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약3,350개의 섬이 있어서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 다음으로
세계에서 네번째로 섬이 많은 나라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경기만에만 약 200개의 섬이 있다는 정도도 같이.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인 해양국가인 우리나라에 고기 잡는 어선 수가 약 6만8천 척이라는 것과,
일본에는 약 14만 척이나 있는 레저보트가 우리나라엔 약 38,600 척 밖엔 없다는 사실은 이번에 배웠습니다.
거기에 한 척을 더 보태기 위해 도전!
변침. 침로. 연안항해법 수상안전레저법 같은 선박 운항과 관련한 각종 법률과
접안.이안 같은 우리 일상에서 그리 친숙하지 않은 단어들은
외려 저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도전정신을 북돋웠습니다.
작년 12월에 기출문제집을 사서 독공으로 필기시험에 합격했습니다.
다섯과목에 과목당 객관식 20문제씩 해서 총 100문제를 풀어서, 2급은 60점 1급과 요트는 70점이 커트라인입니다.
실기를 접수하러 갔다가 한강이 너무 추운 겨울엔 면허시험장이 폐쇠되고
명년 3월에 다시 재개된다는 사실과 함께,
필기-> 실기-> 안전교육-> 면허라는 수순 말고,
이론강의 20시간 조정실기 16시간으로 면허를 딸 수 있는 새 제도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자동차 운전 면허를 딸 때는 굴러가는 기계를 처음 다뤄보는 거니까 어려워하고 그런 면이 있지만,
이미 오랜 시간 자동차 운전 경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렇게 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배와 차를 모는데 굳이 다른 점을 들라면 배는 움직이는 유체 위를 운행한다는 것입니다.
땅은 가만있고 브레이크로 차를 세울 수 있습니다.
또 바퀴와 땅의 마찰이 작용해서 운전을 돕기도 합니다.
물론 눈 비에는 이 마찰이 줄어들지만.
반면에 브레이크가 없는 배는 물 위를 다니고 물에는 파도가 있고 조류가 있습니다.
실기를 연습하면서 이런 기본을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물론, 처음엔 잘 안 되는 게 당연하지요.
저는 실기 면허시험 코스 딱 두 번째 만에 90점!이란 소릴 들었습니다.
요는 감이던군요.
차는 운행중에 핸들을 많이 움직이지 않지만
배는 지시에 따라 변침하고 침로를 유지하더라도 파도에 떠밀리고 조류에 흘러가게 되어 있습니다.
한강이 오전에는 수면이 고요한 편이지만
서풍이 부는 오후엔 바람과 파도가 심하고
특히 서해안 만조시엔 물이 거꾸로 흐르기 때문에 여러 요인들을 참고해야 합니다.
그에 따라 핸들을 계속 조작해야 되는데 그 감을 잡는 게 합격과 불합격을 가르는 기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제 경우지만요.
면허 등급은 크게 나누어 1급과 2급이 있는데 차이점은 2급은 개인 레저용이고
1급은 사업자용이다 이렇게 보면 됩니다.
낚시배를 운영해서 돈을 번다거나 수상 오토바이나 바나나보트 같은 거 가지고
돈을 벌 사람들에게는 1급 면허가 필요합니다.
물론 낚시도 하겠지만 섬 여행이 목적인 저 같은 경우에는 2급 면허만 있으면 되는 겁니다.
섬 안에서 섬은 많이 보았습니다.
섬 밖에서 섬을 보고 싶어서 도전했습니다.
드디어 면허증이 도착했습니다.
25톤까지 몰수있는 면허증은 1주일 정도 더 있어야 배달 될 겁니다.
이제 배를 사는 문제가 남았습니다.
ㅋㅋㅋ
언제 어떤 크기의 배를 살건지
배를 사면 세 번을 웃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잔금치루고 배를 인도받았을 때 우하하하 크게 웃는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그 놈을 몰고 나가서 우럭 한마리 걸었을 때 흐흐흐
세번째는 그 놈의 배가 드디어 팔렸을 때 ㅋㅋㅋ 웃는다고 하는데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