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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사랑방 스크랩 신의물방울 와인- 레디가피
6기 정두호 추천 0 조회 92 07.06.14 08:23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 투아 리타 제공
    • ‘레디가피(Redigaffi)를 아시나요?’

      국내에 와인 열풍을 일으킨 일본 와인만화 ‘신의 물방울’ 2권에 보면 이탈리아 와인에 푹 빠진 인물 쵸스케가 등장한다. 그가 꼽은 최고의 이탈리아 와인 중에 레디가피가 들어있다. 만화에는 레디가피에 대해 짧은 설명만 나와있다. ‘메를로 100%. 연간 생산량 4300병인 초 프리미엄 와인. 로버트 파커가 2000년산에 100점을 줬다.’

      만화에는 나오지 않지만, 레디가피는 투아 리타(Tua Rita)라는 이름과 함께 기억해야 한다. 레디가피는 이탈리아 투스카나의 와인 생산업자 투아 리타가 만들어내는 최고급 와인 브랜드다. 생산량이 워낙 적어 미국, 일본 등 한국보다 와인시장이 몇 배 큰 나라에서도 시중에서 구하기가 무척 힘들다.

      지난 4월 이탈리아 베로나에서 열린 ‘빈이태리(Vinitaly) 2007’ 행사장에서 투아 리타의 부스를 찾았다.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이탈리아 와인업체들에 비하면 눈에 잘 띄지도 않는 작은 부스였다. 외국 바이어들과 상담하던 스테파노 프라스콜라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푸근하고 편안한 인상의 이탈리아 할머니가 나타나 와인을 이것저것 따라주었다.

      와인을 시음하고 얘기를 나누던 끝에 이름을 물었더니 “내 이름은 리타 투아. 이것들은 내 남편이 만드는 와인들”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투아 리타는 와이너리 여주인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예정에도 없던 인터뷰를 즉석에서 할 수 있었다.

      지난 1984년 리타 투아(62)와 비르질리오 비스티(Virgilio Bisti·64) 부부는 이탈리아의 유명한 와인 생산 지역 투스카나의 중세 마을 수베레토(Suvereto)에 포도밭을 사서 1988년부터 본격적으로 와인 생산을 시작했다. 그곳은 해변에서 20㎞ 떨어진, 햇살 강렬한 천혜의 와인 생산지다.

      “남편은 비디오 게임을 파는 가게를 했었지요. 하지만 시골서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에 언젠가는 와인을 만들겠다는 꿈을 늘 간직하고 있었어요.” 그 오랜 꿈을 마침내 실현한 것이다.

      150년 전통을 자랑하는 보르도의 5대 샤토가 등을 꼿꼿이 세운 귀족 부인 같은 도도함을 자랑한다면, 역사 짧은 투아 리타의 와인들은 그런 화려한 장식 없이도 탁월한 손맛이 일품인 이탈리아 여성들을 빼닮았다.

      “불과 20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값비싼 와인을 만들어내게 된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리타는 “좋은 토양과 열정 덕분”이라고 말했다.

      “와인은 우리 가족의 일원이지요. 우리에게는 자식 같은 존재랍니다.”

      투아 리타의 와인들은 온 가족이 매달려 만든다. 변호사인 외동딸만 자신의 직업을 그대로 유지하고, 사위도 장인 장모를 거들어 와인 일에 뛰어들었다. 그러니까 앞서 얘기를 나눴던 마케팅 담당 스테파노는 리타의 사위다.

      투아 리타는 와인 컨설턴트 스테파노 키오치올리(Stefano Chioccioli)와 손잡고 이탈리아 토양에, 프랑스 보르도의 와인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를 심은 것이 성공 비결이다.

      연간 생산량 수천병 불과… 美·日서도 찾기 힘들어
      “20년 만에 세계서 가장 유명한 와인 만들어낸 것은
      와인이 자식이기 때문… 수퍼 투스칸 계보 잇고있어”


    • 투아 리타가 시장에서 처음 주목받은 와인은 1992년부터 병입을 시작한 ‘지우스토 디 노트리(Giusto di Notri)’. 이 와인은 보르도의 포도 품종 카베르네 소비뇽과 메를로, 카베르네 프랑을 섞은, 그러니까 보르도 스타일로 배합한 이탈리아 와인이다.

      이어 100% 메를로로 만든 ‘레디가피’가 탄생, 투아 리타에 오늘날의 명성을 가져다 주었다. 레디가피는 투아 리타의 와이너리 근처를 흐르는 작은 개울 이름을 따서 와인 이름을 지었다.

      현재 레디가피는 세계 와인업계에서 수퍼 투스칸 와인의 2세대로 분류된다. 수퍼 투스칸 와인의 1세대는 1960년대 말~1970년대 초 이탈리아 와인에 혁신을 가져온 사시카이아, 티냐넬로, 오르넬라이아 같은 명품 와인을 말한다.

      그 뒤를 이어 레디가피가 벤처기업처럼 짧은 시간에 새로운 스타일과 탁월한 맛의 와인을 세계 시장에 내놓으면서 수퍼 투스칸의 계보를 잇고 있다.

      세계적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가 레디가피 2000년산에 100점을 주었다. 올해 초 와인 전문지 ‘와인 스펙테이터’가 전 세계 지역별로 와인 점수와 가격을 매긴 리스트에서 레디가피 2004년산은 투스카나 와인 중 최고 점수, 최고 가격이었다. 98점, 병당 가격은 275달러다. 초기 가격이 이 정도인데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와인이니 유통 가격이나 경매 가격은 그 몇 배가 될 지 모른다.

      투아 리타는 22㏊(헥타르)의 포도밭에서, 연간 총 10만병의 와인을 생산한다. 연간 수천병만 생산하는 ‘레디가피’ 외에도 ‘지우스토 디 노트리’ ‘페를라토 델 보스코’ ‘시라’ 등 총 6종의 와인을 만든다. 와인 스펙테이터가 꼽은 올해의 투스카나 와인 32개 중에 투아 리타 와인 3개가 올라있다.

      “남편이 사들인 포도밭인데 왜 남편 이름을 붙이지 않았느냐”고 물었더니 간단하면서도 정확한 대답이 돌아왔다. “남편 이름 비르질리오 비스티는 사람들이 기억하기에 너무 어렵잖아요.”

      그녀의 이름 리타 투아를 투아 리타로 바꾸면, 이탈리아어로 ‘당신의 리타’라는 친근한 뜻이 된다. 좋은 와인에, 기억하기 쉬운 이름이라면 성공은 날개를 달 수밖에 없다.

  •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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