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23일 아침이 밝았다.
게르 문을 열고 들이쉬는 몽골초원의 아침공기는 달았다. 아니 꿀처럼 달았고 사카린처럼 달았다.
이곳은 공기를 오염시키려해도 오염시키는데 돈이 훨씬 많이 드는 그런곳이다. 22년전 남미여행 갔을때 이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갔을때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맑고 좋은 공기라는 뜻 이라고 하드니 이 몽골 초원을 부에노스 아이레스 라고 불러야할 판이다. 이 좋은 기회를 놓칠수 없다. 나의 허파 속으로 마음껏 맑은 공기를 들이 마신다. 몇번씩이나....
지난밤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었나보다. 마른 초원에 서리가 허옇게 내려 앉아있다. 공기가 차가우니까 더욱 맛있는듯하다.
세면을 마치고 카메라를 집어들고 리죠트 산책에 나선다. 게르촌을 지나 위쪽으로 올라가니까 공동 화장실과 샤워장이 나오고 더 올라가니까 바베큐장과 캠프화이어장도 있었다. 내려와서 아침식사하러 가자고 우리 게르에 왔드니 아우님들이 와있다.
한 아우님 하는말! 형님 오늘 새벽에 별 보셨어요? 아주 많이 보이던데 형님 주무셔서 안 깨웠어요. 뭐~~라 ! 지금 시방 뭐라했노 ! 별을 잘 보았다고 ! 오~~ 통제라 ! 야 ! 이x들아 ! 별을 봤으면 이x아 칼같이 깨웠어야지 ! 아이고...
어쩌랴. 이미 동쪽에 해는 벌겋게 떠 올랐거늘....
오늘 타미르 로타리클럽과 양모패드 기증식과 자매결연 조인식등 공식행사가 있어서 어제 저녁에 양복 구겨진거 펴지라고 게르벽에 걸어놓았던 양복으로 갈아입고 메인식당에서 정갈하고 맛있는 아메리칸식 아침을 먹었다.
식당 카운터에 우리나라 공기돌 같은게 보인다. 갯수도 4개로 꼭 공기돌 같았다. 가이드를 불러 설명을 듣는다.
"샤가이" 라고 불리우는 몽골 전통 놀이란다. 양의 발목관절뼈로 만들었단다. 우리나라 공기 보다는 다양한 놀이를 할수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08시20분 우리나라 유치원 통학버스를 수입해서 사용하고있는 25인승 버스가 출발한다. 09시쯤 울란바트로에 진입한다.
아침에 그렇게 달게 마셨던 부에노스 아이레스가 도심에 들어서자 스모그가 거므스레 끼어있다.
울란바트로에 4개의 화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고 그 폐열을 이용해서 약 300mm의 관을 온 도시에 깔아서 온수를 유통 시켜서 중앙집중식 난방을 하고 있단다. 도시 미관에도 안좋을 뿐 아니라 매우 비 효율적인 방식이었다.
현재 울란바트로에 거주하는 시민들 40%가 아파트에 거주하고 60%가 아직도 게르촌에서 생활하고 있단다. 화력발전소와 게르촌 가정에서 나오는 석탄 연기가 도심 대기의 질을 오염시키고 있었다. 더구나 울란바트로 지형은 길게 분지형태의 지형 이라서
더욱더 오염된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가이드로 부터 현재 몽골의 사회상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1991년 소련 붕괴후 국가 기업들을 민영화 하였고 1991년 이전에는 몽골국가에 있는 모든 가축이 정부 소유 였었는데 개인 사유화 했단다. 토지는 아직도 모두 국유화이고 1인당 0.07헥타르 씩만 사용할수 있단다. 가축을 사유화 하면서 요즘 한국의 상식과 정의대로 분배하기가 무척 어려웠을것 같은데 워찌 했는지......
몽골에서는 지금도 공무원의 신분 보장이 되지 않아서 시장이 바뀌면 마음대로 해고하고 새로 뽑는다고 한다. 우리 가이드도 공무원 하다가 짤렸다는.... 사람 사는 곳 어느곳애도 갈등과 반목이 있듯이 몽골도 서몽골과 중앙 몽골간의 갈등이 심하다고 한다.
도로의 자동차는 승용차는 거의 토요타 중고차이고 그증에서도 프리우스가 70%는 되는것 같다. 프리우스는 운전대가 우측에 있고 우리 현대 기아 차는 좌측에 있어서 차문을 잘못열면 사고의 위험성이 있었다. 시내버스와 관광버스는 95% 이상 한국 중고차 들이었다. 차가 한국보다 많지는 않겠지만 도로의 기반시설 부족으로 트래픽이 심했다. 아직 무질서 하고...
10시에 ORGIL슈퍼마켓에 들려서 오늘 방문할 유치원 아이들의 간식을 한아름 구입하여 10시15분 175 유치원에 도착 하였다.
사회주의 특징중의 하나가 어떤 명칭을 부여할때 고유명사를 사용하지 않고 숫자를 부여한다. 몽골도 유치원 명칭을 175번 유치원,205번 유치원 이렇게 부른다. 오늘도 205번 유치원생 일부가 175번 유치원으로 와서 행사에 참여 하고 있다.
타미르 로타리클럽에서 우리 일행 7명 모두에게 1명씩 통역자를 붙여주었다. 몽골에 한국유학이나 한국회사 근무를 했던 사람들이 많아서 인듯 하다. 그 통역자들도 고유명사를 쓰지 않고 숫자로 부르는것이 헷갈린다고 고쳐야할 문제라고 얘기한다.
타미르 회원들도 15명쯤 참석한것 같았다. 회원 소개하고 서로 인사 나누고 양모패드 기증식 하고 아이들과 선생님들의 귀한 공연도 보았다. 이 얼마나 가슴 벅차고 보람 있는 일이겠는가.
12시15분 공식행사가 끝나고 유치원 식당에서 유치원 아이들이 앉는 작은 의자와 식탁에서 유치원에서 준비한 군만두(호셔르), 찐만두(보~츠), 샐러드, 과일등으로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13시25분 울란바트로 외곽 게르촌에 위치한 175번 유치원을 출발한다.
13시55분 역사박물관에 도착 하였으나 타미르 회원들이 도착하지 않아서 기다리다가 14시35분에 몽골 국회의사당에 들어갔다.
외국인이라서 여권까지 보여주면서.... 국가간에 합동행사를 하다보면 서로 문화와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일정을 협의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국가들이 평균적으로 이해할수있는 International Rule 이 존재한다.
가기전에 일정을 협의 하면서 첯째날 공식회의와 기증식을 안하고 둘째날 하자고 하면서 국회의사당을 방문 한다고 해서 매우 의아했었다. 우리가 국회의사당에 갈 이유가 없는데.....공식회의도 첯날하면 한국에서 양복을 입고가서 행사 끝나면 우리 일행이 굉장히 편할텐데 왜 둘째날을 고집 하는지 의아했었다.
타미르클럽에 2015년과 2019년 두번이나 회장을 지낸 앙카바야르 전회장이 있었다. 현재 몽골의 야당인 민주당 국회의원 아차씨의 비서관과 당 대변인을 지내고 국회의원 출마했다가 낙선하고 재 출마를 준비하는 회원 이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그분 때문에 일정이 그렇게 짜여지지 않았나 하는 추측이다.
16시에 별 의미없는 국회의사당을 출발하여 자매결연 조인식과 공식회의를 하기위해 16시30분 수흐바타르(SUKHBAATAR)區 구청에 도착 하였다. 타미르 로타리 회원중 2명이 수흐바타르 구의원에 재직중 이어서 구청 회의실을 사용 하나보다.
회원소개, 공식회의, 조인식, 방문기념패전달, 선물교환, 기타토의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공식회의를 마쳤다.
18시20분 회의를 종료하고 구청을 출발하여 19시 타미르 회원님들이 식사및 회식장소를 마련한 NOVOTEL호텔에 도착 하였다.
호텔 2층의 BAR를 통째로 빌려서 준비해 놓았다. 몽골 민속공연도 준비하고 스테이크도 준비해 놓았다. 물론 문제의 보드카도 아주 많이 있었고.... 그날이 마침 타미르 로타리클럽 총무인 나란치멕(女)의 생일 이라서 더욱 분위기가 좋았던것 같았다.
40도가 넘는 보드카를 계속 원샷 ! 을 해가지고.... 아이고고고.... 앗~~다 ! 그놈에 보! 드!카! 카카카.
거의 밤12시 까지 회식을 끝내고 그리 멀지 않은 우리의 숙소 RAMADA에 도착하여 그~~냥 뻗어 버렸다. 아 이 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