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날 때마다 산을 타는 지인이 있습니다.
그냥 등산이 아니라 산삼 같은 걸 캐러 다니는데, 이제는 거의 전문 약초꾼에 가깝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산삼을 캐거나 하면 한번씩 소식을 올리곤 했습니다.
그제, 지인이 카스에 민간 약초를 소개하는 전문 카스의 소식받기를 했다는 소식이 떴습니다.
오랜만이라 들어가서 인사를 했습니다.
근데 지인의 또 다른 지인이 댓글을 달았더라구요.
'한의원 차려야 겠다. 이러니 울 병원 환자가 자꾸 줄어서 큰일이다.
한의사나 양의사겠죠.
그냥 농담삼아 한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농담 속에 뼈가 있는 것 같아서, 이건 아니지 않나 싶어서요.
아니, 환자가 줄어서 큰 일이라니요.
이치를 따지자면, 환자를 고치겠다고 의사가 되었을 텐데, 환자가 줄었다면 내가 할 일이 줄어서 좋아할 일 아닌가요?
굳이 이분 말꼬리를 붙잡자면 다른 사람들이 자꾸 아프기를 바란다는 건데 말이죠.
지나가며 한 농담일 수도 있는데, 넘 죽자사자 덤벼드는 것 같아서 그만 접겠습니다.
늘 초심을 잃지 말아야 겠어요. ~^.^~
♥봉천동 슈바이처 윤주홍 원장님♥
한 의사가 차가 펑크가 나서 멈춰 섰습니다.
그가 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종이조각 아래로 사람의 발이 보였습니다.
그는 시체인 줄 알고 가까이 다가가서 들추어 보았는데 그것은 시체가 아니라 사람의 발이었습니다.
그것도 한 명이 아니고 온 식구가 집도 없이 길에서 종이만 덮고 자고 있었는데, 큰아들이 유독 키가 크다 보니 그의 발만 불쑥 나와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일이 있은 후, 그는 그곳 봉천동에서 한평생 봉사하며 살아가리라 크게 다짐합니다.
그리고 그는 그간 열지 않았던 병원을 봉천동에 열었습니다.
다시 병원을 차리고 나자 여기저기서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한 번은 판자촌으로 폐렴환자 왕진을 다녀오는 길에 2인조 강도를 만났습니다.
강도들은 칼을 들이밀며 그에게 지갑을 내놓으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주머니에서 지갑 대신 청진기가 나오자 한 강도가 어둠속에서 이 의사를 알아보고 자신의 아들을 무료로 치료해 준 고마운 의사라며 그를 놓아주었습니다.
무보수 치료의 댓가로 소중한 생명을 지켰다며 껄껄 웃는 이 분이 바로 봉천동 슈바이처 윤주홍 원장님입니다.
그는 이전에 동작동에서 병원을 운영했는데, 그곳은 교통사고 환자가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병원 앞에서 급브레이크를 밟는 소리가 들려와 또 교통사고구나 생각하고 있는데 기사인 듯한 사람이 피투성이가 된 한 어린아이를 안고 들어왔습니다.
급히 응급치료를 하려고 보니 그 아이는 바로 자신의 어린 딸이었습니다.
가슴에 청진기를 대어보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 순간 가슴이 무너져 내리고 찢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자신이 믿는 하나님을 원망하였습니다.
그는 신앙인이었지만 '어떻게 나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하고 의사 가운을 집어던지고 병원문도 굳게 닫아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매일 딸 아이의 무덤을 찾았습니다.
그런 일이 1년이나 지속되던 이듬해 봄 어느날, 무덤을 내려오던 길에 열이 펄펄 나는 어린아이를 안고 울고 있는 가난한 할머니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는 급히 그 아이를 업고 선배의 병원을 찾아가서 치료비는 자기가 부담할 테니 고쳐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얼마 후, 어린아이와 할머니가 문을 닫고 있던 병원에 불쑥 찾아왔습니다.
병원을 둘러보던 아이가 "아저씨가 의사야? 그런데 왜 의사 옷을 입지 않고 있어? 청진기도 귀에 안 대네"라고 하였습니다.
그는 그 아이를 잠시라도 즐겁게 해주려고 그간 입지 않았던 가운을 입고 먼지가 수북히 쌓인 의자에 앉아 청진기를 대었습니다.
그순간 천지를 깨우는 듯한 심장의 고동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죽은 자신의 딸 아이의 심장 소리였습니다.
그때 그토록 청진기를 대며 들리기를 원해도 들리지 않았던 그 심장박동 소리가 지금 힘차게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 소리는 원장의 귀청을 뚫고, 원장의 심장을 때리고, 원장의 죽었던 영혼을 깨우는 힘찬 소리였습니다.
그순간 그는 자신도 모르게 소리쳤습니다.
"오! 하나님!"
그때 신음하던 그를 아이가 빤히 올려다 보았습니다.
아! 그 맑고 영롱한 그 아이의 눈동자는 바로 죽었던 딸 아이의 눈동자였습니다.
그는 소리쳤습니다.
"오! 하나님! 작은 자를 돌보지 않고 세상을 따르던 저를 이제사 깨우십니까?"
그는 그 길로 남현동의 보육원을 찾아갔습니다.
그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이 살고 있는 봉천동에 병원을 다시 세우게 된 것입니다.
그는 이 모든 것이 하나님께서 뜻이 있어 자신을 이곳에 보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현재 병원 원장이자 교회 장로입니다.
그는 94년부터 관악 장학회를 설립해 지금까지 2,000여 명이 넘는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으며, 자신이 가진 시간과 몸, 경제력의 3분의 1 이상은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72년부터 섬마을을 돌아다니며 무료 의료 봉사를 하며 제1회 서울 시민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는 진정한 의사로서 자신이 받았던 크나큰 상처를 도리어 다른 사람을 치료하고 봉사하는 의술을 베품으로서 자신도 치유됨은 물론, 많은 다른 사람에게도 너무도 큰 치유와 사랑을 널리 널리 아름답게 베풀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스토리 메이커 박성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