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영국의 보수-자민당 연립정부 출범 이후 지방정부에서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 가운데 여성의 비율이 남성의 2배에 달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일간 가디언이 입수한 통계청(ONS)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0년 연립정부 출범 이후 최근까지 지방정부에서 근무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수는 25만3,600명이 줄어든 반면 남성의 경우 여성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10만 4,700명이 줄었다. 따라서 현재 지방정부 내 여성노동자의 수는 143만명, 남성은 45만2,300명이다.
이 같은 수치가 공개된 것은 자유민주당 상원의원인 오크쇼트(Oakeshott)가 국회 질의시간에 공공부문의 여성고용에 관한 이슈를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당초 그의 질의는 통계청(ONS)으로 회부되었는데, 통계청이 성별에 따른 고용규모를 중앙정부, 지방정부, 국가의료서비스(NHS), 경찰 등으로 나눠서 제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답변하면서 논란은 더 불거졌다. 통계청이 성별 고용현황을 ‘공공부문 전체’로 자료를 제시한 반면, 실제 중앙부처와 지방정부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을 성별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는 자료는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자료는 2010년 이후 경제 전반에 걸쳐 여성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주었고, 남성보다 여성의 일자리 상실이 더 심각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오크쇼트 의원은 “공공부문 일자리 축소가 여성들에게 더욱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 공공부문에서 해고당한 여성들의 희생을 통해 경제를 재정비하겠다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전임 자유민주당 재무장관 대변인 역시 이같은 여성 실업자 수의 급증은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여성 실업자의 비율은 2010년 5월 6.9%에서 가장 최근 자료에서는 7.3%로 증가했다. 남성의 경우 이보다 높긴 하지만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최근 8.2%를 기록했다. 이는 연립정부가 집권할 당시 8.7%와 비교하면 낮아진 것이다. 오크쇼트 의원은 연립정부 출범 당시인 2010년 5월에는 여성의 실업률이 남성보다 1.8% 낮았지만 이제는 그 격차가 0.9%로 좁혀졌고,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정부에서 여성의 일자리가 급격하게 감소한 것은 이 부문이 많은 여성노동자들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정부의 예산감축이 특히 여성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부가 이 불균등한 효과를 어떻게 설명하려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오크쇼트 의원은 경제위기를 이유로 특히 여성 노동력에게 더욱 가혹하게 대하지 않는지를 정부가 감시하고 적극 대처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정부에게 재정계획이 여성들의 일자리에 미친 영향에 관해 그 효과를 분석한 공식 자료, 구체적으로 정부가 중앙부처, 지방정부, NHS, 경찰 등에서 고용하고 있는 여성 인력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 투명하고도 정기적인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그는 “여성들이 일자리에서 제 권리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다음 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노총(TUC) 역시 오크쇼트 의원의 정부에 대한 비판을 지지하고 있다. 영국노총은 여성이 정부의 긴축정책으로 부당하게 고통 받고 있고 경제위기는 전통적으로 여성이 많이 고용돼 왔던 부문(도소매업 같은)에서 일자리를 축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옴에 따라 가계의 재정은 더욱 압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TUC 프란시스 오그래디 사무총장은 “여성은 임금 축소, 일자리 상실, 각종 사회서비스의 축소 등의 영향으로 경제위기 상황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노동자들이 정리해고의 가장 큰 고통을 느끼고 있는 지방정부에서 노동자 4명 중 3명의 여성”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공공부문 내 각 부문별 여성 노동자들의 규모조차 파악하고 있지 않은 통계청(ONS)을 향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정부는 긴축재정이 여성노동자들의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 관심조차 없는 것 같다. 정부가 심지어 그것에 대한 정보조차 수집하지 않은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출처: 일간 가디언 인터넷판, 2013년 7월 1일자, ‘Public sector austerity measures hitting women hard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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