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비봉산 이야기
나름 수도권의 산(가 본 적은 없지만 산 이름은 거의 안다고 생각했는데) 중에
비봉산은 처음 듣고 또 산행도 처음이다.
그리고 임도라고 하면 이름 만큼은 머리에 입력되어 있는데
비봉산임도라는 제목에 "엇~? 몰랐던 길이네"하며 참가 댓글을 달았다.
그러나 첨부터 가파른 바위길을 오른다.
요요님과 친분이 두터운 초암님(지난해 계방산 참가)이 앞장을 선다.
나중에 하시는 말씀인 즉 등산 모임인 줄알았단다. ㅎㅎ
그럼에도 어어? 하며 따랐다.
좌우지간 덕분에 즐건 산행을 했다.
함께한 사람들(비봉산 정상에서)
초암 요요 퍼커션 이령 솔빛길 궁마을 호수 김윤식 송설 손착해(사진 왼쪽부터)그리고 이같또로따
안양천을 지나 대림대학교 바로 전에서 가파른 철계단을 올라갔다.
초반부터 헉헉하며 땀을 흘린다.
어잉~ 임도가 아니라 암도(巖道)다.
그럼에도 겉으로는 이의 제기가 없다.
하긴 인적도 드믈고 오솔길이 이어지니 어쩌랴.
주위를 내려다 보는 여유도 있다. 바람도 시원하다.
그리고 주위 조망이 굿이다.
관악산 주봉을 비롯 수리산 태을봉 수암봉 등 이 한눈에 들어온다.
그런데 희안한 건 도대체 동서남북 방향 감각이 무딘건지 헷갈린다. 나만 그런가?
요요님이 여저기 보이는 곳을 알려준다. 아주 열성적으로.
요요님은 안산 평촌 의왕 등등...그리고 멀리 보이는 산 봉우리도 다 꿰찬다.
바위 틈의 소나무. 덩치는 작아도 온갖 풍상을 겪은 듯하다.
분재는 분명 아니지만...
뿌리는 지상의 키 보다 몇 배나 길고 단단하리라.
아래 아래 깊숙히 물길까지 바위를 뚫고 닿았으리라.
그리고 바람을 견디기 위해 몸매도 다듬은 듯 하다.
가까이 다가가 셔터를 눌렀다.
찌르르 손이 떨림은 왤까.
초암님도 역쉬 눈에 보이는 산 봉우리를 다 알려주신다.
표정 또한 진지하고 차분히 설명하신다.
안양의 9경 중 제1경인 망해암과 항공무선표지소.
망해암에서 보는 일몰이 장관이란다. 서해바다가 보인다던데... 다음엔 꼭 가봐야겠다.
용화전의 석불입상은 필수이고.
안양(安養)이란 말은 원래 불교에서 나왔다고 하던가.
극락((極樂)이란 뜻이라고 한다. 안양시 사찰 순례도 함 해보면 어떨지...
결국은 관악산 수리산 삼성산 줄기를 오르내리는 산행이겠지만.
잠깐~망해암에 전해오는 전해오는 전설따라 삼천리...
조선 세종때 삼남지방에서 국가 세금으로 받은 곡물을 가득 실은 여러 척의 배들이 인천 앞바다 팔미도 근해를 지날 무렵 심한 풍랑을 만나 배가 뒤집혀질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매우 절박한 상황에서 많은 선원들이 이리 밀리고 저리 밀려 어찌할 바를 모르고 날뛰고 있던 중, 돌연 뱃머리에 한 스님이 나타나 “그대들은 너무 당황하지 말고 차분히 내말을
잘 들으라” 하며 선원들을 진정시키고 인도하여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고 한다. 풍랑이 잠잠해지자 한 선원이 “대사님은 어느 절에 사십니까?” 하고 묻자 관악산 망해암에
있노라하며 홀연히 사라져버렸다고 한다. 이후 선원들이 한강까지 무사히 도달한 뒤 생명의 은인이며 신통했던 스님을 찾아 망해암에 올라가 보았지만 스님은 계시지
않았고, 그 스님과 용모가 흡사한 모습의 부처님이 법당 안에 모셔져있었다고 한다. 이 사연을 임금께 상소하여 알리니 이를 가상히 여긴 임금은 매년 한 섬씩의 공양미를
불전에 올리도록 하였다고 하며 400여년 간 계속되었다고 한다.
비행기가 이 지역 상공을 지나려면 저 산 위에서의 오케이 사인을 받아야 된단다.
안양의 한문 첫자가 安이다.
동서남북 사방을 크고 작은 산들이 병풍ㅊ럼 둘러쌓인 도시다.
어디 여기 뿐이야 산길의 돌탑들이.
돌 하나 하나에 의미가 있으리라.
돌에 새겨지지 않은 사연이 얼마나 있을까?
아마도 자기 자신보다도 자식들을 위한 기원이 거의가 아닐지.
잠시 쉬는 동안 자연스레 인사 나눔 시간을 가졌다.
몇명의 얼굴이 합쳐진 모습으로도 보인다.
오랜 풍상을 거치며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
저 돌같이 주름잡혔던 당신의 할머니 할아버지 생각이 안드시는지?
저 이정표를 보고 비산동의 이름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오늘 알았다.
단체 사진 장소에서 인증 샷~~
얼굴을 크로즈업해서 찍어봤다.
여성분들은 바짝 찍으면 열이면 열분 뭐라고 하더군. 왜일까?
1코스가 끝나고 2코스인 안양예술공원~서울대식물원 우회 구간을 지난다.
아이구 화마가 있었다.
큰 면적이 아니라 그나마 다행이다.
전망대에서 우리가 지나온 산길을 가늠한다.
잠시 쉬며 간식을 나누고.
참~ 여기서 오후 약속 땜시 길 안내를 해 준 초암님이 되돌아 갔다.
해외오지탐험대 발대식 관계로 일산을 가시기로 했단다.
무너미고개 계곡.
가문 탓에 수량이 적다. 겨우 명당(?)을 찾아내어 발을 담군다.
영지버섯 네 송이.꼭 달걀 후라이같다.
이 귀한 것의 주인은 누구일까? 답: ㅅㅂ ㄱ님
무너미고개에서 내려와 서울대식물원 후문을 통과한다.
정말로 오솔길이다. 그리고 호젓해서 좋았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온 길을 되돌아 본다.
길이 좋고 기분도 굿이다.
이 계곡에도 물이 없다.
그래도 잠시 걸음을 멈추고 쉰다.
국사봉 중턱 못미쳐에서 바른쪽으로 고개를 넘는다.
걷기의 종점이 멀지 않다.
비산 명상길이란다.저 위에는 텐트 세 개가 보인다.
진행도 즐겁게 해 주고 사진도 촐영하는 요요님.
망초 앞에 개가 붙은 꽃. 꽃 이름 앞에 개자가 붙은 게 적잖다.
식물학자들이 흔한 꽃 앞에 붙인'개'. 꼭 개 이름을 달아야 했는지.
모밀꽃 이상의 장관이다. 나비와 벌들이 보인다.
그리고 얼굴이 꽃 보다 더 예쁘게 꽃 앞에 선다.
꾸밈없는 꽃.
그런데...? 저 주황색 옷의 남자는? 그런데도 어울린다.ㅎㅎ
마을로 내려가는 길. 종점인 안양종합운동장이 눈 앞이다.
텃밭에서 키운 채소를 팔고 있다.
아욱 상추 오대잼 등을 산다.
로따도 5천원에 아욱 한 봉지를 챙겼다.
"여기서 시작해서 이리 저리... 그리고 여기~"
설명을 하는 요요님. 3시15분이다.
휴식 포함 5시간이 지났다. 걸은 거리는 9km.
요요님의 설명과 함께 우리가 걸은 코스를 본다.
우리 모두는 오늘 구간은 다 처음이다.
쫌은 힘들었겠지만 오래오래 기억될 산길이리라.
식당 상호가 별나다. 산마을우물가.
강원도 산골에서 보던 너와집이다.
정식 13,000원 반찬이 20가지다. 멋집은 맛집인가 보다. 이 시간에도 손님이 많다.
빈 자리는 예약석이란다.
지붕 위에 지난해 호박이 보인다.그 아래에는 능소화가 이제 개화를 시작한다.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 커피집을 들렸다.
오늘 진행을 한 요요님이 신고식으로 카드를 긁었다.
5시가 다 되어 커피집에서 나왔다. 커피 마시는 시간이 좀 길었나보다.
커피 타임에 개인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그중 백미는 ㅇㅇ님의 야그다.
19살 때 배구공 2개를 들고 관악산을 올랐다는...
별나면서도 화기애애했던 하루였다.
요요님은 이번이 세번째 깃발이지만 처음으로 본인 이름으로 공지를 한 날이다.
그래서인지 커피를 샀다.신고식이랄까.
두 번째 신고식이 없으란 법이 있겠는가.
다음 어느 길에서 깃발을 드실까?
그때는 찐하게 에스프레소를 주문하리라.
함께하신 님들~ 즐거웠어요~~
요요님 수고 엄청 많으셨구요~~
- 로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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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로따님 자세한글 읽으며 다시한번 다녀왔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참 여러가지 잼있는일이 있었네요~ 유모어가 많으신 로따님^^ 오랜만에 뵈어 반가웠습니다 저는 기억을하고 있었거덩요~~ 좋은길에 또 뵙겠습니다
오랜만이었습니다. 6년이 자났나 봅니다.
함께한 길 즐거쉈구요. 참나실 때 또 뵈어요.
그러고 보니 무지 뜻깊은 6월30일이었어요 역사적인 그날~ 상반기 마지막날 비봉산 삼성산에서~~
지기님의 후기는 항상 자상함과 표현의 매력이 있습니다 오랫만에 뵈어서 좋았는데 너무 신경을 많이 쓰신거 같아서 언제나 풍성한 모습을 뵈려나 즐감하고 갑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처음 걷는 길이라 더욱 설레였답니다.
손착해님이 함께하시어 더더욱 즐거웠던 산길이었구요.
일요도보 간 만에 산행한듯 합니다 좋은길벗님과 많이웃고 지기님과 함께하여 즐거움이 두배 플러스 맛난 후기 즐감하며 내내 미소가 지어지네요 수고하셨습니다
길도 좋았고 함께한 님들 분위기도 짱이였던 하루입니디ㅡ.
일총까지 맡으시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지기님의 오늘길 자세한복기로 차근차근 다시한번 길을 걷고있는 기분입니다~ 감사드리고요~^>^
노심초사하시느라 정말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이렇게 멋진 길을 열어 주신 요요님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다음 신길 기대합니다.모락산 어떠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