다. 조선일보 사설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