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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의 조기진단을 위해 환자로서 어떤 노력을 해야할까요?
우선 정기검진을 빠뜨리지 않고 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시다시피 간암은 국가암검진 사업의 대상질환으로 만 40세 이상의 고위험군인 경우 6개월 간격의 상복부초음파 및 혈청알파태아단백 (alpha-fetoprotein, AFP)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두 검사가 간암을 100% 찾아낸다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이와 같은 기준은 국가적인 관점에서 최적의 비용-효과 (cost-effectiveness)를 낼 수 있는 방식이 무엇인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서 디자인되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간암이 40세 미만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가끔은 간암이 있어도 AFP가 정상인 경우도 있으며, 꽤 많은 경우 초음파 검사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간암도 있습니다.
여기서 초음파 검사에 대해 조금 자세히 말씀 드리겠습니다. 많은 연구에 의하면 초기 간암의 경우 민감도가 60~70%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낮은 수치는 간초음파 검사가 여러가지 인자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간 초음파 검사는 검사 특성상 피검사자의 체형이나 호흡조절 능력에 영향을 받습니다. 아무래도 비만한 경우 초음파 검사 경로에 내장지방이나 소장/대장이 위치해 간을 가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가리는 경우가 아닐지라도 과도비만의 경우 호흡조절도 불충분해 상대적으로 간의 깊은 곳을 보는데 불리합니다.
비만이 심하면 지방간도 심한 경향이 있어 이 또한 간 깊은 곳을 보기 어렵게 합니다. 간경변이 심한 경우 간이 쪼그라들고 대장과 같은 장애물이 끼어들어 초음파 시야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간경변 때 생길수 있는 양성결절들이 많으면 간세포암과 구별이 어려워 집니다.
따라서, 초음파 검사를 맹신하지 말고 자신의 상황이 과연 초음파 검사가 적절한 지를 알고 계실 필요도 있습니다. 검사하시는 선생님께 간이 전반적으로 잘 보이는 편인지를 한번 물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그전에 자신의 체헝이 비만이라면 적극적으로 체중관리를 하는 것이 간을 포함한 건강에도 좋지만 초음파 검사의 효용성을 높이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간암 진단 시 CT와 MRI의 장단점은 무엇인가요?
두 방법 모두 단면영상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CT는 방사선을 사용해 조직의 밀도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고 MRI는 전자기장을 이용해 조직의 다양한 특성을 알아내는 방법입니다. 사실 간실질과 간암의 조직 밀도는 거의 같기 때문에 CT검사 때는 조영제를 꼭 사용해야 혈류 차이를 그려내 간암진단이 가능합니다.
반면, MRI는 다양한 종류의 조직 특성을 이용하므로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은 영상에서도 간암이 간실질과 구별되고 조영제를 사용하면 추가적인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특성 및 최근 MRI 기술 및 조영제 기술의 발전으로 간암 자체의 진단을 위해서라면 MRI가 CT보다 월등히 우세합니다.
하지만, CT는 짧은 시간에 검사가 가능하고 간뿐 아니라 폐와 하복부까지 넓은 범위를 검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MRI에서는 불가능한 원격 전이 혹은 타장기의 기타 이상소견에 대한 평가가 가능합니다. 또한, MRI는 피검사자의 호흡이나 검사자(방사선사)의 경험등에 영향을 더 받아 영상의 질이 저하되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주지하시는 내용이지만 CT는 방사선을 사용해 반복적인 검사는 부담이 되지만 MRI는 그런 부담이 전혀 없습니다. MRI는 간암 자체의 진단에는 분명히 좋은 방법이지만 간암이 발생한 경우 타장기에 대한 검사도 소홀히 하시면 안되기에 CT와 MRI 모두 적절히 받으실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장단점 중 환자 입장에서는 간암 자체의 진단능이 가장 중요한 가치이므로 기왕이면 CT보다 MRI를 선호하실 텐데요.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대형병원에서는 제한된 자원으로 보다 많은 검사를 해야하므로 효율을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MRI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 MRI를 시행하게 됩니다. 비록, 간암 환자에서는 건강보험 급여조건에 해당되는 경우에도 불구하고요.
최근 간 MRI 기술 발전에 대해 조금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가장 중요한 두가지는 3.0T MRI의 발전과 간 MRI 조영제인 프리모비스트의 개발입니다. 의료 장비기술 및 의약품 기술이 마침 동시에 개발되어 간암 진단능력이 단기간에 획기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그게 대략 2010년경이니 "최신"이라는 말이 어색한 상황이군요.
사실 그전에는 MRI는 움직이지 않는 장기, 즉 뇌, 허리, 관절 등에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기존의 1.5T MRI는 스캔 시간이 길어 그 시간동안 운동을 억제할 수 있는 장기만 검사가 가능했죠. 물론 간도 MRI를 적용할 수는 있었지만 진단능력이 CT보다 크게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3.0T MRI가 상용화되면서 스캔 시간이 짧아지는 동시에 영상의 해상도도 증가되었습니다. 이 변화로 인해 호흡 제한으로 MRI를 적용하기 어려웠던 많은 장기 (간, 췌장, 신장 등)도 MRI로 훌륭한 영상을 만들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금 구체적으로 말씀 드리면 성인(특히 노령층)이 호흡을 억제할수 있는 시간은 짧게는 15~20초 정도입니다. 그 시간 안에 간 전체를 스캔해야 하는 것이죠. 3.0T MRI로 비로소 이게 가능해졌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최근에는 MRI 기술이 더 발전하고 있어 횡경막 위치추적, 새로운 영상 재구성법, 인공지능 도입 등으로 호흡정지 시간이 더 짧게, 혹은 자유로운 호흡을 해가면서 촬영할 수 있는 방법이 이미 개발되었거나 개발되고 있는 중입니다.
프리모비스트 (Primovist; 성분명 gadoextic acid)는 다국적 제약사인 Bayer사에서 개발한 간 전용 MRI 조영제입니다. CT 조영제나 일반 MRI 조영제는 정맥을 통해 체내 주입되면 피가 돌아다니는 공간(혈관, 세포외공간)을 따라 돌아다니다 신장을 통해 배출되는 반면 프리모비스트는 절반정도는 일반 조영제와 같은 경로로 순환/배출되지만 절반 정도는 정상 간세포에 섭취가 되고 담도를 통해 배출됩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날 수록 간실질은 T1강조영상 (비교적 짧은 시간에 고해상도 영상을 만들수 있는 MRI 기법)에서 하얗게 변합니다. 이 영상을 조영제 주입 20분 경과 후 시행하면 간의 종양성 병변, 간 섬유화 부위가 하얀 바탕에 어둡게 표현됩니다. 이 영상은 실제 3~4mm 결절도, 간경변의 섬유화나 간표면이 미세하게 불규칙한 것도 그려낼 수 있게 됩니다.
프리모비스트는 오랜 기간 막대한 연구비를 투자해 만든 신약인지라 가격이 일반 조영제보다 훨씬 비싼게 사실입니다. 본 약제의 특허가 최근 만료되어 다른 제약사에서도 일반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아마 조만간 같은 원리의 일반약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렇게 되면 비용 측면에서 환자분들께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보다 성능이 개선된 또 다른 신약도 곧 개발되겠죠.
간암 진료에 영상의학과 의사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일반적인 암환자에서의 역할보다 간암 진료에서 영상의의 역할은 환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큽니다.
첫째, 일반적 영상진단입니다. 간암 위험군에서 시행하는 정기 초음파 검사 뿐아니라, 간암 치료전후 시행하는 CT, MRI 판독이죠. 초발암이나 재발암을 초기에 진단해야 완치율을 높일 수 있고 진행된 경우 정확한 범위를 알아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간 세부전공 영상의들은 어떤 CT, MRI 소견이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를 열심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간암 진단에 관련된 국내 영상의들의 연구성과는 세계최고 수준입니다. 물론, 실제 임상 진료에서의 경험과 판독 능력도 세계 최고 수준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둘째, 간암 치료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간암 치료는 다른 암과 달리 수술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간경변이 심해 절제술을 시행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치료 후 재발이 많아 반복적 수술이 어려운 것도 그 이유입니다. 이로인해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법이 개발되어 임상에서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경동맥화학색전술 (transcatheter arterial chemoembolization, TACE), 고주파열소작술 (radiofrequency ablation, RFA)이 대표적이며 그외 냉동소작술 (cryoablation), 극초단파열소작술 (microwave ablation, MWA), 방사선색전술 (transcatheter arterial radioembolization, TARE) 등이 현재 많이 활용되는 방법들입니다. 이러한 치료는 영상을 보면서 시술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영상유도하 인터벤션 치료라 부르며 이를 세부전공한 영상의들이 시술을 담당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10여년간 간암 RFA를 삼성서울병원에서 시행했던 경험이 있고 시술하던 기간 중에도 매우 빠른 속도로 장비 개선 및 기술 개발이 이루어짐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아마 제가 민트병원으로 이직해 RFA를 시행하지 않고 있는 지난 5~6년간 또 많은 발전이 이루어졌음은 분명합니다.
이러한 비수술적 국소치료 역시 국내 영상의들은 세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살짝 자랑 하나 하겠습니다. 아래 논문은 제가 삼성서울병원 재직 중 쓴 것인데, 당시만해도 영상의학과 의사로서는 도전하기 어려웠던 Journal of Hepatology라는 빅저널에 간암 RFA 치료후 10년 결과를 세계 두번째 (아쉽게도 일본보다 1년 늦었네요)로 보고 한 논문입니다. 이 논문 자료 분석하느라 고생도 참 많았는데 발표 후 축하도 많이 받고 기뻤던 기억도 납니다.
세째, 제가 이런 말하기 조금 쑥스럽긴 하지만 영상의학과 의사들은 "Doctor of Doctors”라고 불리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 얘기는 사실 오래전부터 대부분의 임상의사들의 진료에 가이드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사실, 간암의 임상 발현 양상은 정말 다양하고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도 매우 많은 편입니다. 다른 장기에 발생하는 암보다 최소 몇배, 조금 과장하면 수십배 정도는 더 복잡하다고 생각합니다. 간암의 위치나 크기, 갯수는 물론 간내 복잡한 혈관 혹은 담관과의 관계, 다양한 종류의 암, 같은 종류의 암에서 다른 여러가지 특성, 기저 간 상태 및 타 기저 질환, 환자의 나이, 체력, 과거 치료력, 현재 간기능, 개인의 사회적 상황 및 가족관계 등 무수히 많은 상황을 고려해 치료법이 결정기 때문이죠.
그래서 간암의 경우 다른 암보다 다학제 진료의 역할이 매우 큽니다. 소화기내과, 외과, 혈액종양내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진단검사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의 전문의들이 모여서 한 환자의 진료계획을 수립하는 회의이죠. 이곳에서 모든 과 의사들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지만 간암 자체 및 다양한 치료법을 잘 이해하는 영상의학과 의사의 역할을 뺀다면 다학제 진료의 역할은 반감된다고 생각합니다. 이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는 영상, 즉 MRI 소견이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개인적으로 삼성서울병원에서 오랜기간 간암의 다학제진료에 참여한 경험이 현재 민트병원에서 여러 간암 환자들을 진료하고 상담하는데 중요한 영향을 주고 있어 그 경험이 제게는 무척 소중합니다.
간암치료에는 어떤 변화 있나요?
사실 간암만큼 최근 치료 방법에 역동적인 변화가 있었고 앞으로도 진행될 분야는 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암치료 일반에 걸쳐 표적항암제, 면역치료 등의 혁신적인 치료법들이 개발되었지만 간암분야에서는 그외 다양하고 급속한 발전이 있었습니다. 그 모든 분야를 정확히 알지는 못하기에 영상의의 관점에서 간략히 말씀드리려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진단능력의 발전으로 더 작은 크기의 간암들이 점차 많이 진단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MRI로는 약 5mm 간암도 진단 가능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MRI가 너무 작은 간암을 진단하다보니 간암이 진단되어도 당장 치료를 하지 못하고 기다리면서 간암을 "키워서" 치료하는 웃지못할 상황도 벌어집니다. (기다려도 사실 예후에는 차이가 없으니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초기 간암치료에 많이 이용되는 RFA의 경우 초음파를 보면서 시술하는데 너무 작은 간암은 잘 보이지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 삼성서울병원의 장기데이터를 분석해봐도 RFA로 치료하는 초발암의 직경이 지속적으로 감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결국 간암의 예후 향상에 기여하겠구요.
초기간암의 경우 RFA와 같은 비수술적 국소치료를 많이 시행합니다. RFA도 새로운 전극 및 다양한 보조기술 (인공복수, 융합영상, 초음파조영제 등)의 채용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RFA외에도 MWA, 냉동소작술 등의 새로운 기술도 속속 상용화되어 임상에서 활용되고 있어 다양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옵션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간암 치료의 또 중요한 축인 간절제술이나 간이식술도 너무 빠른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모두 주지하시겠지만 우리나라의 간 외과의들의 경험과 수준은 전세계 제일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죠.
방사선 치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의 고식적인 방사선치료만 가능할 때는 방사선치료는 다른 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운 진행된 암에 완화요법으로만 시행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3차원 영상유도기법 (CT, MRI)을 결합해 방사선수술 (radiosurgery)의 개념으로 치료를 하여 치료효과를 높이며 부작용을 줄였습니다.
또한, 새로운 개념의 방사선 치료 (양성자치료 등)를 도입해 기존에 방사선치료를 적용하기 어려웠거나 심지어 간문맥을 침범한 간암의 경우도 완치의 개념으로 치료를 시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TARE도 새로운 개념의 방사선치료라 할 수 있겠죠.
이러한 발전은 당연히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고 멀지 않아 혁신적인 치료법이 나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암은 결국 극복되겠죠.
HIFU는 간암 치료에 어떤 역할을 할까요?
제가 개인적으로 연구 및 임상시술을 많이 해온 HIFU (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 HIFU)도 간암치료에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가 진단목적으로 사용하는 동일한 초음파를 매우 강한 출력으로 한점에 집속시키면 조직괴사를 유도할 정도로 강하게 온도를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이를 초음파나 MRI 영상을 보면서 종양을 치료하는 것이 HIFU열소작술의 원리입니다. 이 방법은 국내에서는 자궁이나 전립선 질환에 승인이 이루어져 활발한 임상시술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HIFU를 처음 공부하기 시작한 지난 2005년에 저는 이 새로운 치료법을 간암치료에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HIFU열소작술은 바늘조차 사용하지 않는 완전 비침습적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의 RFA를 대치할 수 있는 미래의 간암 치료법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세상 대부분 일들이 그러하 듯 의도한 대로 되는 일은 별로 없더군요. HIFU 열소작술은 자궁질환 치료에 가장 먼저 승인이 되었고 당시 저는 간암 적용이라는 궁극적 목표의 경유지로서 HIFU를 배운다는 입장에서 자궁질환 HIFU 치료와 연구에 집중하였고 이게 현재까지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간암치료에 HIFU열소작술은 사실 꽤 큰 제약이 있었습니다. 초창기 중국에서 간암치료에 HIFU열소작술을 적용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간의 상당 부분을 둘러싸고 있는 늑골로 인해 HIFU의 간암으로의 전달이 방해되고 오히려 늑골 주변에 화상 및 조직손상을 유발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애초 기대와는 달리 그렇게 성공적인 치료를 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HIFU의 또 다른 작용 기전인 기계적 소작법 (mechanical ablation)인 히스토트립시 (histotripsy)라는 방식이 최근 간암 치료에 적용되기 시작하였고 늑골로 인한 제한이 극복되었습니다. 히스토트립시란 기존 열소작보다 훨씬 강한 초음파 (충격파)를 매우 짧은 순간에 반복적으로 발생 시켜 초점 부위 조직이 쉽게 말해 "짖이겨지는" 효과가 생기고 그런 점들로 종양을 모두 커버해 종양을 유화 (emulsification) 시켜 치료하는 방법입니다. 신장결석에 적용하는 체외충격파쇄석술이 종양에 적용되는 것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런 작용방식을 적용하면 늑골 주변에 열이 발생하지 않아 합병증에 대한 우려가 없고 초음파 특성상 완전한 비침습적 치료가 가능해집니다. 간암 환자의 경우 혈소판 감소로 바늘을 찌르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라도 걱정 없이 적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RFA나 MWA는 고열치료이므로 열 파급에 의한 주변장기의 열손상이 중요한 합병증 중 하나였는데 히스토트립시는 열을 전혀 이용하지 않고 기계적인 효과는 매우 국소적이므로 주변 장기 합병증의 우려도 감소되는 장점을 지닙니다.
실제 이 치료법은 전용 장비가 개발되어 유럽과 미국에서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진행중입니다. 멀지 않은 시점에서 국내에서도 임상 시술이 시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만성간질환 및 간암 환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제가 올해로 영상의학과 전문의 21년차입니다. 간암에 대한 RFA 치료를 10여년간 시행했고, 현재 이곳 민트병원에서 많은 만성간질환, 간암 환자분들을 직접 만나 뵙고 진료한 시간도 6년째군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일 것 같습니다.
그동안 간암에 대한 영상 판독, 시술, 상담 등을 해오면서 느낀 점은 만성간질환에서 발생하는 간암은 참 고약한 암이라는 생각입니다. 사실 많은 암에는 완치 혹은 졸업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물론 간혹 예외는 있지만 5년내 재발을 안하면 완치로 간주되고 그래서 암으로부터 졸업할 수 있게 됩니다.
그때부터는 한결 마음도 홀가분해지죠. 그렇지만 만성간질환에서 발생한 간암은 간이식을 받지 않는 이상 평생 암으로부터 졸업할 수가 없다는 특성을 지닙니다. 그런면 에서 너무나도 나쁘고 그래서 너무나도 힘든 병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간암에 대한 진단과 치료는 제가 현업에 종사한 기간 동안만 봐도 매우 빠른 발전이 있는 분야입니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관련 의료 수준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죠. 비록 재발이 많아 졸업이 어려운 병이긴 하지만 초기에 진단하면 다양한 수술 /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최소 그 암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완치 시킬 수 있습니다.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를 한다면 얼마든지 평생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간암이 진단되어 치료를 받으셨거나 치료를 앞둔 분들께서는 마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을 치료받는 마음가짐이 도움이 된다고 믿습니다. 행여나 간암이 처음으로 생기거나 재발하더라도 평상심을 유지하시고 마라톤 선수처럼 긴 호흡을 유지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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