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여기 있을 줄 알았는데 대충 찾아보니 없더군요.
(혹 있더라도 넘 모라구 하지 마시길...)
[전국의과대학 의약분업 비상대책위원회]
자퇴서 투쟁에 대한 제안서
지금까지 우리는 올바른 의약분업과 참의료가 가능한 의료환경의 확립을 위한 투쟁을 다각도로 진행해 왔다. 그러나 정부는 미봉책으로 일관하며 잘못된 약사법을 통과시켰으며 있으며 우리의 요구사항이었던 의료환경의 개선을 위한 중, 장기적인 원칙 제시를 피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로 미루어 보아 정부는 국민건강에 대한 확실한 가치관을 세우고 있지 않으며 오로지 경제논리에만 입각한 무성의하고 무원칙적인 의료제도를 관철시키려는 계획에만 집착하고 있음이 최근의 사태로 미루어 보아 다시 확인되고 있다.
이에 전국의과대학 의약분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러한 정부의 자세를 통렬하게 비판하고 정부의 자세전환을 요구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전국의대생의 자퇴서 투쟁을 제안하며 이를 각 단위별로 총회를 통해 결과를 보고해 주시기를 제안합니다.
1. 왜 자퇴서인가?
우리는 지난 6월12일부터 각 단위별로 수업 거부 및 시험 거부운동을 시작하였었고 이후 의사선배들의 6월20일 병원 폐업에 맞추어 전국의과대학 전체의 동맹휴업으로 진행되었었다. 그러나 정부는 여야 영수회담을 바탕으로한 약사법 재개정을 약속하며 의료계의 폐업 철회를 이끌어 내고는 재개정을 국회로 떠넘기며 다시 무원칙적이고 무책임한 자세를 다시 보였으며 의료계의 주장을 도외시한 재개정안이 다시 통과 된 상황이다. 또한 한 달간의 계도기간이라는 전혀 그들이 시행하려는 법에도 없는 기간을 설정하고 이 기간을 통해 의사들을 회유, 협박하면서 국민들에게는 왜곡된 사실을 전파하여 그들의 어이없는 정책 실행이 가능한 상황으로 몰아왔다.
이제 우리가 열망하는 참의료가 가능한 의료환경 조성을 위한 첫 신호탄이 될 약사법이 더욱 개악된 상태로 국회를 통과할 위기에 처해 있으며 이것만으로도 정부는 의료환경의 개선에 의지가 없음도 분명해졌다. 우리가 지난 투쟁의 과정을 통해 다른 방법으로는 정부의 자세 변화를 유도할 길이 없음이 뚜렷해졌으며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강력한 의사의 표현이며 배수의 진이 될 자퇴서 투쟁을 제안한다. 이는 이미 대구 경북지역의 5개 의과대학에서 제안하였으며 대구 카톨릭의대와 계명대가 먼저 자퇴서 투쟁을 실행을 하고 있다. 떠 경북대학이 자퇴서 투쟁에 동참하였고 경상대, 한양대, 경희대, 전북대가 지금 학사일정을 거부 중이며 가톨릭 대학이 4학년 자퇴를 결의하였다.
물론 휴학계 투쟁과 국시거부가 거론되었으나 그 방법은 자퇴서 투쟁보다 더 문제가 많은 것으로 결론이 났다. 먼저 휴학계 투쟁의 경우 일부 학우들만 군대에 가야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우리의 친구를 외로이 보낼 수 없다는 판단아래 자퇴서 투쟁을 벌이게 되었다. 자퇴서의 경우 모든 본과 남학생들이 군대에 가야 하므로 모두가 함께 갈 수 있다는 동지의식을 가지고 투쟁에 임할 수 있다. 또한 국시 거부의 경우 사실상 모든 학년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으나 4학년만의 심적 부담이 너무 크며 4학년의 결정과정에 다른 학년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이미 경험이 있는 동맹휴업 투쟁의 경우 대부분의 단위가 방학 중인 현재 시점에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방법으로 결론이 났다.
2. 왜 현 시점인가?
우리는 정부의 종합적인 의료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요구했었다. 여기에는 올바른 의약분업 실행이 첫 신호탄이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민주당과 자민련은 8월실시 강행을 위해 7월31일 그들만이 모여 국회법사위를 통과한 개악된 약사법이 통과 되었으며 등원거부를 표명하고 있는 한나라당도 이에 관해서는 지난번 영수회담의 합의 내용이므로 인정하였다. 약사법의 개악을 막기위해 의쟁투와 전공의 비대위가 투쟁의 전면에 나섰으나 정부는 공권력 투입 운운하며 의권 쟁취 투쟁 지도부들에 대한 폭압을 자행할 기세이다. 약사법 개정 조차 제대로 할 의향이 없는 정부가 과연 우리가 원하는 한국 의료 체계 전반에 대한 개혁을 시행할 의지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이런 정권 하에서 장기적인 의료개혁의 마스터플랜이 제시될 수 있는가?
3. 무엇을 위한 자퇴서인가?
위에서 거의 다 언급되었지만 다시 분명히 정리합니다. 우리의 요구는 정부의 교과서적인 진료가 가능한 환경 조성을 위한 마스터플랜을 제시하라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의료보험제도의 올바른 개선, 의료전달 체계의 확립, 정부의 의료보험 재정지원의 즉각적인 이행과 향후 지속적인 투자의 약속, 의학교육에 대한 문제점의 개선, 의사의 책임 있는 진료가 가능하도록 의료분쟁 조정법 제정 및 기타 제반 사항에 대한 법제화, 약사법의 개정, 의료법의 문제 조항 개정 등이 다 포함됩니다. 그러나 약사법 개정을 제외하고는 지금 당장 법제화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며 이에 따라 책임 있는 당국과 대통령의 의료문제 해결을 위한 강력한 의지 표명과 정권이 교체되더라도 유지될 수 있는 중, 장기적인 계획을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제시할 것도 아울러 촉구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현재 의료계가 진행하고 있는 투쟁과 시기를 같이 병행한다면 좀 더 상승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더 강력하게 정부에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4. 우리는 자퇴서 투쟁만 할 것인가?
아닙니다. 자퇴서 투쟁을 통해 2만학우의 열의를 다진 후 이미 몇 학교에서 시행되고 있는 각 학교 병원 앞의 천막투쟁의 전국 의대로의 확대, 대국민 선전전 재개, 각 단위별 토론회 및 전국의대생의 집회를 통한 전국의대생들이 모여서 진행할 참의료 실천을 위한 의대생 토론회 개최, 학생주도의 빈민촌과 수해지역 등에 대한 의료봉사, 학생입장에서 제시할 수 있는 의료정책에 대한 대안 개발 및 제시, 의료교육의 문제점을 찾고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의 개발, 헌혈증서 모으기 운동, 청년학생 마당과 같은 비의대생 중심의 의식 있는 학우들의 모임에 참여하여 그들과의 바른 의료환경에 대한 토론 진행, 전공의 비대위에서 시행하고 있는 참의료 진료단의 지원 등도 병행할 예정입니다.
5. 만약 자퇴서 투쟁이 성공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계속 의학도로서의 길을 간다하더라도 결코 의사로서의 삶을 살수는 없으며 열악한 의료환경 속의 의료 봉사자의 길 정도 밖에 택할 수 없다. 올바른 의사가 될 수 없는 의대생으로 살수는 없다. 또한 이 사태가 이대로 미결 상태로 흘러간다면 병원 실습에서 사실상 우리의 스승이신 전공의 선배님들이 떠난 상태에서 실습 수업은 파행이 될 것이다. 학생과 전공의가 떠난 병원과 학교를 교수님들이 지키시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의 자퇴결의는 교수님들의 구체적인 행동을 이끌어 내는 도화선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쑈는 아니다. 우리가 자퇴를 불사할 만큼의 굳은 결의 없이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의 굳은 결의로 성공을 향해 나아가자!!
이제 우리는 배수의 진을 칠 것을 2만 학우들에게 제시하였습니다. 이번 제안을 통해 지난 동맹휴업의 열기를 다시 북돋우고 우리의 가열찬 의지를 정부와 국민에게 표명하며 의사사회에 나타나고 있는 의견 분열의 양상을 잠재움으로써 우리가 진정으로 바라는 참의료 실현을 위해 다시 총력으로 투쟁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든 학우들이 진지하게 고민하시고 정말 옳은 길을 갈 수 있도록 결정하시고 힘을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