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생각 / 이성경
화창한 어느 날
지나가던 길에
누군가 가져다 놓은
하얀 창호지를 바른
격자무늬 창을 보았습니다.
하얀 창호지를 바른.
한참을 바라보다가
오래전에 날마다 집에서
보았던 것이라
다가가 만져 보았습니다.
손에 익숙한 느낌
바스락거리지도 않고
부드러운 느낌의 결
그 느낌이 좋아 바라보고
바라보았습니다.
그 순간 어디선가 나타난
창호지를 가져가겠다는
이들의 아우성에
격자무늬 창은 사라지고
난 다시 떠나왔습니다.
어디선가 나타날 것만 같은
멀리 떠나보낸 울.
울의 새끼라도 나타나
반갑다고 꼬리라도 흔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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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옛 생각 좋은시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옛 생각 시문에 머물다 감니다