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신앙 23-35, 흔들리는 보트를 타는 법
“어떻게 이번 여름은 계곡 다녀왔어요? 여름이 지나기 전에 같이 물놀이 갈래요?”
책거리로 목사님께서 식사를 대접해 주셨으니 이번에는 김민정 씨가 물놀이하며 먹을 도시락을 챙기기로 했다. 이렇게 한 번은 목사님께서, 그다음에는 김민정 씨가 식사와 차를 대접한다. 주고받으며 산다.
요즘 빙기실 계곡이 참 좋을 거라고 하셨다. 목사님께서 가는 길을 안내해 주셨다. 야외 탁자에 자리를 잡고 도시락과 간식을 꺼내 식사 준비를 한다. “기도할까요?” 목사님께서 이 자리에 함께 모여 시간을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다며 기도해 주셨다. 도란도란 식사하던 중 목사님께서 일어나신다.
“사진 한 번 찍을까요? 이렇게 앉아 봐요. 아이고 보기 좋네.”
“민정 씨, 이리 와 봐요. 이거 한번 타 봐요.”
“아니야.”
“내가 잡고 있으니까 괜찮아요. 이렇게 타면 돼. 막상 타면 즐거울 거라.”
보트가 흔들린다. “오, 오.” 하며 손을 젓는다. 목사님께서 한 손으로는 보트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손을 잡아주니 김민정 씨가 사뿐히 보트에 앉는다. 앉은 후에도 보트의 손잡이를 수월히 잡을 수 있게 자세를 고쳐 앉도록 도와주신다.
수면의 파동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리는 보트를 물에 빠지지 않고 타는 법은 스스로 중심을 잘 잡으면 되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곁에 있는 사람의 손을 잡고 도움을 받아 타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두 분을 보며 깨닫게 되었다. 혼자서는 할 수 없거나 어렵다면, 함께하면 되는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서도 좀처럼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던 김민정 씨에게 계곡에 왔으니 즐기자고 몇 번이고 권하던 허운 목사님의 노력이 헛된 것이 아니었음을 김민정 씨의 웃음을 보며 알게 되었다. 두 분, 서로가 서로를 부르며 한동안 계곡을 빙빙 돌았다. 신발이 젖고, 바지가 젖어도 연신 웃는다.
계곡을 지나 주차장에 가려면 울퉁불퉁한 길을 지나야 한다. 평탄하지 않은 길에서는 쉽게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김민정 씨가 이 길을 겁내지 않고 지날 수 있는 것은 역시나 당신 손을 마주 잡은 허운 목사님이 계시기 때문일 것이다.
목사님께서 물놀이를 좋아한다고 하셨다. 오늘 참 즐겁고 시원했으며, 내년에도 또 오자고 하셨다. 다음을 기약하는 말들이 오갈 때, 기쁘다. 내년 이맘때의 어느 날, 김민정 씨는 허운 목사님과 나란히 앉아 계곡에 발을 담그고 여름을 즐기고 있겠지.
2023년 8월 7일 월요일, 서지연
여름에는 계곡이죠. 손잡아 주신 목사님, 감사합니다. 신아름
민정 씨가 보트에 탔다고요? 와우!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