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는 아름다운 빛깔을 보고 귀로는 흥에 겨운 소리를 듣고 코로는 갖가지 냄새를 맡고 혀로는 끌리는 맛을 보고 피부로 촉觸을 느끼고 생각으로 법칙을 알게 한다 뭇생명 존재들에게 속한 것은 이처럼 여섯 가지 뿌리六根이고 뿌리의 대상은 결국 바깥 경계다 이를 육진六塵이라 이름한다
이들 여섯 가지 기관六根 중에서 어느 하나 문제가 생기면 나머지 모든 기관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기관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대상인 빛과 소리, 냄새, 맛과 촉감과 앎의 세계도 불완전해진다
고동은 북 치고 장구 침이다 노래하고 춤을 출 경우 시작에서 끝까지 박자와 운율을 맞춘다 또한 고동은 맥박의 뜀이다 아무튼 하나의 박자가 잘못되면 모든 기관이 혼돈을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육합六合을 중시한다
마등가는 능엄경 처음에 등장하며 잘 생긴 아난다를 꾀려고 했던 아름다운 미모의 소녀다 미남 아난다에게 빠진 마등가는 무당인 어머니를 죽기로써 조른다 엄마는 딸을 위해 아난다를 불러 굿으로 정신을 빼어 놓는다 우리의 능엄경은 거기서 시작한다
생명붙이는 유혹의 대상을 만났을 때 마음의 세계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생명을 가진 존재는 모두 같다 동물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심지어 식물도 벌과 나비를 꾀고 맞는 벌레를 꾀어 꽃가루를 전달한다 아난다가 다문제일의 수행자지만 미모의 유혹을 뿌리치는 것은 그렇게 쉬운 게 아니었다
바로 이 이근원통耳根圓通에 이르러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마등가의 유혹은 꿈속 얘기다 사람이 꿈에서 깨어났을 때 꿈속에서 느꼈던 세상은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다 마등가가 아난다를 홀린 것일까 아난다가 마등가에게 빠진 것일까
아름다운 미녀 마등가를 만나자 흔들리는 아난다의 젊음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게서 벗어날 수 있을까? 배를 저으며 뒤로 밀려가는 언덕을 바라보면서 착각에 빠진다 느끼는 것처럼 배가 움직임일까 언덕이 뒤로 흐르는 것일까 이름다운 소녀 마등가와 아난다의 만남으로 막을 여는 경전 대불정 여래밀인 수증요의 제보살 만행 수능엄경(줄여서 수능엄경/능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