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된 사랑
일탈…
그것만이 내가 살아가는 이유였다.
쏴아아아 -
예정도 없이 거칠게 쏟아지는 비때문에 하교하던 학생들은 물론,
이지역에 사는 모든사람들이 비에 흠뻑 젖어 저마다 자신들 집으로
급하게 뛰어가기 바쁘다
"어…? 뭐야, 갑자기 왠 비야?"
"사납게도 쏟아지네. 아…. 나 우산 안가져왔는데"
근처에 K여고.
지금 막 학교가 끝나서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실내화를 갈아신고 있는데
아까까지만 해도 햇빛이 쨍쨍 쏟아지던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여고학생들은 갑작스런 비에 저마다 불평을 늘어뜨린다
그중 한여학생이 등에 메고있던 가벼운 가방을 한번 치켜올리곤 주위를 두리번 거린다
"우산 가져온사람~"
주위를 둘러보다 우산가져온 사람있냐며 묻지만 아무도 가져왔다는 이가없다
인상을 찌푸린 그여학생이 다시 비가쏟아지는 밖을 쳐다본다
"이걸 맞고 가라는거야…?"
비가 내리는 밖으로 손을 내밀어 손에 비를 적시더니 한마디 한다
그주위에 여학생들도 맞장구를 치며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
그때, 한 여학생이 복도를 지나쳐 여학생들 무리에서 좀 떨어진곳에서
조용히 실내화를 갈아신는다
기쁘지도 슬프지도… 않은것인지 아무표정없는 그여학생을 비가 쏟아지는
밖을 한번쳐다보더니 자신의 가방에서 우산하나를 꺼낸다
아까 그여학생이 뒤를 돌아보더니 우산을 꺼내든 여학생에게 재빠르게 달려온다
그주위에 있던 여학생들까지 그여학생을 따라서 몰려든다
"우산 가져왔구나? 미안한데…. 나 그우산 좀 쓰고갈께~
알다시피 내가 몸이 좀 약하잖아~ 그리고 나같은 애가
이 더러운 비를 맞고 가는건 있을 수 없는 일이지 않니?"
갑자기 덥썩 우산을 가져온 여학생의 손에 들려있던 우산을 가로채더니
나름대로 자신이 비를 맞으면 안된다는 이유를 말한다
그러더니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가로챈 우산을 펴서 쓰곤 밖으로 가버린다
"어우, 지만 살겠다 이거야?"
"냅둬. 쟤가 언제 지말고 주위사람 챙긴적 있니?"
그 여학생이 가기가 무섭게 나머지 여학생들이 비난의 말을 내뱉고 있다
그런데 우산을 뺏긴 여학생은 아무말없이 밖을 몇초간 쳐다보다가
그들을 지나쳐 밖으로 나가버린다
거칠게 쏟아지는 비가 여학생의 온몸을 적신다
하지만 그런건 상관없다는듯이 여전이 아무표정없는 얼굴로 자신의 갈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이미 다들 집으로 피해버린 관계로 거리에는 소수의 사람들 밖에 없다
갑자기 가던길을 멈춘 여학생은 비가 쏟아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쉰다
나는 병신이다
**
꽤 사는 사람들이 모였다는 모아파트.
그아파트로 들어선 여학생
이미 온몸은 비로 적셔져 있다
아파트 단지로 들어서 엘레베이터 앞에 멈춰선 여학생.
7층…6층…5층………1층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고 비오는 날인데도 불구하고
멋스럽게 차려입은 이쁘장한 여자와 그옆에 여자못지 않게 잘생긴 남자 둘이 내린다
여자는 여학생을 보고 흠칫 당황한듯한 기색을 보이더니 곧 남자에게 말을 걸며 여학생을 그냥 지나쳐 간다
여학생은 엘레베이터에 올라타 7버튼을 누르고 7층까지 가기를 기다린다
엘레베이터의 거울로 자신의 모습이 비춘다
한참동안 그 거울만 뚫어지게 쳐다보다 7층에서 엘레베이터가 멈추자
거울에서 눈길을 떼고 엘레베이터에서 내려선다
701호라고 적힌 문을 쓱 쳐다보더니 그옆에 초인종을 꾹 누른다
누른지 한5초쯤 지나 문이 철컥 열린다
"왔니?"
"……."
별로 반갑지 않다는듯 여학생을 흘겨본 여학생의 어머니되는듯한
사람이 왔냐고 묻지만 여학생은 그를 한번 쳐다보더니
자신의 방인듯한 곧으로 쏙 들어가버린다
흠뻑 젖은 가방을 책상에 던지듯 내려버리고 방문을 열고 나가려는 순간,
밖에서 여학생의 어머니에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금 니언니 나갔는데…. 봤니? 애인 데리고 왔더라.
참 잘생겼던데. 넌 언제쯤 그런 남자친구 데리고 와볼래?"
아까 그여자가 언니였나보다
일부러 비꼬는듯한 말에 여학생은 방문을 열려던 손을 떼고 방문에 기대어 선다
항상 이런식이었다
언제나 언니밖에 챙기줄 모르는 어머니.
나를 개보듯 취급해버리는 아버지.
그렇다고 해서 언니마저도 나를 아껴주지 않는다
나같은 동생은 필요없다고 한적도 있다
아까도 그런 상황이었다
자신의 남자친구 앞에서 나같은 동생이 있다는걸 말하기 싫었겠지.
저도 몰래 눈물이 뺨을 타고 흘러내리는건 어쩔 수 없나보다
눈물을 한손으로 쓱 닦곤 샤워를 하기 위해 방문을 열고 나간다
샤워를 하고 나오자 언제왔는지 피곤해 보이는 아버지의 얼굴이 눈에 띈다
아버지는 딸을 발견한듯 했지만 곧 눈길을 떼고 보고있던 신문을 다시 정독한다
그런 아버지의 행동이 익숙하다는듯 그를 지나쳐 방으로 들어와버린다
피곤한 마음에 푹신한 침대위로 눕자마자 침대가
녹초가 되버린 몸을 집어삼키는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그런 기분도 곧 아늑함으로 바뀌어갔다
살기 싫다.
이런 곳에서
더이상…
**
다음날 K여고
한참 수업이 진행되는 시간이다
뒷쪽에 학생들은 모두 전멸이다. 피곤한듯 책상에 엎드려 곤히 자고있다
제일 앞쪽에 앉아서 당당하게 자는 어제 그 여학생
그렇게 한교시가 끝나고 학생들에겐 금같은 시간
바로 쉬는시간이다
뒤에 잠을 자던 학생들은 계속 잠을 자고있고
어제 그여학생무리는 우산을 빼앗겼던 여학생주위로 몰려든다
"어젠 고마웠어. 근데 그우산 싸구려 아니니?"
"……."
"질이 안좋더라구. 뭐…그래도 너한텐 고급이었겠지만 말이야"
"큭큭, 유희야 너 말 잘한다"
"내가 좀~"
"근데 너 오늘 따라 더 못생겨 보이는 거 아니?"
"얘야 원래 그렇지 뭐. 넌 도대체 뭘 먹길래 그렇게 못생기니 - 응?"
그러더니 또 재밌다고 깔깔-웃는다
"너네 부모님도 참 안되셨다. 이런딸을 키우시다… !"
'퍽-'
유희가 말을 끝마치기도 전에 유희의 얼굴의 무언가가 날라와 퍽하고 소리를 낸다
유희는 놀라서 허허- 거리더니 두손을 얼굴에 가져대고 아프다고 엄살이다
유희가 맞은 것은 바로 국어참고서였다
그 참고서를 던진 사람은 다름아닌 유희에게 우산을 뺏겼던 여학생이었다
자신이 맞았다는 사실보다 그 소심하던 여학생이 자신에게 그렇게 대한 것이
더욱 놀랍고 황당한 유희는 여학생에게 따지려고 든다
"말 함부러 지껄이지마."
유희보다 먼저 말을 가로채 차갑게 한마디를 하고는 교실앞문을 통해 교실을 빠져나가버린다
그리고 조용한 복도를 지나치며 가방조차 챙겨오지 않았지만 지금 다시 교실에 갔다간
숨이 막혀뒤져버릴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02
무작정 뛰쳐나왔지만 갈 곳이 없다…
집조차도 나에겐 안식처가 되어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친구가 있는것도 아니니…
계속 돌아다녀봤자 내 다리만 아플거라는 생각에 그냥 집으로 향했다
익숙하게 주머니에 있던 열쇠를 꺼내 문을 열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답답함이 내목을 조여오는 것 같았다
집은 나에게 이런곳이었다
**
"지현아. 저녁먹자"
"네~"
저녁 6시.
이미 모든 가족들이 집으로 돌아와있다
저녁먹으라는 소리에 TV를 시청하던 지현이 식탁으로 달려갔고
아버지는 이미 식탁에 자리잡고 앉아서 신문을 보고 있었다
지현만이 자신의 딸이라고 생각하듯 지현의 동생은 부르지도 않는다
스스로 나와서 먹으라는 뜻이다
"잘먹겠습니다."
"……."
"잘먹겠습니다~~"
"응,그래. 많이 먹어-"
똑같은 말을 해도 돌아오는 대답은 다르다
하지만 이미 이런생활에 익숙해져버렸기에 그냥 무시하고 밥을 먹기 시작한다
"엄마, 나 이번에 기말고사에서 시험잘보면 핸드폰 바꿔주는 거지?"
"그럼. 우리 지현이 시험잘보면 엄마가 한턱쏠께!!"
"정말?"
"응~"
나름대로 화목한 분위기이다
모녀의 대화에 묵묵히 먹던 아버지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진다
그러나 고개를 푹숙이고 밥을 먹는 둘째딸을 보고는
언제 미소를 보였냐는듯 표정이 금세 굳어버린다
**
"야"
"……."
"야,김은지"
갑자기 문을 열고 벌컥들어와서는 띠껍게 야라고 외친뒤
열려있는 문을 등으로 밀다시피해서 닫고는 말을 이어나간다
"너 어디가서 내동생이라고 지껄이고 다니지마."
"………."
"너 같은 동생이있다는게 정말 역겨워."
"말하라고 무릎꿇고 빌어도 안말할테니까 걱정 꺼."
"…이 씨발년이…!!!!!!"
지현이 뒤돌아서 나가려던 몸을 돌려서 은지에게로 달려간다
자신을 눈깜빡안하고 똑바로 쳐다보는 은지의 뺨을 세게 치자
곧바로 빨갛게 부어오르는 뺨. 옆으로 돌아가버린 고개.
곧 그 고개가 지현을 향해 향하더니 똑같이 지현의 뺨을 때려버린다
그렇게 둘은 싸웠지만 지현의 일방적인 공격이었다
"왜 이렇게 시끄러워!!"
때마침 은지의 방문앞을 지나가던 어머니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고
어머니의 등장에 놀란 지현이 언제그랬냐는듯 바닥에 주저앉으며
엉엉 소리쳐 울기 시작한다
"흐윽…엄마."
"지…지현아,울지마."
"어떻게 지 언니한테 이럴 수 있는거야?!"
"지현아 니가 참어. 저년이 철이없어서…"
어이가 없는 은지이다
뻔뻔스럽게 연기도 잘한다
거기까진 괜찮다만 속뻔히 보이는 연기를 모른채하는 그의 어머니는 무엇이란 말인가.
점점 더 숨통이 조여오는것 같다는걸 느낀 은지는 집을 뛰쳐나와버렸다
쏴아아아아아 -
어제보다 더 강한 빗줄기가 쏟아진다
오늘도 비를 맞으며 은지는 거리를 방황한다
난 쭉 혼자였다
처음부터 이 세상에 내편은 아무도 없었다
세상엔… 나 혼자 뿐이다
**
터벅터벅 -
은지가 향한곳은 학교 옥상이었다
꽤 높은 곳이었다
난간에 양손을 걸치고 아래를 쳐다보는 느낌은 아찔했다
여기서 떨어지면 죽겠지…?
살고싶지 않았다
이런 세상에서…
내가 죽어도 슬퍼할 이는 아무도 없다
살며시 난간위에 한발을 올려놓고 나머지한발까지 올려봤다
비가 부는대도 바람이 거칠게 불어온다
시원하다…
난 이제 죽는다
이 개같은 세상에서 더이상 숨쉬기조차도 싫다
앞쪽으로 몸을 숙이고 한발을 뗐다
이제…
"어엇-?!!!"
"자살놀이 하는거야…?"
누…구?
-03
"자살놀이 하는거야…?"
누…구?
은지가 떨어지려는 순간 뒤에서 누군가가 은지의 손을 낚아채
잡아 당기는 바람에 은지는 밑으로 추락하지 못하였다
"……."
"여긴 위험해. 더군다나 비까지 와서 더 위험하다구-"
위험하다며 설교를 하고 싱긋 웃는 그는 누굴까…?
"누구세요?"
"그럼 너는 누군데? 왜 죽으려 하는거야…?"
"……살기 싫어서"
머뭇거리는듯 하다가 은지가 입을 떼어 말했고
은지의 말에 또 다시 생긋 웃더니 은지의 옆으로 다가와 말한다
"살기싫다라…? 그렇다면 너는 사랑하는 사람이 없구나?"
"?"
"이세상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지."
"…!!!…"
"……가족들도 널 사랑해주지 않는구나…?"
"……"
저사람은 도대체 누구길래…
어쩜 저렇게 내맘을 잘 아는것일까…?
**
"그럼 이렇게 하자, 너는 나를 위해서 살아가는거야. 내가 널 사랑해줄게"
"…?"
"힘내. 어쩔 수 없잖아, 이렇게 되버린걸… 그냥 이 현실을 받아들여.
가끔 힘들때는 나한테 연락해, 알겠지? 내가 힘이 되줄게."
"으…응"
말을 끝마친 그는 옥상을 빠져나갔다
은지는 그를 보고 생각하였다
당신은…
누군가요?
혹시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 아닌가요?
**
"어디갔다 오는거야!"
"……."
어디갔다오는거냐며 오자마자 잔소리를 하는 엄마의 목소리에
은지는 인상을 찌푸리며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그래….
힘들어도 한번 해보자
그가 말한것처럼
한번… 참고 살아보자
거기까지 생각을 마친 은지는 씻기위해 욕실로 향하였다
욕실에선 마침 지현이 다 씻은것인지 수건을 걸치고 나왔다
은지를 한번 바라보고 씨익 웃더니 다시 걸어가는데…
그 웃음이 왠지 불안하다
불안한 마음으로 욕실로 들어섰는데 다른때와 다른것이 없다
안심이 되어 저절로 한숨이 나와버렸다
거울로 내자신을 보고 또 한번 다짐했다
괴로워도 꾹 참기로…
하지만 그 결심은 곧 깨지고 말았다
양치를 하기 위해 내 칫솔을 꺼내든 순간
내 손으로 날카로운 것이 스쳐지나갔다
바로 면도칼이었다
피가 주르륵 흐르다싶이 흘러내렸지만 나는 그자리에서 굳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또 다시 울어버리고 말았다
니 웃음의 뜻이 이거였구나.
그 사악한 미소를 보고 미리 알아챘어야 하는데…
다 내 미련함이다.
그렇다.
날 사랑해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
다음날
괴로웠던 수업시간이 모두 끝나고 하교시간이다
모두들 친구들과 몰려서 교실을 빠져나간다
나는 익숙하게 교실의 불을 끄고 문까지 잠근뒤 교실을 빠져나온다
이미 모든 학생들이 빠져나간 운동장은 한산하다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나에겐 차갑게만 느껴진다
"안녕! 지금 끝난거야?"
"어…?"
"놀랬어? 으헤헤~ 우리 놀러가자- 음…우선 밥좀 먹으러 가자
나 배고파~ 너도 배고프지? 뭐 사줄까?"
내 팔을 잡아당겨 얼른 가자며 조르는 모습이 정말 귀엽다
나는 그냥 실없이 웃으며 그를 쫓아갔다
"아,맞다! 근데 너 이름이 뭐야?"
"김…은지."
"오옷! 나랑 성도 똑같네? 나는 김-준수야, 그냥 편하게 준수라고 불러~"
"응."
이름도 모르는 사람한테 이렇게 친하게 대하다니
참 사교성 좋은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하는 은지였다
"아줌마~ 여기 떡볶이 2인분 주세요-"
준수가 온곳은 바로 근처 떡볶이집이였다
준수가 익숙하게 아주머니를 부르며 외쳤고 아주머니는 '응,그래~'라고
대답했고, 준수와 은지는 자리에 앉았다
"으헤헤~ 여기가 되게 맛있거든."
"으응"
귀엽게 웃으며 말하는 준수를 보며 저절로 피식-웃음이 나와버렸다
"어? 웃었다~"
"…?"
"지금 내앞에서 처음 웃는거야. 알어?"
"아…"
"웃으니까 얼마나 이뻐~ 앞으로 자주 웃어, 이렇게-"
"으아아아…아퍼-"
"으하하~"
은지의 양볼을 잡고 웃으라고 미소를 머금고 말하는 준수를 바라보며
은지는 아프지만 웃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
그렇게 한달이라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그동안 나는 준수와 더 많이 친해졌다
알고보니 준수네는 새엄마가 들어와서 살고있다고 한다
아버지는 친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 점점 준수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한다. 준수를 보면 자꾸 준수의 친어머니가 떠오른다고…
그런 이유로 새엄마까지 준수를 미워하게 되었다
아버지는 친어머니를 너무 사랑했으니까…
괜히 준수가 미웠던거지.
준수도 아픈 상처를 안고 사는것 같다
매일 내앞에선 웃지만 속은 슬픔으로 꽉 차있을것이다
준수는 고맙게도 학교가 끝나면 매일 나를 데리러 왔고
우리는 시내를 돌아다니며 쇼핑도 하고 맛있는것도 사먹고
가끔씩 노래방도 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내 슬픔도 조금씩 사그라들고 있는것 같았다
**
학교가 끝나고 교실을 빠져나가려는 은지앞에 유희패거리가 몰려왔다
"야, 김은지 너 요즘 S고 김준수랑 붙어다닌다며?"
"니가 뭔데 준수한테 껄떡대고 지랄이야"
"씨발,따라와"
유희에 명령에 유희패거리들은 은지를 강제로 이끌어 데리고 나갔다
운동장을 통하여 창고로 향하는 것이다
은지는 다급하게 교문앞에 있을 준수를 찾아봤지만 준수는 없었다
지금 자신보다 준수에게 무슨일이 생겼을까봐 그게 더 걱정인 은지다
'쾅-!!!'
커다란 마찰음이 들리고 창고문이 닫힌다
유희패거리는 은지를 밀어서 바닥에 쓰러지게 한뒤
은지를 일방적으로 공격하기 시작한다
'퍼억-퍽퍽'
‘준수야……준수…’
이순간에도 준수밖에 생각이 안나는 은지다
너를 만나게 된 이후론 눈물같은거 안흘렸는데
지금 이순간은 눈물이 저절로 나온다…
준수야…
**
"으……쿨럭"
심하게 다친몸을 일으켰다
아직도 아까의 고통이 가시지 않는다
유희패거리는 은지를 내버려둔채 가버렸고
은지는 그렇게 기절한채 2시간이 흐른정도에 깨어났다
집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에 몸을 일으켜 창고를 빠져나왔다
벌써 해가 지고 있다
학교시계를 바라보니 벌써 7시이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일찍끝났는데…
한걸음 한걸음 떼는것이 고통스럽다
교문을 빠져나오면서 혹시라도 준수가 있을까 주위를 두리번 거려봤지만
준수의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한숨을 내쉬곤 천천히 발을 떼었다
앞을 보고 걸어가는데 왠 한남자와 여자가 딱 달라붙어선 걸어간다
저런 사람들 보면 정말 재수없다는 생각밖에 안드는데…
둘다 똑같은 교복을 입은걸로 봐선 학생인가보다
근데 저남자가 준수 닮은것 같다
준수같은 머리스타일에…
준수같이 하얀피부에…
준수같이 귀여운 눈매에…
준수같이 오똑한 콧날에…
준수같이 오물조물한 입술에…
그리고 준수네 학교…교복에…
………준…수…?
하나하나 살펴보다가 준수와 똑같이 생겼다는 생각에
놀라서 준수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준수도 나를 발견한건지 안그래도 동그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선
놀란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옆에있는 여자는 뭘 보냐며 준수를 툭툭 건드린다
준수는 그제서야 나에게서 눈길을 떼고 다시 그여자를 바라본다
여자…친구인가?
참 예쁘게 생겼구나.
키도 크고
날씬 하고
너와 정말 잘어울려
근데…
나 괜히 섭섭한 마음이 드는건 뭐지?
너랑 그여자애랑 사귀니까
같이 다니는건 당연한 일인데…
나는
왜 니옆자리에는 나만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걸까…?
-04 [完] = 그 마지막 이야기…
다음날,
벌써 하교할 시간이다
괜히 두렵다
준수가 교문앞에 나와있을까봐…
어제 아무말없이 그냥 지나쳐왔는데
준수의 얼굴을 다시 볼수없을 것 같다
"은지야…"
역시나 있었다
그냥 지나치려는 나를 붙잡는 준수의 목소리.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김준수…"
"응?"
"내가 니 장난감이야?! 너 왜 나 가지고 노는건데!!!!"
"……"
처음으로 준수앞에서 화를 내보는 거다
바보 같다…
내가 뭐라도 된다고 준수한테 화를 내는건지
"내가 장난으로 이러는것 같아…?"
"……?!"
"장난이었다면 널 사랑하게 되는일은 없었을거야"
"!!!!!"
무슨말이니…
난 어제 분명히 봤는데
너는 너의 애인과 같이 있는걸
내 두눈으로 똑똑히 봤는데…
너 지금 무슨소리를 하는거니…?
혹시 이것도 장난이니?
"우리 사귀자…"
"?!!!!!!!!"
**
5년후,
하얀눈이 내리는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다
하얀눈이 소복소복 내리고 거리는 이미 하얗게 뒤덮여버렸다
"하아… 춥다~"
벌써 대략 5년이나 지났다
준수와 내가 떨어져있은지…
준수는 미국으로 유학을 가있다
나는 지금 대학을 다니는중이다
집을 나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오늘은 크리스마스.
벌써 저녁 7시다
내가 나와있는곳은 준수와 내가 헤어졌던 장소이다
준수가 유학을 가기위해 가던날.
그날이 바로 크리스마스였다
나는 사정이 있어서 준수를 공항까지 배웅해주지 못했다
대신 여기서 손을 흔들며 잘가라고 해줬다
준수가 그렇게 떠난뒤,
나는 매해마다 크리스마스날이 되면 이곳에 와서 준수를 기다리곤 한다
물론 준수가 온적은 단 한번도 없었지만…
왠지 이곳에서 준수를 기다리면 지금이라도 당장 준수가 내앞에 나타날것만 같다
날씨가 너무 춥다
지금이라도 당장 기숙사로 들어가버리고 싶지만 그럴 순 없다.
난 여기서 준수를 기다려야한다
물론 준수는 오지않겠지만…
준수와 함께 했던 추억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간다
처음으로 준수랑 같이 떡볶이를 먹었던 일.
준수랑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놀았던 일.
준수랑 같이 시내에 나가서 쇼핑했던 일.
준수가 나한테 고백했던 일.
준수랑 나랑 비오는 날 밖에 나가서 뛰어놀다 감기걸려서
만나지도 못하고 문자로만 대화했던 일.
우리학교에서 수학여행을 가는바람에 몇일동안 준수와 떨어져있었던 일.
준수랑 방학동안 바닷가에 놀러갔던 일.
너무나도 많은 추억들이 떠오른다
하늘을 바라 보았다
벌써 하늘은 컴컴해져있다
그리고 얼마 없지만 별들이 반짝인다
저별은 준수별
그리고 저별은 나.
준수도 지금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면 좋겠다
비록 우리는 서로 떨어져있지만 마음만은 하나다
벌써 10시가 되어버렸다
이번에도 3시간을 꼬박 여기서 서있었다
준수생각을 하면 시간이 빨리가는걸 못느끼겠는데…
이제 기숙사로 돌아가기 위해 숙였던 고개를 드는데
하늘에서 흰눈이 펑펑 내린다
"와… 눈 내리네. 준수도 같이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나 여깄잖아."
"?!!!!"
"오래 기다렸지? 미안해-"
"주…준수?"
"으헤헤~ 은지야. Marry Christmas~!!"
믿겨지지 않는다
준수가 내앞에 있다
5년전과 다름없이 너무나도 해맑은 미소를 보이며
내앞에서 내게 말을 건내고 있다
흰눈이 내리는 크리스마스에
너와 함께 있다는게 너무 기쁘다…
준수야,
Marry Christmas..................
그리고..
사랑해…
- - - - - - - - - - - - - - - - - - - - - - - - - >>
안녕하세요,샤이슈입니다.
내용은 슬프지만(?)
끝은 해피엔딩-♪
코멘은 생명입니다 (!)
첫댓글 반전은 좋은 것입니다만.. 복선이 없는 반전은 끼어 넣는 글에 불과할 뿐입니다. 복선에 좀더 생각해주시면 반전을 이끄는 글에 도움이 될것입니다.
처음에 제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ㅜ.ㅜ
제가 보기엔 소설 잘쓰시는것 같은데 ㅠ_ㅠ 너무너무 재밌어요~ =_=ㅋ 굿입니다! >_<ㅎ
재밌어여ㅠ!!!이름이 김준수-ㅋㅋ 동방신기 팬픽을 읽는듯한 착각을 일으키긴했지만- _- ... 재밌었어여^ㅇ^!!
재밋다~!>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