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지수 낮은 식품, 심장병 환자 체중 감소에 도움"
심장병 환자에게는 혈당지수(GI: glycemic index)가 낮은 식품이 체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혈당지수란 섭취한 탄수화물에 함유된 당분이 체내에서 소화 흡수되는 속도, 즉 혈당이 상승하는 속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같은 양의 당분을 함유한 식품이라도 당분의 종류에 따라 소화 흡수되는 속도가 다르다.
혈당지수가 높은 식품은 혈당을 급격히 상승시키는 반면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은 혈당을 긴 시간에 걸쳐 서서히 올린다. 최고 수치가 100(흰빵)인 혈당지수는 대체로 정제된 곡물과 가공한 식품이 높고 통밀빵, 콩, 채소, 과일, 견과류 같은 가공하지 않은 식품은 낮다. 우즈베키스탄 재활 의료 센터의 야몰 우조코프 박사 연구팀이 2016~2019년 관상동맥 질환 환자 160명(38~76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24일 보도했다.
관상동맥 질환이란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혀 심장근육의 혈류 공급에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관상동맥은 심장 표면에 위치한 3개의 주요 혈관으로 심장근육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한다.
연구팀은 이들(평균연령 58세, 여성 52%)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엔 혈당지수가 낮은 식사를 3개월 동안 하되 단백질과 지방은 평소대로 섭취하도록 했다.
혈당지수가 낮은 식품은 과일과 채소(사과, 오렌지, 브로콜리, 푸른 잎 채소), 콩류(병아리콩, 렌틸콩, 강낭콩), 통곡류(현미, 귀리) 등이다.
다른 그룹엔 전지 우유, 치즈, 육류, 계란 노른자, 튀긴 음식 같은 지방과 일부 단백질 식품을 뺀 관상동맥 질환 환자용 식단을 3개월 동안 계속하게 했다.
육류, 닭고기, 생선은 탄수화물을 함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혈당지수가 없다.
연구팀은 '식품 섭취 빈도 설문조사'(FFQ: Food Frequency Questionnaire)를 통해 두 그룹에 주문한 식단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점검했다.
이와 함께 임상시험 시작 때와 3개월 후 체질량 지수(BMI: body-mass index), 허리둘레, 엉덩이둘레, 허리-엉덩이둘레 비율(WHR: waist-to-hip ratio)을 측정했다.
BMI는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서양에서는 18.5∼24.9면 정상, 25∼29.9는 과체중, 30∼34.9는 비만, 35∼39.9는 고도비만, 40 이상은 초고도 비만으로 분류된다.
WHR은 허리둘레를 엉덩이둘레로 나눈 수치로 여성은 0.85, 남성은 0.9 이상이면 복부비만으로 간주한다.
3개월 후 저혈당지수 식단 그룹은 BMI가 크게 낮아지고 허리둘레가 크게 줄었다. BMI는 평균 4.2 낮아졌다. 이에 비해 대조군은 1.4 낮아지는 데 그쳤다.
허리둘레는 저혈당지수 식단 그룹이 9cm 줄었다. 이에 비해 대조군은 3.3cm 줄었다.
엉덩이둘레와 WHR은 두 그룹 사이에 별 차이가 없었다.
저혈당지수 식단은 허리둘레, 엉덩이둘레, WHR에서는 남성이 여성보다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BMI에 대한 효과는 남녀 간 차이가 없었다.
전체적인 결과는 저혈당지수 식단이 심장병 환자가 체중과 허리둘레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유럽 심장학회(European Society of Cardiology)의 2022 유로하트케어(EuroHeartCare)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